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BS 재정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이번엔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이 편향적 진행이라는 이유로 TBS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김예령 대변인은 2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인터뷰 요청을 당분간 승낙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서울시의 출연기관인 TBS 방송에는 지금으로서는 출연하기 어렵다”며 “현정부에 너무 편향적이지 않느냐. 모든 것들이 해결되는 좋은 날이 오면 그 때는 공정해지고 편향적이지 않은 상황이 되면 출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제작진의 잇단 인터뷰제의에 다시 거부 입장을 밝힌 셈이다.

오 후보가 방송에 출연해서 편향적인 진행이나 부당한 질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김 대변인은 “우리 당 쪽 사람들이 출연하면 중립적이어야 하고 공정하게 해야 할 진행자들이 편파적으로 몰고 가는 사례를 많이 듣고 봐왔다”며 “뉴스공장 등 몇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너무나 정도가 심하고, 기울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런 출연기관인 TBS에 나갈 이유가 현재는 없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거기까지 출연해서 진행자와 상대 당 출연자의 말도 안되는 발언과 맞서 싸울 에너지와 동력이나 시간이 없다”며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국민에게 질문받고 평가받겠다.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오 후보가 출연해서 김어준 진행자와 인터뷰를 해보고 부당한 진행이 나타나면 그 순간이나 추후 출연거부 등 조치를 취해도 늦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김 대변인은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며 “충분히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4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4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어준 진행자는 25일 아침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전화인터뷰에 앞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출연 요청을 거절해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 진행자는 “오세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서울시 산하기관에 출연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오고 있는데, TBS가 서울시 산하기관이 더 이상 아니다. 독립재단”이라며 “그래서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알려 주고, 다시 한 번 인터뷰 요청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진행자는 오세훈 박영선 두 후보 인터뷰를 하려 했으나 무산돼 박 후보만 인터뷰하고, 오 후보 입장은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녹취 육성을 간추려 내보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실패한 시장이 ‘TBS 방송 지원을 중단하겠다’라는 이야기도 했는데 TBS 방송 지원 중단의 문제는 시장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서울시 의회에서 조례를 고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아직도 구분을 못 하는 후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TBS 방송에 관한 오세훈 후보의 기자간담회 내용을 들었는데 ‘드디어 TBS 방송 탄압이 시작된 것’이다, 저는 이렇게 해석이 된다”고 분석했다. 오세훈 후보가 2019년 태극기집회 뿐 아니라 지난 24일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 한 것을 두고 박 후보는 “과연 어떤 사람을 독재자라고 하는지 낱말 해석도 지금 잘 안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오세훈 후보는 지난 23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에서 승리한 뒤 국회 소통관 기자간담회에서 TBS 재정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된 것에 어떤 의견이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서울시에 예산을 지원한다, 안 한다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당선된 상황이면 문제가 되겠지만”이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TBS에서 문제가 된 방송(김어준의 뉴스공장-기자주)이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된 시사프로그램이라서 강한 비판을 받는 프로그램”이라며 “(예산지원 중단을) ‘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를 한 셈이다. 남은 선거기간 동안이라도 균형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사진=TBS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사진=TBS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