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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이 JTBC 재판 중 위헌심판제청 나선 이유
서울서부지법이 JTBC 재판 중 위헌심판제청 나선 이유
법원 “위헌 조항으로 의심돼”… 아동폭행 가해자 A씨, 실명 보도한 JTBC 기자 고소 
A씨, 지난해 10월 징역 1년 선고받아 법정 구속 

법원이 아동폭행 가해자인 A씨 신원을 보도에 노출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JTBC 관련 재판 중 해당 법률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이승원 판사)은 지난 13일 아동학대처벌법의 ‘비밀엄수 등의 의무’ 규정 가운데 ‘아동학대행위자의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보도하면 안 된다’는 조항의 위헌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JTBC 보도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뤄진 이유는 뭘까. JTBC ‘뉴스룸’은 2019년 9월2일 “믿고 맡겼는데… 유명 피겨코치가 폭행·폭언 정황”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유명 피겨스케이팅 코치 A씨가 제자인 초등학생들을 폭행하고 수시로 욕설을 뱉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모자이크 처리된 아이들의 폭행 증언과 함께 A씨 실명과 얼굴이 등장하는 고발 보도였다.

▲JTBC ‘뉴스룸’은 2019년 9월2일 “믿고 맡겼는데… 유명 피겨코치가 폭행·폭언 정황”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유명 피겨스케이팅 코치 A씨가 제자인 초등학생들을 폭행하고 수시로 욕설을 뱉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JTBC ‘뉴스룸’은 2019년 9월2일 “믿고 맡겼는데… 유명 피겨코치가 폭행·폭언 정황”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유명 피겨스케이팅 코치 A씨가 제자인 초등학생들을 폭행하고 수시로 욕설을 뱉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 다음 날인 2019년 9월3일 아동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손석희 JTBC 사장과 JTBC 기자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자신의 신상을 특정해 보도했다는 이유로 법률 위반을 주장했다. A씨는 소송대리인으로 강용석 법무법인 넥스트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아동학대처벌법 35조2항(비밀엄수 등의 의무)은 “신문의 편집인·발행인 또는 그 종사자, 방송사의 편집책임자, 그 기관장 또는 종사자, 그 밖의 출판물의 저작자와 발행인은 아동보호사건에 관련된 아동학대행위자, 피해아동, 고소인, 고발인 또는 신고인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용모, 그밖에 이들을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신문 등 출판물에 싣거나 방송매체를 통하여 방송할 수 없다”라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아동학대행위자, 즉 아동학대 범죄를 범한 사람과 공범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보도하면 안 된다는 절대적 비밀 유지 의무 조항이다. 이를 위반하면 동법 62조 3항에 따라 500만원 이하 벌금을 받는다. 

지난 2019년 11월15일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위법성이 조각돼 죄가 성립하지 않아 고소를 각하해야 한다고 결론 냈다. 경찰은 “다른 여러 아동의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공익의 목적이 크다고 볼 수 있고, 그 방송 보도로 인해 그간 암묵적으로 있어 온 체육계의 각종 폭행 사건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줄 수 있는 공익적 효과가 있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에 재수사를 지시했다. 검찰은 “방송 보도 내용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법성을 조각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으므로 피의자들의 혐의가 인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JTBC 기자의 소송대리인인 나승철 변호사는 재판부에 “아동학대처벌법의 입법 목적은 피해 아동 보호에 있다. JTBC는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가해자인 A씨의 추가적 아동학대 행위를 막기 위해 이 사건을 보도했다. 피해 아동들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해서 아동보호라는 아동학대처벌법의 입법 목적을 충실히 따랐다”라고 강조했다.

▲2019년 9월3일자 JTBC 보도화면 갈무리.
▲2019년 9월3일자 JTBC 보도화면 갈무리.

앞서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해자 A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현재 A씨는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서울서부지법은 “이 사건 법률 조항은 피해 아동의 보호, 즉 아동학대범죄 특성상 주된 가해자가 부모 등 보호자인 경우가 많아 가해자 신원이 언론에 노출될 경우 피해 아동 신원도 쉽게 노출되어 특정될 수 있기 때문에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부지법은 그러면서 “이 사건 법률 조항은 아동학대행위자의 인적사항 등의 보도를 무조건 금지하고 있다”며 “피해 아동의 2차 피해 우려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아동학대 실태를 신속하고 명확하게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까지 무조건 아동학대행위자 관련 보도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언론의 자유, 즉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인의 언론 출판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장을 지낸 김영주 변호사도 22일 미디어오늘에 “매번 문제라고 생각해왔던 법 조항”이라고 지적한 뒤 “아동학대처벌법에서 기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보도 제한 조문들이 사회적 경각심을 일으켜야 할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면 이는 오히려 피해자를 불리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이라고 했다. 

[관련 기사 : JTBC에 재갈 물린 아동학대처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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