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발행하는 신문들은 대통령이 보수 야당의 공세에 빠르게 진화에 나선 것을 강조하고, 북한에 원전을 지으려면 비핵화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보수 야당이 공세 중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이적행위’라는 야당의 주장을 두고 “선을 넘은 정치공세이자 색깔론”이라며 “국민들을 혹세무민하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보수 야당은 문 대통령이 2018년 4·27 판문점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북한 원전 관련 내용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한겨레의 경우 이러한 ‘아이디어’는 이미 김영삼 정부 때도 검토돼온 것이라고 썼다. 반면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는 산업부의 관련 문건이 ‘삭제’된 것 등을 다시 문제로 봤다.

한국일보는 1면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하며 “‘원전 공세’에 직접 나선 文 ‘정치 후퇴시키지 말라’ 김종인 직격”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한국일보는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건, 더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야당의 의혹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라며 “침묵할 경우 자칫 ‘가짜뉴스’가 기정사실처럼 굳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어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아이디어’ 차원의 구상을 과도하게 부풀린 것이라 실체가 없으므로 공세적으로 대응해도 된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실무진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북한 원전 건설 관련 문건을 정부가 극비리에 추진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하고 ‘이적행위’라고 규정하는 것은 선을 넘은 정치공세라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이 촘촘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의 진전 없이 정부가 단독으로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도 이를 알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억지 주장을 편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부는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방안’ 보고서 원문을 전격 공개했는데 6쪽짜리 문건에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3개 방안 및 장단점이 나열됐다. 경향신문은 “첫머리에는 ‘향후 북한지역에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경우 가능한 대안에 대한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2일 경향신문 사설.
▲2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사설에서 보수 야당의 공세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를 두고 문제 삼는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북 원전’ 공세 지속하는 야당, 북핵 외교 ABC도 모르나”에서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북한에 원전을 짓는 것 자체가 국제법상 불가능”하다며 보수 야당을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원전 건설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한 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한 뒤에나 이뤄질 수 있다”며 “비핵화와 NPT 가입이 이뤄졌더라도 한국이 미국의 원천기술과 라이선스가 포함된 원전을 북한에 지으려면 북·미 간 원자력협정이 체결돼야 한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사실 대북 원전 제공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이래 북한 비핵화와 남북 경협을 촉진하는 방안으로 줄곧 검토돼왔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살펴보는 건 문제 될 게 없다”며 “정부가 경수로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협의 없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비밀리에 원전을 지어줄 것이라는 가정도 현실성이 없다”고 전했다.

반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산업부의 관련 문건이 삭제됐었다는 점을 문제로 봤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기사에서 산업부가 ‘북한 원전 건설 문건’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며 특히 이 문건이 삭제되었다 다시 공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앙일보 역시 1면 기사에서 “산업부 공무원들이 감사를 앞두고 굳이 심야에 사무실에 들어가 내부 검토자료를 무더기로 삭제한 이유도 여전히 의문”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전날인 1일에는 이와 관련된 사설에서 “‘공무원의 검토 아이디어’라면 감사원 조사 직전 일요일 밤에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자료를 지울 필요가 뭐가 있나”라면서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썼지만 2일에는 관련 사설을 쓰지 않았다.

▲2일 중앙일보 1면.
▲2일 중앙일보 1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2일 관련 사설을 쓰지 않았지만 동아일보는 사설 “‘개인적’ 단서 붙여 부적절 발언 쏟아낸 통일부 장관”에서 “‘원전 의혹’을 제기한 야당에 대해 ‘선거 때문에 저러나?’라고 본다며 역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 의혹에 대해 해명할 수는 있지만 ‘선거용’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비판했다.

판사 탄핵소추안 발의 조중동 “판사들 겁주려는 것” 서울·한국 “사법부 반성해야”

더불어민주당이 1일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범여권 의원 161명이 탄핵소추안에 이름을 올렸다.

탄핵 대상이 된 임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관련 칼럼을 썼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신문들은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며 민주당의 공동발의자 숫자만으로도 탄핵안 의결 요건인 재적 과반수를 넘겼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탄핵소추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판사 탄핵이 정부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라고 봤다. 반면 서울신문과 한국일보는 탄핵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2일 조선일보 사설.
▲2일 조선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중대한 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있는 데다 2월 말 퇴직예정자에 대한 탄핵의 실효성 및 사법부 길들이기 논란 등도 제기된 상태”라고 썼고 조선일보도 “헌재 탄핵 절차는 2월까지 끝낼 수 없다. 소용도 없는 무리한 탄핵을 하는 이유가 뭐겠나. 판사들에게 겁을 주려는 목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과연 임 부장판사는 탄핵당할 만한 일을 했는가. 관점과 시각에 따라 답이 다를 수 있다”면서 “무리라는 쪽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저의를 의심한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무효화 결정, 김경수 경남도지사 유죄 판결, 정경심 교수 법정구속,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징역형(집행유예) 판결이 잇따라 나오자 판사들을 겁박하려는 것으로 본다”라고 썼다.

반면 서울신문은 “오히려 국회가 뒤늦게 움직이는 바람에 ‘사법부 길들이기’로 비판받고 있다”며 “사법부는 이번에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상황을 통렬히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면서 탄핵 절차가 늦었지만 적절한 것으로 봤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임 부장판사의 재판 개입은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없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위헌적 행위’라고 판결문에 적시돼 있다”며 “이런 판사를 해임하는 것이 왜 사법부 길들이기인지, 왜 민주당에 유리한 판결을 압박하는 것인지 국민의힘은 설명할 수 있나”라면서 탄핵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선·동아일보, 수신료 인상 과정 KBS 비판

KBS가 수신료를 인상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KBS에 대한 비판적 논조가 담긴 기사를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우선 2일 동아일보는 1면에 KBS의 수신료 조정안에 평양지국 설치 등이 들어있다는 소식을 배치했다. 동아일보는 “KBS가 수신료 인상 계획안을 만들면서 북한 평양지국 설치와 ‘통일방송 주관방송사’ 지정 등을 위해 28억여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수신료 조정안에 “북한 관련 부정확한 보도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 보도를 위해 평양지국 개설이 필요함”이라고 적시돼있고 평양지국 개설과 방송법에 통일방송 주관방송사 명시 등을 위한 연구용역에 총 28억2000만 원을 추가 책정했다고 전했다.

▲2일 동아일보 칼럼.
▲2일 동아일보 칼럼.

동아일보는 33면에 ‘수신료 인상 국민 동의 얻으려면’이라는 기자 칼럼도 싣고, “공영방송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성 문제를 두고 내부 고발이 이어지는가 하면,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방만한 인력 운용을 비판하는 국민을 향해 빈정거리는 글을 온라인에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칼럼 말미에는 KBS의 인건비 문제를 지적하고 “수신료와 거의 맞먹는 수준의 인건비 구조와 끊임없는 공정성 시비를 스스로 극복하지 않는다면 KBS의 수신료 인상 추진은 계속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5면에 “KBS 아나운서의 ‘내맘대로 뉴스’ 정부·북한 비판 기사 수십건 빼”기사를 배치하고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이 제기한 김 모 아나운서의 뉴스 진행 방식을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전날인 1일에도 사설 “KBS 직원 30%가 무보직 억대 연봉,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사설에서 KBS의 경영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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