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 명령을 즉각 철회하고 최소한의 생계 대책을 마련하라.”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흥주점 집합금지 중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회원, 주점 업주, 종사자 등 9명이 참석했다. 중앙회는 이날 집회에서 △집합금지 중단조치 △방역수칙 준수 조건으로 영업허용 조치 △업종간 형평성 유지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정부와 방역당국, 정치권이 살려달라고 하는 우리의 외침에 귀를 닫고 있다”면서 “소통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흥업주들의 삶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면서 사채를 끌어다 연명하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했다.

중앙회는 업종별로 차별적인 집합금지 조치가 불공정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최근 방역당국에서 일부 업종에 집합금지 해제 조치를 시행했지만 조치에 포함이 안 된 업종들은 여전히 영업을 재개할 수 없다”며 “결국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집합금지 제한이 된 다른 업종 관계자들은 국민이고, 나이트클럽, 감성주점, 카바레, 콜라텍 업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흥주점 집합금지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문현호 대학생 기자.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흥주점 집합금지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문현호 대학생 기자.

한 업주는 지난해 한 업주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그는 “거의 1년째 영업을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 관계자들이 이를 제대로 살펴 우리를 길거리로 내몰지 말아달라.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또 “영업을 풀어주고 그동안의 손실금을 보전해달라”고 덧붙였다.

영등포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석(65)씨는 “나와 직원들은 굶어서 죽다시피하고 있다”면서 “우린 소상공인지원금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부담이 되는 재산세 중과세라도 유예하는 최소한의 조치를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흥주점 집합금지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문현호 대학생 기자.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흥주점 집합금지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문현호 대학생 기자.

중랑구에서 한국관 나이트를 운영하는 김기준씨는 “작년 3월부터 영업을 하지 못했다”면서 “그나마 잠깐 문을 열었을 때도 무도를 하지 못하니 손님들이 올 리가 없다”고 낙담했다. 이어 “임대료가 월 5000만원, 퇴직금에 공과금 등까지 해서 매월 1억200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직원들에게 월급 50%만 지급하고 있고 고용은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업종별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우리 업소는 코로나 환자가 나온 적도 없을뿐더러 철저하게 정부의 방역 지시 사항을 따랐다”며 현재 유흥주점에 대한 정부 지침에 불만을 표시했다.
상봉동의 한 업소에서 일했다는 오태경(41)씨는 생계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의 실질적 대책을 촉구했다. 오씨는 “지난 1년 중 2개월만 일하고 10개월 동안 쉬고 있다”며 “어떻게든 버텨보기 위해 일용직, 막노동, 배달대행, 대리운전만 틈틈이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처자식도 있다. 특히 중학교에 들어가는 딸이 있는데 학원비는 물론 월세도 밀려있는 상황”이라며 “분신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중앙회는 26일 오후 국무총리 비서실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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