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독립운동가 최재형 상’ 시상식이 열린 2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경찰이 충돌했다. 

이날 오후 보수단체들은 추 장관 수상 소식에 “(광복회장) 김원웅은 사퇴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정치개혁시민모임·자유대한호국단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김원웅 광복회장 규탄 집회를 열고 사퇴를 촉구했다. 집회에는 보수단체 회원 십여 명이 참석했다.

집회 시작 전부터 광복회 소속 한 회원이 집회 준비를 하던 보수단체 관계자에게 불만을 표하자 말싸움과 고성이 오갔다. 근처에 있던 경찰 중재로 실랑이는 일단락됐다. 

이번 수상 논란에 광복회 회원 A씨는 항의하는 보수단체들을 겨냥해 “이번 상에 대한 뜻을 새길 줄 알아야 한다. 넓고 깊게 이해하고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시작 후 몇몇 보수단체 회원들이 광복회관 건물 진입을 시도해 경찰 제지를 받았다. 회원들은 “김원웅이 내려오라고 해”라고 소리쳤고 이 과정에 경찰들을 상대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독립운동가 최재형 상’ 시상식이 열린 2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경찰이 충돌했다. 사진=문현호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독립운동가 최재형 상’ 시상식이 열린 2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경찰이 충돌했다. 사진=문현호 기자

보수단체들은 “친일재산 환수는 박근혜 정부 때도 계속 이뤄지고 있었다”면서 “뜬금없이 문재인 정부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재형 상을 받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의 광복을 위해 피땀 흘린 조상님들 노고에 제발 먹칠을 하지 말라”면서 “광복회장은 정치적으로 완전히 편향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 집회에 앞서 최재형 기념사업회 측이 광복회관에 방문해 추 장관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항의한 뒤 건물 앞에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혔다. 문영숙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광복회가 기념사업회와 별도 협의 없이 최재형 상을 수여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문 이사장은 “미리 조율이라도 하고 통보했으면 이런 사태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사업회는 후원자 후원을 받아 운영하는 곳인데 많은 후원자들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최재형 기념사업회 자체적으로 이미 최재형 상을 공고했다면서 “광복회에서 제1회 최재형 상을 준다고 신문에 쫙 깔려 너무 당혹스러웠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이날 항의 방문에 관해 “(우리는) 당을 초월해 중립적으로 최재형 선생님만 존경하는 단체인데, 이 일로 인해 최재형 선생 명예가 호도·훼손됐고 상 위상도 떨어지게 된 것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광복회는 같은 날 오후 4시 추 장관에게 ‘최재형 상’을 수여했다. 광복회는 추 장관이 이명박 정부 시절 중단된 친일재산 국가 귀속을 재개하고 일제 후작 작위를 받은 이해승의 친일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데 노력했다며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최재형 상은 독립운동가 고 최재형(1860∼1920) 선생을 기리는 상이다. 추 장관은 고 김상현 의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처장에 이어 세 번째 수상자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