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올 한해 5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콘텐츠에 7700억원을 투자했다. 5년 동안 7700억원을 투자해 80여 편의 오리지날 한국 콘텐츠를 선보였다. 오리지날 시리즈 ‘킹덤’, ‘인간 수업’, 영화 ‘승리호’ 등이 인기를 얻자 55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넷플릭스는 25일 오전 ‘See What's Next Korea 2021’ 행사를 통해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이날 한국말로 인사말을 전하며 “수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와 사랑에 빠지는 것을 목도했다”며 한국 콘텐츠 킹덤, 블랙핑크(다큐멘터리), 인간수업,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홈, 승리호를 언급했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VP)의 키노트.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VP)의 키노트.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및 아태지역 콘텐츠 총괄(VP)은 “한국과 동반 성장을 위해 2021년 55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것”이라며 “2020년 말 기준 한국의 380만 이상의 가정에서 넷플릭스를 유료 구독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역할은 창작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국 콘텐츠의 특별함을 더 많은 나라 팬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영 콘텐츠 총괄은 “특히 한국 오리지날 콘텐츠 ‘스위트홈’은 공개 8일 만에 전 세계 2200만 가구가 시청했다”며 “올해 초 한국에서 장기적 제작 기반을 다지기 위해 콘텐츠 스튜디오 2곳을 임대했다”고 전했다.

김은희 작가 “지상파서 불가능한 제작비…넷플릭스라 가능”

넷플릭스 포부를 밝힌 키노트 연설이 끝나고 3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행사가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은 ‘킹덤’의 김은희 작가와 ‘인간수업’의 윤신애 제작사 대표가 넷플릭스와 협업하며 느낀 점을 공유했다.

김은희 작가는 “‘시그널’이 끝나고 ‘킹덤’을 집필했다. 사실 킹덤에 나오는 것처럼 사람 목이 날아가거나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오는 영상은 지상파에서 불가능하다”라며 “또한 사극인 데다가 좀비물인, 제작비가 큰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넷플릭스가 지원해줘서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킹덤'의 김은희 작가.
▲'킹덤'의 김은희 작가.

윤신애 대표는 “‘인간 수업’을 만들면서 넷플릭스와 함께 했던 첫 번째 미팅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며 “넷플릭스는 첫 미팅에서 ‘왜 이 콘텐츠를 만드냐.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느냐’고 물었는데 그날 했던 대화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우리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민영 넷플릭스 콘텐츠 총괄은 “사실 ‘킹덤’이나 ‘인간수업’ 모두 기존 한국 콘텐츠 성공 공식인 ‘로맨스’물은 아니었다”며 “지금까지 성공 공식과는 다른 한국적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었고 다양한 스토리 문을 열어준 계기”라고 평가했다.

2021년 한국 오리지날 콘텐츠 ‘킹덤:아신전’, ‘지옥’ 등 기대작 공개

두 번째 세션은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하는 한국영화 ‘카터’와 ‘모럴센스’에 대한 정보가 최초 공개됐다. ‘카터’는 ‘악녀’를 연출한 정병길 감독 작품으로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요원 이야기다. ‘모럴센스’는 남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남성이 직장 동료에게 취향을 들키면서 생기는 로맨스물이다. ‘6년째 연애 중’, ‘좋아해줘’를 만든 박현진 감독이 연출한다.

강동한 넷플릭스 콘텐츠 부문 디렉터는 넷플릭스 오리지날 한국 영화 약진을 강조하며 ‘살아있다’, ‘사냥의 시간’, ‘콜’, ‘승리호’ 등을 언급했다. 그 외 4월9일 공개되는 스릴러 ‘낙원의 밤’을 홍보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2021년 넷플릭스가 공개하는 한국 오리지날 콘텐츠를 소개하고, 주요 콘텐츠 제작자와 배우 등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공개되는 '킹덤:아신전'의 스틸 공개 장면.
▲올해 공개되는 '킹덤:아신전'의 스틸 공개 장면.

2021년 공개 콘텐츠 중 가장 큰 기대를 받는 ‘킹덤: 아신전’은 ‘킹덤’ 시즌2 마지막 엔딩에 얼굴을 비춘 전지현 배우를 중심으로 좀비 치료제 ‘생사초’ 비밀을 풀어나갈 예정이다. 그 외 스탠드업 코미디 ‘이수근의 눈치코치’, 넷플릭스 최초의 한국 시트콤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백종원의 리얼리티쇼 ‘백스피릿’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킹덤: 아신전’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이렇게까지 간섭을 안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신뢰를 해주셔서 집필할 때 이제 넷플릭스는 원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박경림씨가 “넷플릭스가 집필 아이디어도 주느냐”고 묻자 김 작가는 “넷플릭스가 아이디어를 주진 않는다. 돈만 준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지옥'의 스틸 공개 장면.
▲넷플릭스 '지옥'의 스틸 공개 장면.

이날 3번째 세션에서는 올해 공개될 연성호 감독의 ‘지옥’을 두고 배우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등이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었다. ‘지옥’은 지옥 사자가 세상에 출연하며, 죽음을 예언하는 이야기다. 유아인 배우는 그 예언대로 형을 집행하는 교리를 따르는 ‘새진리회’의 의장을 맡았다. 박정민 배우는 새진리회 진실을 파헤치는 방송국 PD를 연기한다.

올해 공개되는 오리지날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어릴 적 골목 놀이인 오징어 게임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하게 되는 두 인물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이정재, 박해수 배우가 주연이다. 역시 올해 공개 예정인 ‘고요의 바다’는 배우 정우성이 제작자로 나서 주목을 받았다. 물과 식량이 부족한 지구를 다루는 SF 물이다. 배우 배두나와 이준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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