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의 차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내정 소식에 “수많은 동료가 공영방송을 지키려 핍박을 받는 동안 요직을 거치며 ‘꽃길’을 걸었던 인사”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 전 사장을 추천한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해명을 요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12일 성명을 내고 “이장석 전 MBC 보도국장이 방심위원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그가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장석이 누구인가. MB의 낙하산 김재철이 사장으로 내려와서 처음으로 임명한 보도국장이었고,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선·후배, 동료들이 내쫓기고 핍박을 받는 동안 요직을 거치며 ‘꽃길’을 걸었던 인사”라고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장석 전 사장이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의 부장으로 있는 동안 프로그램 이름이 바뀌고 시청률 사각 시간대로 변경됐고, 이후 보도국장에 임명됐다고 지적했다.

▲2010년 4월5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로비에서 열린 MBC 총파업 출정식. 사진=미디어오늘
▲2010년 4월5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로비에서 열린 MBC 총파업 출정식. 사진=미디어오늘

MBC본부는 “MBC 시사보도가 제 역할을 빼앗기고, 공정성과 경쟁력이 악화되는 시발점”이라며 “그가 보도국장으로 있는 동안 ‘뉴스데스크’는 4대강 사업 검증과 총리실 민간인 사찰 같은 정권에 불리한 이슈에 철저히 침묵했다”고 했다. 이어 “2014년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이라는 역사적 판결과 함께 조합 집행부가 해고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는데도 회사는 억지 논리로 법원 판결을 반박하는 보도 자료를 내고 해직자의 복귀도 막아섰다. 이때 경영기획본부장으로 회사의 경영과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있던 자가 이장석”이라고도 했다.

MBC본부는 이 전 사장을 추천한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더 답답한 것은 이런 인사를 추천한 당사자가 집권 여당 출신의 국회의장이라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방통심의위는 시청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사하는 막중한 공적 책무를 지닌 기관”이라며 “후보자의 이력과 행적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부적격 인선이 강행된다면, 단지 학연 등 개인적인 연고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MBC본부는 “만약 이런 의심과 의혹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면 공정과 정의를 요구하면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이장석의 방통심의위원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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