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자력발전소 다량 삼중수소(방사성물질) 검출 보도를 한 포항MBC 기자는 이 보도가 ‘어디 지방방송 얘기를 갖고’, ‘정치적 가짜뉴스’, ‘물타기’라고 비난한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에 “근거없이 지역방송을 도매금으로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특히 어용방송이라는 주장도 터무니없다고 했다. 포항MBC는 김윤 위원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월성 원전 주민 체내에서 나온 삼중수소량이 바나나 3.4개와 멸치 1g 먹은 수준이라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일부 원자력공학 전공자의 주장을 두고 지역 주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미쁨 포항MBC 기자는 18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김윤 국민의당 위원장이 지난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포항MBC 원전 보도를 두고 “어디 지방방송이 얘기한 것을 갖고”, “정치적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 주장에 이같이 비판했다.

장 기자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라며 “월성 원전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최대 71만3000 베크렐이 나온 것은 사실이며, 다른 원전과 비교해도 삼중수소가 높게 나오는 곳”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보도가 침소봉대이며, 이 월성 원전이 안전하다는 근거를 대야 하지만 그런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장 기자는 김 위원장 주장에 “우리 보도가 가짜뉴스이고, 어디 지방 방송에서 보도한 것으로 그러느냐고 한 것은 지방 방송을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나 다름없다”며 “지방에서 쓴 방송은 근거가 부족하고 근거없어도 기사를 쓴다는 얘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장 기자는 “그것은 우리 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우리 기사의 품질과 신뢰도와 정직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장 기자는 “한수원 보고서를 토대로,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한수원 입장도 다 확인하고 보도한 내용”이라며 “그런데도 우리가 썼던 기사와 앞으로 쓸 기사 모두를 도매금으로 넘기는 것이므로 큰 피해를 줬기 때문에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7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한 포항MBC 뉴스. 사진=포항MBC 영상 갈무리
▲지난 1월7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한 포항MBC 뉴스. 사진=포항MBC 영상 갈무리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이 지난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공장 영상 갈무리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이 지난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공장 영상 갈무리

 

‘어용방송’, ‘월성 원전 폐쇄의 청와대 개입 의혹 수사의 물타기 가능성’ 주장에 장 기자는 “우리가 왜 어용방송인지 모르겠다”며 “보고서와 자료를 접한 것이 지난해 12월 중순이며, 이미 수사는 한참 전에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장 기자는 “자료 받아봤을 때 삼중수소 검출됐다는 최초의 사건이었는데, 그럼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냐”며 “수사 중이니 언제까지 보도하지 말라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뉴스가치가 있는 내용을 알았으면 보도하는 게 당연하지, 충분한 이유없이 보도안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한겨레에 보도가 됐던 내용이기도 하다며 터무니없는 비난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지역 주민 체내의 삼중수소량이 바나나 3.4개~6개 먹었거나 멸치 1g을 섭취한 수준이라는 한수원과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 등의 주장을 두고 장 기자는 “그렇게 유해하지 않다면 왜 기준치 4만베크렐/리터(계획 배출기준)가 왜 존재하느냐”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것을 우리 정부가 반대하고, 이를 비판하는 것도 다 무의미하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장 기자는 이런 주장을 펴는 것 자체를 두고 “원전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모욕하는 것으로 본다”며 “저도 경주에 사는데, 4년 여 전 경주 지진이 났을 때 두려움이 정말 컸다. 지진이 나면 대피하면 되지만 원전이 지진에 영향을 받으면 모든 지진 대피 훈련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살 수 없는 지역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진 이후 원전에 대한 주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높아졌고, 안전의 중요성을 더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기자는 무엇보다 삼중수소의 유무해 논쟁 보다 더 본질적인 것이 원전 시설의 안전성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준위핵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수조 등이 샐 가능성을 조사할 생각은 않고 멸치 바나나 얘기만 하는 것은 달을 보라고 했더니 손가락만 애기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장미쁨 포항MBC 기자. 사진=장미쁨 페이스북
▲장미쁨 포항MBC 기자. 사진=장미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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