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를 비롯한 언론노동‧현업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미얀마 시민불복종 운동에 연대 뜻을 밝히고 쿠데타 군부의 언론탄압을 규탄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미얀마 내 언론인 안전과 지속적인 활동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미얀마 기자들이 현지 보도할 새 플랫폼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국내에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 필요성이 제기됐다.

언론단체들은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 연대와 미얀마 언론인권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와 기자협회, PD연합회, 한국독립PD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가 공동주최했다.

현재 미얀마 군부는 비무장 시민을 조준해 발포하는 등 쿠데타에 반발하는 시민에 대한 무차별 폭력 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친군부 매체를 제외한 나머지 매체는 모두 폐간됐고 기자들은 독자적으로 목숨을 건 취재를 이어간다. 모바일 인터넷 통신이 끊겨 시민들 사이 정보를 공유하거나 현지 상황을 알리기도 요원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기자협회, PD협회, 한국독립PD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 연대와 미얀마 언론인권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한국PD협회, 한국독립PD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 연대와 미얀마 언론인권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는 미얀마 언론인들이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군부 탄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김 PD는 “어제도 인터넷으로 미얀마 내 언론인 동료와 메시지를 나누는데만 몇 시간이 걸린다. ‘그들이 총을 쏜다’고 한 뒤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아, 생사를 확인하는 데에도 한참 걸리는 상황”이라며 “기자들은 (폐간으로) 급여가 나오지 않는다. 기자들이 길거리에 나와 사진과 영상을 찍고 SNS로 전달한 모든 건 이들이 목숨을 걸고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했다. 

김 PD는 군부가 지난주를 기해 길에서 카메라를 든 사람을 모두 표적 삼아 공격하고, 새벽 2~3시에도 집안에 카메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택수색을 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 언론인들이 미얀마 현지 스태프나 취재원에게 자극적인 사진을 요구하거나 무리한 취재 요청을 해 현지 기자들이 더 큰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김 PD는 “미얀마 언론인들이 가장 많이 물어오는 질문이 ‘한국 언론인은 80년 광주에서 어떻게 카메라를 숨기고 취재했느냐’는 것이다. 지금 미얀마 저널리스트들은 굉장히 용감하게 자기 목숨을 내놓고 사진을 찍고, 취재한다”고 했다. 김 PD는 “급여를 보전하고 시민불복종 운동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연대하는 가장 큰 길”이라며 “현재는 이들이 취재, 보도할 플랫폼이 없다. 미얀마인과 우리가 모두 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한시라도 빨리 소식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미 국제분쟁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기자협회, PD협회, 한국독립PD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 연대와 미얀마 언론인권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발언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한국PD협회, 한국독립PD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 연대와 미얀마 언론인권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한국PD협회, 한국독립PD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 연대와 미얀마 언론인권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한국PD협회, 한국독립PD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 연대와 미얀마 언론인권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미얀마 언론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광주와 비슷한 상황이 미얀마에서 매일같이 벌어진다. 장소를 불문하고 독재자가 권력을 잡기 위해 가장 처음 하는 일이 언론을 마비시키고 언론인을 때려잡는 일”이라며 “가장 시급한 일이 언론자유 회복이다. 언론단체들은 미얀마 언론자유를 회복하고 참상을 조금이라도 알리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 방안을 찾겠다. 미얀마 군부에 의해 해직된 저널리스트 직접지원을 모색하겠다. 구체적 대안은 미얀마 현지상황을 감안해 추가 논의해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은 자극적인 보도 대신에 지속적인 연대와 지원을 촉구했다. 나 회장은 “미얀마에서 유혈사태가 일어난 뒤 관련 보도와 연대의 글이 쏟아졌지만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언론 관심이 줄었다. 미얀마 쿠데타가 하나의 뉴스로 소비되고, 그 배경엔 우리 언론이 독자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데만 관심 갖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나 회장은 “우리는 80년 광주의 참상을 우리 손으로 알리지 못했다. 해외 언론이 우리가 하지 못한 일을 했고, 우리 투쟁이 민주화 성과로 이어졌다”며 “꾸준한 보도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성재호 방송기자협회장은 “새로운 의제를 발굴해 보도해야 한다. 군부독재세력을 돕는 뒷배와 작용하는 힘, 특히 미국과 중국 정부가 쿠데타 종식을 위해 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지를 집중해 보도하길 바란다”고 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미얀마 민 아웅 라잉 국방군 총사령관에게 요구한다. 시민에 대한 폭력과 살인을 당장 중지하고 시민에게 권력을 이양하라”고 밝혔다. 미얀마 언론인과 시민기자들을 향해서는 “여러분의 언론사가 되고 송신소가 되겠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여러분의 안전과 생계를 지원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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