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욱 국민일보 편집국장이 1년마다 시행하는 신임투표에서 투표자의 60%가 넘는 불신임표를 받았다. 

노사 단체협약이 규정한 국민일보 편집국장 불신임 기준이 ‘편집국 재적인원 과반수의 불신임’이라는 점에서 편집국장직은 유지하게 된 것이다. 

국민일보 편집국 직원은 190명이다. ‘재적인원’ 190명을 기준으로 이번 투표의 불신임률을 계산하면 과반에 못 미친 47.9%다.

편집국장 신임투표는 지난달 22일~23일 진행됐다. 150명이 참여했다. 개표 결과 불신임 91표(투표자 기준으로 불신임률 60.6%), 신임 57표(38%), 기권 2표였다. 

▲ 국민일보.
▲ 국민일보.

내부에선 회사가 투표 불참자를 사실상 ‘신임’으로 계산했다는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가 보편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투표로 진행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지훈 전국언론노조 국민일보지부장은 3일 통화에서 “재택근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하러 회사로 와야 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2월 초부터 문제를 제기해왔다”며 “이와 함께 불신임 기준을 ‘재적인원 과반’에서 ‘투표자 과반’으로 바꾸는 게 사내 여론을 정확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규정 개정을 회사에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상당한 불신임 표가 나왔다. 지난 1년 편집국 운용 방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것”이라며 “편집국장 신임투표는 회사 방침과 운용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인 만큼 편집국장도 무겁게 투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지난해 2월18일 선임됐다. 1994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고 국장은 사회부장, 국제부장, 온라인뉴스부장, 논설위원, 편집국 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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