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에 “공적 규제 해체 수준” 혹평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에 “공적 규제 해체 수준” 혹평
[민주언론시민연합 긴급간담회] “지상파-유료방송 비대칭규제 해소, 규제 강화 아닌 규제 완화 방식 은 문제”…“기사형 광고와 비슷한 방송 프로그램 등장할 것” 

방송통신위원회가 13일 발표한 방송시장 활성화 방안을 두고 “방향설정부터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4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주최한 비대면 긴급간담회에서 “(방통위 정책만으로는) 방송산업 활성화가 시민들에게 어떤 공공적 이익을 가져다주는지가 불명확하다. 비대칭규제 해소가 사업자의 이익을 강화해주는 방식은 곤란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표는 “공공성을 약화하는 방식의 시장 활성화라면 지상파에 왜 재원을 확보하도록 도와줘야 하는가,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지상파 중간광고는 전면 허용되고 가상·간접광고 시간은 프로그램 시간의 5%에서 7%로 확대된다. 지상파 프로그램 시간당 광고 총량도 평균 15%, 최대 18%에서 앞으로는 평균 17%, 최대 20%로 늘어난다. 조선일보는 14일 “‘삼성래미안 펜트하우스’(드라마) 등 제목 광고, 채널을 전환하는 사이 잠깐 광고를 넣는 재핑 광고 등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김서중 대표는 “광고·편성 규제 완화를 통해 미디어 수용자들이 양질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되는 건지, 자극적이고 저질스러운 프로그램만 보게 되는 건지 정책당국의 고민이 부족하다”고 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지상파와 유료방송, 특히 지상파와 종편과의 비대칭규제, 이 중에서도 광고제도 비대칭규제를 해소하라는 주장은 민언련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다만 민언련은 케이블·종편·OTT·모바일 등에서 공공성을 해치는 광고를 규제함으로써 비대칭을 해소하라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지상파 규제를 해소하는 방식은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정연우 교수는 “지상파 재정 기반이 취약해지면서 중간광고 등 일정 부분의 규제 완화를 이해할 측면도 있지만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방송 광고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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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방통위 

방통위에 따르면 방송법에 규정되어 있는 광고형식만 허용하는 지금까지의 포지티브 방식 대신 금지되는 광고 유형만 규정하는 원칙허용·예외금지의 네거티브 방식 도입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이를 두고 정연우 교수는 “길을 다 열어주면, 공공성과 시청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광고가 나타날까 우려된다. 중간·간접·가상 광고는 지금까지 토론과 공론화 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새 광고형태를 사회적 논의 없이 사업자 재량에만 맡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방통위는 강력한 사후규제를 한다고 하지만 시청권을 지키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건강프로그램과 홈쇼핑 연계편성을 통한 상품 판매도 아직 제대로 규제를 못하고 있다”고 전하며 “작은 틈만 있으면 다양한 편법 가능성 있는 상황으로, 방통위의 이번 정책은 사실상 공적 규제를 해체하는 수준이다. 한 번 허용하면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프로그램 제목 광고만 해도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 이대로라면 방송 내용이나 포맷도 광고주 영향 아래로 들어가 (지상파는) 광고주 입맛에 맞게 제작하는 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 이 경우 신문의 기사형 광고와 본질적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또한 “지상파 방송광고 의무위탁판매제도인 미디어렙은 방송이 광고주에 휘둘리게 하는 걸 막는 취지인데 지금 미디어렙법은 방송사가 미디어렙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광고 판매 부서로 운영되며 법 취지나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하며 2015년 MBN 미디어렙 일지 사태를 언급한 뒤 “그런데 지금 정책 방향은 직접광고영업 형태로 가자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하며 “지금은 방송사의 미디어렙 소유를 어떻게 규제하고, 공공성을 구현할지에 논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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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방통위 

다큐멘터리 작가 출신의 정수경 민언련 정책위원은 “(정책대로) 예능 편성 비율이 50% 이하에서 60% 이하로 늘어나면 교양물은 실질적으로 10%대로 축소될 것이다. 교양 부문이 전멸되어도 되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방통위가 공익적 콘텐츠 보호 빗장을 스스로 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상훈 방송협회 정책실장은 이날 “상업성을 추구하는 게 반드시 공공성과 배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규제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 시민들의 비판과 견제가 규제 이상의 영향력을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재원 확보와 시민사회 견제로 지상파의 공공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정수영 MBC 정책협력부 전문연구위원은 “5기 방통위 비전이나 전체 정책 방향을 보면 방송의 공공서비스 확대를 위한 정책도 분명히 있다. 13일 시장 활성화 정책만 발표하면서 오해나 논란이 있는 것 같다”고 전하며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상업적·선정적 프로그램에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뒤처지고 이는 광고 수입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지상파가) 공공성·지역성·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물질적 토대가 망가지고 있다”며 ‘진흥’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어 “미디어 정책을 규제 강화냐 완화냐, 이분법으로 협소하게 보면 안 된다. 지향하는 목적의 달성을 위해 어떤 규제나 어떤 완화가 필요한지, 사업자와 종사자는 무엇을 할 것인지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전문위원은 사견을 전제로 “방통위 방안의 가장 큰 문제는 공·민영 방송사업자의 규제 완화 요구를 거의 모두 수용했다는 사실보다 지상파가 수행해야 할 공적 책임을 먼저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원 전문위원은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맞는 지상파의 공공성을 구체화한 후 시장개입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순서가 바뀌었다. 방통위가 생각하는 공공성이 재난방송이나 지역 공동체 미디어 활성화만으로 좁혀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방송 콘텐츠, 플랫폼 정책 등을 포함해 공적 책무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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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2021-01-15 11:42:10
지상파 비대칭 규제로 가장 혜택을 보는 쪽이 조중동과 종편인데... 언론 노조는 도대체 뭐 하는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