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후 TV조선 보도에 “내 발언을 조작했다”고 비난했다.

TV조선 ‘뉴스7’은 이날 오후 “내일 회견 취소… ‘지원금 방침 불변’” 리포트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모든 도민에게 10만원씩 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내일(18일)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이 회견을 오늘 돌연 취소했다. 내일 대통령 신년기자회견과 겹쳐서 미뤘을 뿐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TV조선은 이 지사가 재난소득 기자회견을 급히 취소한 까닭이 민주당 내 비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전했고, 이어 이 같은 해석에 대한 경기도 입장을 실었다.

TV조선은 “경기도 관계자는 설 전에 재난소득을 지급한다는 (이재명) 지사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이번 주 중으로 회견을 다시 열 계획이라고 했다. 취소가 아니라 연기라는 얘기다. 여권 일각에선 당내 비판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경기도는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온라인 제목은 “이재명, 돌연 회견취소… ‘대통령 회견 때문에 연기, 당 의식 안해’”였다. 보도 내용을 보면 “대통령 회견 때문에 연기, 당 의식 안해”라는 발언은 경기도 관계자 발언으로, 이는 ‘이 지사가 당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해석할 여지가 있는 제목이다. 보도 내용을 보지 않고 제목만 봤을 땐 이 지사가 한 발언으로도 비쳐질 수 있다. 최근 이 지사는 전 주민 재난지원금을 놓고 당 지도부와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 지사는 TV조선 보도 후 자신의 SNS에 이 기사를 공유하고는 “저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 ‘당 의식 안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정당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을 의식하지 않는 당원이란 존재할 수가 없고 민주당 당원으로 당의 공천을 받아 경기지사로 당선돼 일하는 주요 당직자인 제가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며칠 전 조선일보가 특정인의 구체적 발언을 인용할 때 사용하는 겹따옴표로 저의 발언을 조작하므로 구체적으로 지적했는데도, 또 제 발언을 조작했다”고 주장한 뒤 “아마도 조선일보의 이번 조작 기사는 당원을 가장한 분열 세력의 갈라치기 소재로 악용될 것이고 조선일보 역시 그와 같은 기대로 조작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런 사례가 쌓이고 쌓여 고의적 가짜뉴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징벌배상을 요구하는 여론이 생긴 것”이라며 “조선일보는 유치한 가짜뉴스 조작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경기도가 추진하는 ‘전 주민 재난지원금’에 관해 이 지사를 비판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지사를 겨냥해 “전 국민 지원을 통한 경제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어떤 조치도 방역 태세를 흩뜨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14일 “보편적 지원을 하면 그 돈을 쓰러 철부지처럼 몰려다닐 거라는 생각 자체가 국민들 의식 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고, 김 최고위원은 “코로나 19 때문에 야당의 정치 공세를 감당하는 것도 머리 아픈데 같은 당에서 그렇게 정치적으로 공격하면 어떻게 하냐”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