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의 재단 사찰에 대한 본인의 폭로를 사과하자 정치권에서 그 배경과 파장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대선출마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고, 검찰이 계좌 열람을 했다는 정보를 준 윗선을 밝히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책임을 지겠다면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내려놓아야 한다고도 촉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사과를 잘했다고 평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 이사장이 폭로할 때 의혹 제기가 아니라 확인했다라고 표현을 한 점을 들어 “누군가 명확하게 자신에게 정보를 제공해 준 사람이 있고 정보를 제공해 준 사람이 신뢰성 있는 사람일 것”이라며 “누가 그 정보를 제공해 줬고 왜 신뢰하게 됐는지 어떤 자료를 봤는지 그걸 밝혀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피해자로 지목되는 사람에게는 정식으로 공식사과를 해야 된다”며 “그리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다 그러면 적어도 재단의 이사장에서는 나와야 되는 것 아니냐”고 촉구했다.

이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무현재단의 계좌 열람건인데 실제로 검찰에서나 수사기관에서 계좌를 열람했을 때에 바로 본인한테 통보가 가지 않는다”며 “최대 1년 정도 통보를 유예할 수 있는데, 처음 제기한 2019년 12월24일 이후 1년 하고도 한 달 만에 확인이돼서, 본인한테 통보가 오지 않아 계좌를 열람했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사과를 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사과는 사과고 이 사과 뒤에 어떤 또 다른 의도나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 것 자체는 사과 자체를 폄훼시키려고 하는 의도”라고 말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3월31일 유튜브 '알릴레오'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무현재단 유튜브 갈무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3월31일 유튜브 '알릴레오'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무현재단 유튜브 갈무리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 진행을 대신 맡은 김정훈 기자가 ‘왜 이 시점에 그런 사과를 지금에서야 했을까를 두고 혹시 대권에 나서는, 대권 준비를 하는 차원이 아니냐 이런 해석도 없지는 않다’는 질의에 김기현 의원은 “그럴 가능성을 충분히 높게 보고 있다”며 “여론조사 1위인 이재명 지시가 친노도, 친문도 아니고, 때로는 반문 활동까지 했다고 평가할 만큼 반대 진영에 있었던 분인데, 그분이 계속 뜨고 있으니 현 정권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김 의원은 “현 권력에 몸담고 있는 분들도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자기들 다 쫓겨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수 있다”며 “이낙연 지사는 지금 지지율도 떨어질 뿐더러 친문 진영에서는 별로 그렇게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로 계속 흘러가고 있고, 김경수 지사는 얼마 전 판결로 사실상 낙마했으니 확실히 문재인 대통령의 사후를 지켜주고, 현 권력층들을 케어해 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 역할을 해 왔고 계속해서 친문 활동들을 해온 한 사람, 유시민 내가 있습니다라고 나선 것 아닌가”라고 추정했다.

이번 사과가 그런 행보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의에 김기현 의원은 “일단 자기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고, 허위사실을 거짓말한 것이 명확하게 있으니까 자기가 ‘나 이렇습니다’라고 중도층에게 뭔가 어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겠다”고 추측했다.

이에 김경협 의원은 “전혀 아니다”라며 “유 이사장님에게 대선 출마를 해 달라는 대중적인 요구들이 분명히 있으나 본인도 대선 출마와는 관련이 없다고 수차례 밝히고 있다. 저는 사실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지 않느냐 싶은데 본인은 아직까지 전혀 이렇게 대선 출마나 이런 데 뜻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유시민 이사장 사과를 두고 “유시민 장관이 그 당시 해명할 수 있었거나 자신의 의혹 제기가 망상에 의한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1년 정도 욕먹으라고 내버려뒀다”며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공직을 하고 재단 이사장을 하고 이렇게 하겠느냐.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내려놔야 된다까지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과는 잘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본인 발언에 정정당당히 책임지는 부분은 높이 살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아쉽기는 하다”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고, 단편적인 정보 그리고 불투명한 상황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의혹을 제기했다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은 “한동훈 검사장이 여기서 그치지 않겠다, 더 사실 윗선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계속 가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경로로 그 정보가 유시민 이사장에게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유 이사장이 진짜 망상한다고 비난받지 않으려면 어디서 이런 정보를 제공받았는지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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