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김진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 성사 및 재보선 승리를 위해 자신의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대전환과 후보단일화를 결정했다고 발표했고, 열린민주당과도 현재 단일화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시대전환-열린민주 3자가 동시에 단일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민주당과 시대전환, 민주당과 열린민주 등 별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하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받을 전망이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직 사퇴를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제 단일화 국면이다. 범민주여권의 단일화는 정치게임만 하는 범보수야권의 단일화와 달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함께 승리하려면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서울시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하며 서울시민들이 투표하러 꼭 나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의원직 사퇴를 두고 김 의원은 “승리하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저는 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다”며 “국회에서 계속 일하기를 바라시는 당원과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21대 국회 활동과 관련, 그는 법사위에서는 국민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고 자신이 ‘김진애어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면서도 “지금의 시대정신은 ‘국회의원 김진애’보다 ‘서울시장 김진애’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서울시민들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서울시에 안착시켜서 대선 승리에도 기여하겠다”며 “진짜 도시전문가 김진애의 실사구시 역량, 정치인 김진애의 흔들림 없는 소신과 믿음 가는 행보, 인간 김진애의 사람 사랑과 삶에 대한 열정으로 이 시대에 적합한, 가장 좋은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김진애너지’를 믿어달라고도 했다.

▲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월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월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김 후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회의원직 사퇴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부디 공정한 단일화 방안으로 합의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며 “밋밋하게만 갔다가는 질 수도 있고, 안전 위주로만 갔다가는 안전하게 패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필코 이겨야 하며 바르게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보듬어나가기 위해, ‘두려움 없는 시대를 여는 정당’인 시대전환과의 후보단일화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신 대변인은 이번 재보궐선거가 정치권만의 경쟁이 아닌 서울시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하는 경장(更張)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시대전환은 이번 선거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삶을 회복하는 유능한 행정가를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해 후보만 남는 기계적 단일화가 아닌 시민을 위한 정책이 남는 단일화에 공감한 더불어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일정을 두고 신 대변인은 서로의 정책과 서울에 대한 비전을 설명할 수 있는 토론회를 오는 4일 1회 진행하고, 구체적인 시간과 방송사 등은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양 당이 후보 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후보 공약에 대한 정책선호도 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정책선호도 조사는 양 후보가 제시하는 공약 중에 선호도를 조사하고, 그 중 상위에 오른 정책을 단일후보의 공약으로 서울시민에게 제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신 대변인은 민주당과 시대전환이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고, 3월6~7일 이틀 간 진행하며, 2개의 조사기관이 조사한 결과의 평균값을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한 뒤 단일화 결과를 3월 8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단일화선언 이후 박영선 후보와 조정훈 후보는 함께 민생현장을 둘러보는 일정 등을 1회 이상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은 시대전환 뿐 아니라 열린민주당과도 단일화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열린민주당과도 단일화 협의중”이라며 “김 후보도 ‘범여권 단일화가 불가피하다’고 한 만큼 열린민주당과도 단일화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3자가 동시에 단일화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토론기회 문제나 단일화 일정 등에서 입장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시대전환과는 일정과 내용, 방식을 오늘 발표한 만큼 합의한 내용대로 이행해야 하며, 열린민주당과는 또다른 합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범여권 단일화 과정을 두차례 이상 거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힘에 따라 비례대표 4번이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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