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중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사면 관련해 말을 아껴온 문재인 대통령 의중이 ‘사면 불가’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안 관련 입장을 밝혔다.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최 수석은 “(대통령의 사면이라는) 고유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고 (대통령은) 그걸 책임지는 행정수반이기 때문에 국민이라는 두 글자를 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며 “그러한 고려를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해야 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면 여부에 대한 정치적 공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수석은 “여당에서는 (전직 대통령 등의) 사과와 반성을 얘기를 했고 야당 (입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사과는 안 했지만 사실 당에서 사과를 했다”며 “다 충돌하는 모순이다. 더 이제 공방하고 거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데 ‘국민’이라는 두 글자가 전제돼 있기 때문에 정치적 공방을 할 필요도, 해서도 안 될 사안이 아닌가 싶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국민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제시한 최 수석 발언은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해석됐다. 처음 사면을 언급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 통합’을 명분 삼았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11일 리얼미터·YTN이 발표한 ‘전직 대통령 사면의 국민 통합 기여도’ 조사에서 ‘기여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56.1%, ‘기여할 것’이란 응답은 38.8%로 나타났다.(1월8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 95%신뢰수준 표본오차 ±4.4%p)

사면 자체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1월 5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1100명에게 현 정부의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묻자 응답자 과반인 54%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사면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95% 신뢰수준 ±3.1%p)

한편 최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서 반등의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지율 추이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신경이 쓰이는 정도가 아니고, 지지율 자체에 매달리는 것보다 국민들의 신뢰와 응원을 더 받아야겠다는 각오를 또 새롭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최 수석은 다만 “안팎으로 환경이 굉장히 어렵고 안 좋지 않은가. 또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다 보니까 4년 동안의 궤적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아주 가혹할 정도로 또 평가를 낮게 하시는 것들이 다 반영된 거”라며 “코로나, 경제, 부동산 이런 등등의 상황들이 아직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받은 평가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응원을 더 받도록 노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각오와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등 야당과의 영수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래 전에 제안을 드리고 또 타진을 해 왔던 일이기 때문에 빠를수록 좋다”며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국민의힘 의사에 따라서 바로 이뤄질 수 있다. 김종인 대표께서 말씀하신 의제와 또 내용 등이 사전에 조금 얘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만 보이면 진행을 할 수 있는 문제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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