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된 스펙’으로 진학했다는 비판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가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한 달 전 법원은 조 전 장관 자녀가 의전원에 제출한 7대 스펙 모두를 위조·허위로 판단했다”며 “허위 경력이 들통 나고도 기어이 국시에 응시한 조국 일가의 뻔뻔함도 이해불가지만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야 입학 취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대학 측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조 전 장관 일가가 빼앗은 그 자리는 의사가 되기 위해 밤낮을 지새우며 치열하게 공부한 청년들의 것”이라며 “불과 1.16점 차이로 불합격 고배를 마셔야 했던 청년은 얼마나 큰 절망감을 느껴야 했을까”라고 물었다.

배 대변인은 “조 전 장관은 청년들에게는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이야기하더니 정작 자신의 자녀는 온갖 수를 써서 용으로 키워내고 있었다”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이 정권 구호가 참으로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제 정권은 ‘공정’을 입에 담지도 말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의사가운을 찢어버리고 싶다’는 의료계 자조를 듣고 계시느냐”며 “청년들 박탈감을 알고 계시나. 조국에게 졌다는 ‘마음의 빚’, 국민에게는 조금도 느끼지 않는 것인지 국민을 대신해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진=연합뉴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진=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과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도 조 전 장관 일가에게 날선 비판을 가했다.

임 회장은 16일 페이스북에 “무자격자에 의해 환자의 생명이 위태롭게 된 사태의 책임자들은 즉각 사퇴하라”며 “지난해 12월23일 사법부는 조민의 어머니 정경심이 고려대와 부산대의전원에 딸을 부정 입학시킨 혐의에 대해 수없이 많은 근거를 열거하며 유죄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2016년 교육부는 자체 감사 결과만으로 재판 받기도 전에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을 취소했으며 2019년 교육부와 서울대는 어머니인 성대 약대 교수가 만들어준 스펙으로 서울대 치전원에 입학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치전원 부정입학자의 입학을 재판에 넘겨지자마자 즉각 취소했다”며 “또 숙명여고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 사건에서도 서울시 교육청은 즉각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교무부장에 대한 유죄 판결뿐만 아니라 쌍둥이도 학교에서 즉각 퇴학당했고, 아버지뿐만 아니라 쌍둥이들도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례에 비춰봤을 때 조 전 장관 일가의 입시 비리에 대한 정부와 대학의 무조치는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오늘 13만 의사들과 의대생들은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리겠다는 교육부장관, 부산대총장, 부산대의전원장, 고려대총장의 미온적이고 형평성을 잃은 대처로 의대에 부정 입학한 무자격자가 흰 가운을 입고 의사 행세를 하면서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게 된 사태에 대해 의사 면허증과 가운을 찢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고 개탄한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이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초래한 부산대 총장 차정인, 부산대 의전원장 신상욱, 고려대 총장 정진택은 학교 명성에 먹칠했고, 우리 사회의 정의, 공정, 평등 같은 중요한 가치들을 어긴 범죄자와 공범에 다름 아니다”라며 “차정인, 신상욱, 정진택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못 미치는 능력으로 국가의 장래인 교육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즉각 그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과분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밝혔다.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는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신 조민이 온다”라는 글을 올리고는 “이제 조민이 환자 보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어졌다. 그녀가 생명을 다루는 과를 전공한다면 많은 이가 생사의 귀로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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