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중소상인·실내체육시설 단체는 설연휴 기간까지 연장한 정부의 ‘오후 9시 이후 집합금지’ 조치에 반발해 2일부터 영업은 하지 않고 불을 켜두는 ‘오픈 시위’에 돌입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3일 아침신문이 주목한 키워드는 ‘단체기합’이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가 “소수 시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는데 방역을 잘 지킨 다수의 선량한 집단이 피해를 보는 거리두기는 ‘단체기합’일 뿐”이라고 말한 것을 다수 신문에서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검찰기자단 해체 관련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개선 문제를 논의해보겠다”며 “기자단 카르텔을 없애는 건 언론의 몫이고 정부로서는 모든 걸 공정하게 오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기자단 문제는 정부부처가 기자단에게만 정보를 제공하고 기자단 가입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책임을 회피해 온 측면이 있어, 이번 총리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KBS 수신료 인상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이슈에서도 논란의 핵심은 공정성이다. 익명앱 블라인드에서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KBS에 불만이 많은데 능력되면 KBS 오세요”라고 조롱 섞인 글을 쓰면서 수신료 인상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다. 최근 야당이 KBS에 고액연봉자들 비율을 언급하며 수신료 인상안에 반대했던 논리 역시 ‘불공정’ 프레임이다. 이런 가운데 3일 중앙일보에서 수신료 인상의 조건은 무엇인지 칼럼을 내놨다. 

▲ 3일자 9개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3일자 9개 종합일간지 1면 모음

 

거리두기 체계 개편해야 

경향신문 1면 톱기사 등에서 자영업자들의 ‘오픈시위’ 소식을 전했다. 이 신문을 보면 서울 용산의 한 술집에선 오후 9시가 되자 손님들은 떠났지만 가게 창문에는 ‘언제까지 문을 닫아야 합니까’, ‘21시 영업제한 생존권 제한’ 등의 포스터를 붙이고 간판과 실내등을 환하게 켜뒀다. 전국자영업자단체협의회,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등 19개 단체는 성명을 내고 무기한 오픈시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가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오후 7~9시 밀집효과로 코로나 확산 위험을 확대한다고 주장했다. 오픈시위는 실제 영업은 하지 않는 방식이다.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면 운영자와 손님 모두 벌금을 내야 해서다. 하지만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우선 점등시위를 하지만 영업강행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수본 토론회에선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불공정에 대해 다뤘다. 

발제자인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금껏 우린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은 외면하고 보상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리두기 비용을 과소평가해왔다”고 말했고,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정부 명령을 문을 닫아야 하는 자영업자 호주머니는 화수분인가”라며 “보상하지 않는 거리두기는 불공정한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약자 등 시민의 기본권 보장이 미흡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복지기관이 문을 닫아 사회적 고립을 겪는 노인·장애인, 최소한의 구호마저 중단돼 배고픔에 시달리는 노숙인 등이 대표적이라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여성의 권리가 후퇴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그간 방역 대응은 ‘안정적 직장을 누리는 중장년 남성’ 위주의 의견이 반영된 과정”이라며 “돌봄 문제가 한순간에 여성·가족의 책임으로 회귀해버렸다”고 말했다. 거리두기에 따라 등교수업 중단, 보육시설 제한운영 및 폐쇄 등 공적영역의 돌봄 기능이 축소되면서 그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 3일 한겨레 4면 사진기사
▲ 3일 한겨레 4면 사진기사

 

정세균 총리, 검찰기자단 입장 밝혀

정 총리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언론이 빛과 소금 구실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기자단) 운영이 잘못되는 경우도 있다고 국민들이 보는 것 같다”며 “총리실 기자실 운영은 나의 문제의식이지만 검찰기자단 문제는 국민들의 문제의식이다. 내 숙제만 풀고 국민들 숙제는 안 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박범계 장관을 한번 오시라고 해 개선 문제를 논의할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지난달 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총리실 기자단 운영을 바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총리실 출입기자단이 있는데 JTBC나 연합뉴스TV는 소속이 안 돼 있는데 그걸 보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런 관행이나 현재 기자단 문제에 언론만 책임이 있는거냐, 정부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입기자단뿐 아니라 모든 언론에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답변이었다. 

▲ 3일 한겨레 정세균 국무총리 인터뷰
▲ 3일 한겨레 정세균 국무총리 인터뷰

 

정 총리는 한겨레에 검찰기자단 해체 청와대 국민청원 관련 질문에 “정보 접근권이 제한돼선 안 된다”며 “지금은 보도자료가 제한적으로 공개되는데 문턱이 없어야 한다”며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까지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미디어오늘은 총리실에서 뉴미디어 강화 차원에서 유튜버 등에게 홍보자료를 보내기로 한 사실을 보도했다. 

정 총리는 “심지어 검언유착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관행이라면 빨리 바뀌어야 한다”며 “기자단 카르텔 없애는 것은 언론의 몫이고 정부로서는 모든 걸 공정하게 오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출입할 수 있는 국회처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검찰기자단이 유독 폐쇄성을 비판받는 가운데 앞으로 만들어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기자단을 정부 쪽에선 어떻게 운영할지 역시 중요한 과제다. 관련 언급이 없었던 점은 인터뷰 중 아쉬운 대목이다. 

KBS 수신료 인상 논란

중앙일보 ‘양성희의 시시각각’ “수신료의 조건”이란 칼럼에선 최근 KBS 이사회가 현행 월 2500원인 수신료를 3840원으로 올리는 안을 상정에 대해 다뤘다. 

일단 정치적 공정성 문제가 있다. 여당이 되면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고 야당이 되면 반대한다. 현재 야당은 고비용 구조, 경영혁신 부족, 정치적 편파성으로 맹공한다고 전했다. 

상업성도 다뤘다. 중앙일보는 “상업방송에선 볼 수 없는 고품질 콘텐트와 공공 서비스, 다양성, 소수자 보호, 지역문화 활성화, 사회 통합 등을 공영방송의 덕목이라고 한다면 KBS는 이를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했는가”라고 물었다. 최근 KBS에 대해 기억에 남는 대하드라마 한편 없다거나 그렇다고 EBS와 같은 다큐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넷플릭스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평가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이 신문도 같은 지점을 지적했다. 

▲ 3일 중앙일보 칼럼
▲ 3일 중앙일보 칼럼

 

수신료의 투명한 집행, EBS와 수신료를 배분하는 방식 등도 문제다. 중앙일보는 “수신료의 투명한 집행을 위한 회계분리 목소리도 높은데 KBS와 EBS는 부정적”이라며 “EBS는 수신료산정위원회를 통한 정당한 배분을 원하지만 KBS는 KBS가 받아서 EBS에 적당히 떼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전력이 수신료를 받아주는 대신 받는 6%에 비해 EBS의 몫(3%)은 적다. 

중앙일보는 정준희 한양대 교수의 “수신료는 단순한 공적재원이 아니라 공영방송과 시청자 사이에서 맺어지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중요한 표현”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KBS의 생존 보장 차원을 넘어 공영적 가치를 지키려는 시청자는 공공서비스에 지불하는 돈”이라고 규정했다. KBS가 주장하는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이 얼마나 시청자 눈높이에서 벗어났는지 알 수 있는 이 칼럼을 쓴 이는 자신이 원칙적으로 수신료 인상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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