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돌아다니는 이른바 ‘문재인 프롬프터’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본 사진을 촬영한 매체가 ‘가짜사진’이라고 밝힌 가운데, 청와대에서는 이런 논란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프롬프터(화면에 원고 등을 띄우는 기기)에 적힌 대로 답변을 했다는 주장과 함께 관련 사진이 확산됐다. 기자들과 마주 앉은 대통령의 시선이 닿는 곳에 “대통령님 말문 막히시면 원론적인 답변부터 하시면서 시간을 끌어보십시오”라고 적힌 사진이다.

▲ 현재 이 사진이 ‘문재인 프롬프터’ 사진이라며 온라인에 게재되고 있다.
▲ 현재 이 사진이 ‘문재인 프롬프터’ 사진이라며 온라인에 게재되고 있다.

이는 문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누리꾼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극우성향으로 분류되는 웹툰작가 윤서인씨의 경우 본인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공유하며 문 대통령을 “아바타”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 지역매체가 “文대통령 ‘2021 신년 기자회견’”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진을 발행했다 삭제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조작된 사진이었다. 기자회견에서 질문한 기자의 이름과 소속, 질문 요지가 적혀 있는 프롬프터 화면에 허위문구를 합성한 것이다. 기자회견이 즉문즉답 형식인 데다 한명이 여러 건의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실한 답변을 위해 요약정보를 적어뒀다는 것이 청와대 설명이다. 실제 원본 사진에는 “배아무개 OBS 기자 부동산 안정화 정책의 구체적 목표는? 보유세 강화에 대한 생각은?”이라는 내용이 띄워져 있었다. 해당 사진이 촬영된 시점도 올해가 아닌 지난해 1월이다.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 사진. 최근 해당 사진의 프롬프터 부분에 가짜 문구가 합성된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1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사진. 최근 해당 사진의 프롬프터 부분에 가짜 문구가 합성된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돌아다니는 사진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어떻게 답변하실지 저도 몰랐는데 답변 워딩을 어떻게 써두겠느냐”며 “그런 것까지 논란이 되는 게 아주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원본 사진을 촬영한 연합뉴스도 21일 “현재 SNS 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장면을 왜곡 조작한 ‘가짜사진’이 유포되고 있다”며 “프롬프터에는 당시 출입기자가 행한 질문 내용이 담겨있으나 이를 완전히 조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가짜 사진은 연합뉴스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린다”며 “해당 사진을 게재하신 분들은 즉시 삭제해주시기 바라며, 문제의 사진이 더 이상 유포되지 않도록 유의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기자회견을 앞두고 기자들과 여러차례 리허설을 했다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18일 기자회견까지 6차례에 이르는 리허설이 진행되긴 했지만, 전부 기술 리허설이었다. 사상 첫 온오프라인 병행 기자회견인만큼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기자들의 음성·영상 등이 정상적으로 송출되는지 점검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실제 리허설에서 기자들은 실제로 던질 질문보다 소속·이름을 말하며 테스트에 참여했고, 기술 테스트에 참여했지만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한 경우도 다수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