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양극단화 관련해 “언론만 탓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면서도 “(언론이) 당파적인 척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23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해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언론에 과도하게 비판이 집중된다’는 지적에 답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미디어가 공격 당하고 공론의 장이 훼손되는 우려가 있다. 강력한 지지층인 소위 ‘빠’라고 하는 분들이 역할을 많이 했다”며 “강성 지지자들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양념’이라고 했고, (이 대표가)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는데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 우려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더 큰 에너지를 갖기 위해서는 더 열려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자 진행을 맡은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다시 박 대표의 질문 요지를 언급하면서 답변을 유도하기도 했다.

▲23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이낙연 대표. 사진은 방송 갈무리.
▲23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이낙연 대표. 사진은 방송 갈무리.

거듭된 질문에 이 대표는 “우려스럽고 낯설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 자체가 갈등이 극대화됐다. ‘없는 갈등’이 언론에 나타나기보다는, 그런 점에서 언론만 탓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고 본다”며 “실제로 국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 말로 주고받는 걸 보면 언론을 탓할 처지도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언론을 두고 “굉장히 당파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어떤 신문은 안 봐도 무슨 주장 할지 뻔히 보이거나 상상을 뛰어넘는 주장을 펴거나, 사실관계까지 부정확한 것을 내놓는 것이 많은 것 같다”며 “제가 기자하던 시절이 20여년 전이다. 그때는 당파적이지 않은 척하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그런 노력을 전혀 안 하는 것 같다. 오히려 당파적인 척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한 보도, 정확한 보도라고 칭찬받는 것보다 댓글 많이 달리는 게 좋은 기사인 것처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18역사왜곡처벌법’과 관련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에는 “법을 적용하는 검찰, 법원 단계에서 엄격하게 해석할 것”이라 주장했다. 박성민 대표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이미 역사∙국민적 합의가 끝났는데, 이를 모욕했다고 법으로 처벌하는 게 적절한지 물은 데 대해서다. 박 대표는 “호남에 있는 분들 중에서도 오히려 5∙18 정신을 욕보인 일이라고 비판한 적도 있다.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했다고 너무 법으로 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바로 그런 우려가 법안 심의과정에서 있었다. 그래서 처벌대상을 엄격하게 규정하거나 법 적용도 엄격하게 하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너무 심한 왜곡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처벌법이) 나온 것”이라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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