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총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4일 오후 2시경 윤 총장은 서초동 대검에 출근하면서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윤 총장은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이어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4일 오후 2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TV
▲ 4일 오후 2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TV

 

끝으로 윤 총장은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총장은 ‘어제까지 거취언급이 없었다’, ‘정치입문 계획이 있나’,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윤 총장 입장표명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다수 언론은 검찰개혁에 저지하는 것을 명분으로 윤 총장이 대선 출마를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기사를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입장표명 직후 바로 입장을 내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윤 총장 입장표명 관련해 “이 정권은 자신들이 세운 ‘검찰개혁의 적임자’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하자, 인사폭거로 식물총장을 만들다 못해 아예 형사사법시스템을 갈아엎고 있다”며 “정부여당은 헌정사를 새로 쓰며 공수처를 탄생시켰고,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중수청마저 급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검찰총장의 회한이 짐작된다”며 “문재인 정권의 ‘우리 윤 총장님’이 사퇴하면, 정권의 폭주를 막을 마지막 브레이크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정권의 핵심과 그 하수인들은 당장은 희희낙락 할지 몰라도, 이제 앞으로 오늘 윤 총장이 내려놓은 결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그의 말대로 대한민국의 상식과 정의가 무너진 것을 확인한 참담한 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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