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이 재단 주거래은행 계좌를 들여다봤다”고 주장했다가 사과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라면 노무현재단 이사장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추측되는데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는데 내 개인계좌, 내 아내 계좌도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지난 22일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사찰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힌 뒤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금 유 이사장이 해야 할 일은 사과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을 더럽히지 마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사과가 되려면 즉시 이사장 자리에서 내려와 자연인으로 돌아오기 바란다”며 “가짜뉴스를 퍼뜨린 이유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비대위원은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었는지 아니면 한동훈 검사장에게 검언유착 프레임을 덮어씌워 공격하기 위해 그랬던 것인지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며 “계좌 열람설 외에도 그동안 자신이 퍼뜨렸던 가짜뉴스에 대해 모두 사과하고 법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tbs 유튜브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tbs 유튜브

 

유 이사장 사과에 대해 한 검사장은 “늦게나마 사과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면서 “그런 구체적 거짓말을 한 근거가 무엇이며 누가 허위정보를 제공했는지 밝히라”고 했다. 

일각에선 유 이사장 대권 출마설도 나왔다. 이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했다가 핵심지지층, 특히 친문 지지층에서 비판을 받으며 친문의 새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과 연결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닌가”라며 “(유 이사장이) 대권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히 높다”고 지적했다. 

성 비대위원은 유 이사장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과거 주장도 문제 삼았다. 그는 “2019년 10월 유 이사장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 전 이미 검찰이 내사를 시작했다고 주장했지만 이것은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유 이사장은 사과를 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향신문에서도 유 이사장 사과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유희곤 기자는 ‘기자메모’에서 유 이사장이 2019년 10월8일에 “공영방송인 KBS 법조팀장이 중요한 증인 인터뷰를 하고 기사도 안 내보내고 검찰에 내용을 실시간으로 흘리는 게 가능하냐”며 KBS의 정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 인터뷰와 취재 과정을 왜곡한 것, 조국 교수가 장관이 되지 전부터 검찰과 일부 언론이 ‘범죄가 있다’고 예단해 접근했다고 한 것, 지난해 1월 5촌 조카 조범동씨 재판 중 일부를 가지고 한 보도가 기가막히다고 기사를 공격한 것 등을 나열했다. 

유 기자는 정 교수와 조씨의 유죄 선고 사실을 언급하며 유 이사장을 향해 “검찰에 대한 일부 사과가 나왔으니 언론에 대한 사과도 기대해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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