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TBS 재정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오세훈 후보의 구태정치가 지겹다”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 측 강선우 대변인은 23일 오후 논평에서 “오 후보가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시미디어재단 TBS(교통방송)에 서울시 예산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며 “시장이 된다면 얼마나 악랄한 횡포를 부릴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오 후보 발언을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 직후 ‘지난달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TBS 재정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발언에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고, 방송법을 위반해 실제 고발당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지적에 어떤 견해인가’라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저는 서울시에 예산을 지원한다, 안 한다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에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당선된 상황에서 한 것이라면 그렇게 문제가 되겠지만”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 후보는 “TBS에서 문제가 된 방송(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보임-기자주)은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된 시사프로그램이라서 강한 비판을 받는 프로그램”이라며 “그 프로그램의 편향성에 대해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표현”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예산지원 중단을) ‘한다’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니라 ‘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를 한 셈”이라며 “남아있는 선거기간 동안이라도 균형을 지켜달라는 촉구겠죠. 그 정도로만 설명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국회 소통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국회 소통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강 대변인은 “‘내가 시장이 되면 너희 돈줄을 끊을 수도 있다’, ‘남아있는 선거기간 동안 눈치껏 입 다물고 있어라’라는 협박입니까. 아니면 ‘계속 방송하고 싶으면 나한테 줄 서라’라는 겁박이냐”며 “불편한 언론에게는 재갈을 물리면 된다는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언론탄압은 새누리당에서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까지 이어지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기도 하다”며 “도대체 독재의 DNA를 얼마나 오래 대물림하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낡은 후보의 구태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이제 세상이 바뀌었는데 듣기 싫은 말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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