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월1일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시작도 하기 전에 당내에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부동산 정책을 교란시키려는 행위라고 지목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는 지난 10일 저녁 ’"매물 끌어낼 수 있을까"…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안 거론‘에서 “1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이 당정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다”고 썼다. 이 매체는 “방향성이 잡힐 경우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짜고 있는 부동산 공급 대책과 함께 발표할 가능성이 흘러나온다”며 “변 장관 취임에 맞춰 앞서 부동산 세제에 대한 수정·보완 작업을 함께 진행하는 시나리오”라고 추측했다.

연합뉴스는 민주당 관계자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등 문제를 당 지도부가 고심하고 있다”면서 “여러 사람이 얘기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도 11일자 6면 머리기사 ‘[단독] “양도세 한시적 30% 깎아주자” 민주당 내 ‘공급확대방안’ 거론’에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한시적 감면’ 카드가 본격 거론되고 있다”며 “양도세 중과(重課) 정책이 ‘매물 잠김’ 현상을 낳아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니, 세금을 한시적으로 30~40% 깎아주는 방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썼다.

특히 이 신문은 민주당 비상경제대책본부장인 김진표(5선·경기 수원무) 의원이 최근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에 ‘양도세 중과 유예나 한시적 감면 등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는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내용의 정책 건의서를 제출했고,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병욱(재선ㆍ경기 성남분당을) 의원 또한 양도세 중과(6월) 이전에 주택을 매각한 다주택자에 한해 양도세의 30~40%를 감면(세액공제)해주는 방안을 조만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도 14면 기사 ‘정부 “다주택자 집 팔게 유도”… 양도세 완화 검토하나’에서 “규제 일변도였던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주택시장에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기 위해 양도세 완화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홍 부총리의 지난 1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 발언을 들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현재 세 채, 네 채 갖고 계신 분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공급 정책”이라며 “다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다 강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같은 보도에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오전부터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일부 언론의 ‘당정이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도 “양도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논의한 적도 전혀 없고, 논의할 계획도 전혀 없다”면서 “앞으로 부동산 정책을 교란시키는 말이나 주장은 참 나쁜 것으로 간주하고 부동산 안정과 배치되는 해서는 안 되는 주장으로 간주하겠다”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누가 (얘기)했는지는 모르지만 부동산 시장 교란 발언을 자제해야 하고 부동산 정책에 심대한 타격과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 줄 수 있다”며 “이에 잘못된 발언이 다시 나가지 않도록 아주 강도 높은,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별 의원도 이런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질의에 최 수석대변인은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 당직이나 국회직 자리에 있는 분들 물론”이라며 “6월에 시행할 양도세 관련 정책 법안들이 효과를 막 보이려고하는 시점에서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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