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과방위 의원실을 돌면서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방송, 광고, 통신 전문가가 와야 한다고 당부의 말씀을 드렸다. 방통심의위원들은 정당이나 여권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이나 국회의장이나 자기 사람 심는 데 급급하다. 허무하다.” (최종선 전국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장)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4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적폐 언론인에게 방송 심의를 맡기겠다는 국회의장과 정부·여당은 제정신인가?”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4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적폐 언론인에게 방송 심의를 맡기겠다는 국회의장과 정부·여당은 제정신인가?”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서연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4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적폐 언론인에게 방송 심의를 맡기겠다는 국회의장과 정부·여당은 제정신인가?”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서연 기자.

이날 기자회견은 제5기 방통심의위원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적절성을 지적하기 위해 열렸다. 9명의 방통심의위원은 정부·여당에서 6명, 야당에서 3명을 추천해 구성된다. 

지난 11일 미디어오늘은 김재철 전 MBC 사장 재임 시절 MBC 보도국장을 지낸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이 제5기 방통심의위 상임위원에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이장석 전 사장은 지난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추천했다고 연락이 왔다”며 방통심의위원 내정 사실을 밝혔다. 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KBS 보도본부장과 KBS비즈니스 사장을 역임한 강선규씨가 추천된다는 말이 나온다. 

최종선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장은 “4기 방통심의위가 7개월간 공백 상태였다. 그때도 야당에서 추천권을 많이 갖고 싶다고 해서 공백 기간 길어졌다. 지금도 정치권에서 본인들의 역량을 발휘하고자 국민을 뒤로하고 자기 사람을 심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선 지부장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장석 전 사장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지부장은 “국회의장은 이장석이 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이장석 추천을 철회하더라도 왜 추천했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친소관계에 따라 추천할 자리인가. 국회의원들이 방통위설치법 입법 취지를 망각하고 본인들 이해관계에 따라 심의위원을 추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오동운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가슴이 철렁했다. 여당 출신의 박병석 국회의장이 MBC를 망가뜨렸던 인사를 추천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이장석 전 사장이 본인이 사퇴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하지만,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훈 언론노조위원장도 “MBC 언론노동자들이 박근혜 정부로부터 탄압받던 시절 꽃길만 걷던 사람을 방통심의위 부위원장으로 추천했다. 이런 사례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다. 적폐 언론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포장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서야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에게 추천받고 부위원장으로 부임하려고 하냐”고 꼬집었다. 

오정훈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방통심의위나 공영방송 이사나 정치권이 추천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에게 추천 권한을 돌려줘야 제대로 된 양심적 인사들이 공정하게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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