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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종부세 뉴스가 철저히 가리고 있는 것
[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종부세 뉴스가 철저히 가리고 있는 것
[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서울 강북구에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아무개씨는 지난해 300만원 가량의 소득세를 납부했다. 전년보다 두배 정도 늘어난 금액이다. 연봉에 비해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국민연금, 건강보험 기여금까지 더하면 1000만원에 이른다. 웬만한 직장인 세달치 월급이 사라진 셈이다.

이런 기사는 정직하지 않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씨의 연봉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지, 대기업에 다니는지 소득세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소득세는 연봉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중앙일보 “1주택자도 못 견디는 종부세, 1년 새 분납자 4배 늘었다” 기사 리드를 보자. “서울 강남구에 전용 84㎡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정모(55)씨는 300만원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았다.” 이런 기사 리드도 마찬가지다. 종부세는 아파트 면적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강남 아파트 1주택자가 종부세를 약 300만원 내려면 시가는 약 20억원이 좀 넘어야 한다. 참고로 말하면, 소득세 300만원을 내는 강북에 사는 김씨의 연봉은 약 7000만원이다. 

▲ 지난 6일 중앙일보 기사
▲ 지난 6일 중앙일보 기사

 

중소기업에 다니는 연봉 7000만원 근로소득자가 세금을 300만원이나 내는 것은 가혹하게 느껴질까? 그래도 연봉대비 실효세율은 4% 정도다. 300만원은 커 보이지만 내 연봉의 4% 정도를 세금으로 내는 것은 수긍할 만도 하다. 마찬가지로 시가 21억원 아파트의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친 실효세율은 0.5% 미만이다. 참고로 뉴욕주 주택 실효세율은 1.7% 정도라고 한다. 

20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내는 종부세 금액이나, 7000만원 연봉의 근로소득자가 내는 소득세 금액은 비슷하다. 다만 기사는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투기와는 거리가 먼 1주택 실수요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르지 않은 소득을 감안하지 않고 종부세를 더 내는 것은 좀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는 소득세도 마찬가지다. 

똑같이 7000만원을 버는 근로소득자도 재산은 천차만별이다. 한명은 고액자산을 증여받았다. 저축할 필요가 없다. 7000만원을 거의 생활비로 다 쓰니 여유가 넘친다. 그러나 다른 한명은 7000만원을 벌지만 사업에서 실패한 10억원의 빚을 갚느라, 그리고 병상의 부모님 치료비를 쓰느라 생활이 참 팍팍하다. 그런데도 소득세액은 비슷하다. 왜냐면 소득세제는 재산을 고려하지 않고, 소득에만 부과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재산이 100억이든, 아니면 빚이 10억원이든 비슷한 소득세를 부과한다. 좀 불합리해 보여도 소득세제의 특징이라 어쩔 수 없다.

마찬가지다. 종부세나 재산세와 같은 재산세제는 소득을 고려하지 않고 보유한 재산에만 부과하는 세금이다. 부가가치세와 같은 소비세제는 소득이나 재산을 고려하지 않고 소비 금액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것처럼. 

그러나 재산세제는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60세 이상이나 70세 이상이면 20% 또는 40%를 공제해준다. 20억원 아파트 종부세는 140만원대로 줄어든다. 특히 15년이상 장기보유한 70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종부세액은 70만원에 불과하다.

종부세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세금에는 부작용과 문제점이 있다. 이 세상에 부작용 없는 아름다운 세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세금이든지 조세저항이 있고 초과부담이 발생한다. 결국 세금은 일정 부분 부작용과 조세저항을 감내하면서도 걷을 수밖에 없는, 먹기에 ‘쓴 약’일 수밖에 없다. 

물론 쓴 약이라고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좋은 것도 아니다. 특히, 복용량을 갑자기 증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종부세의 양과 속도에 대해서 비판하는 기사도 필요하다. 

▲ 사진=pixabay
▲ 사진=pixabay

 

다만 300만원의 종부세를 내는 아파트의 가액 정도는 표시하는 것이 정직했다. 또한 분납자가 많이 증가한 것은 1주택자도 ‘못 견디는 종부세’의 부작용의 증거로 삼기엔 논리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 특히 재산이 마이너스여서 빚을 갚는 소득자에게도 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은 당연하다. 마찬가지로 종부세와 같은 재산세제는 소득이나 투기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재산 보유 자체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세금이라는 반론을 펴고 싶다.

마지막으로 종부세를 줄일 수 있는 세테크 꿀팁 하나를 소개한다. 부부 공동명의로 하면 종부세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21억원 아파트 종부세도 300만원이 아니라 90만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 여기에 15년 장기보유하면 40만원대로 줄어든다. 그래서 과거에 종부세 관련 회의 뒷풀이에서 내가 한마디 한 적이 있다. 

“아니 부부 공동명의로 하면 종부세액이 엄청 낮아지는데 다들 이 방법 쓰지 않겠어요?” 

당시 회의에 참석하신 분들은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종부세 납부대상자였는데 다들 씩 웃으면서 합창하듯 대답했다.

“에이, 누가 종부세 몇 푼 아끼겠다고 공동명의를 하겠어요?”

아…역시 난 세상을 너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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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지 2021-03-15 07:10:13
게다가 아파트 가격에 따라 매기는 세금이라고 하는데 그 가격이 단 2-3년 만에 누구 주도하게 폭등했나요? 공시지가는 계속 올리고, 매매가도 폭등시키고, 근데 왜 각종 과세표준은 그대로인가요? 비합리적이죠.

바구지 2021-03-15 07:05:52
기사 내용에 동의하기 힘듭니다. 실효세율 이야기 하시는데, 재산세 (보유세)로 따지는건 이해하지만 기사에서 말씀하시고 있는건 부유세 개념에 가까운 종부세입니다. 이런 구분을 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잘못된 기사죠.

그만하해도... 2021-03-15 04:55:15
게다가 70먹은 노인에게는 혜택을 왕창주어 보유세부담이 얼마 안된다고 하는데 죽으면 어떻게 되냐? 상속세 없어서 같이 살던 아이들이 쫒겨난다면? 집팔아서 세금내고 자식들은 어디가냐? 자식들이 돈많이 벌거라고? 못버는 자식들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