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질문 난색 여수시장 인터뷰 불발 사태 보도한 여수MBC
질문 난색 여수시장 인터뷰 불발 사태 보도한 여수MBC
여수MBC 뉴스데스크, 권오봉 여수시장 언론관 비판 눈길

권오봉 여수시장이 입맛에 맞지 않는 질문을 이유로 여수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신년 대담에 출연하지 않아 언론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수MBC는 지난 7일 뉴스데스크(“민감한 주제 빼달라?… ‘신년 인터뷰도 입맛대로’”)를 통해 이 사안을 문제 삼았다.

여수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라디오 전망대’는 지난 4일부터 한 주 동안 전라남도 동부권 지자체장(여수시장, 순천시장, 광양시장, 고흥시장, 전남도지사) 릴레이 신년 인터뷰를 준비했다. 라디오 전망대는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후 6시부터 한 시간여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10여개 질문을 통해 지난해 여수시 코로나19 대응 평가와 올해 대비 상황, 여수형 재난지원금, 노동자 안전과 기업 책임에 대한 여수시 대책 등을 묻고자 했다. 여수시가 난색을 표한 질문은 여수형 재난지원금과 환경훼손 항목에 관한 것이었다.

여수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여수시는 ‘여수형 재난지원금’과 ‘환경 훼손’ 항목에 난색을 보이며 질문을 빼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해왔다”며 “이후 여수시에서 수정한 질문지에는 이 두 개 질문을 통째로 삭제하고, 대신 ‘올해 중점 시정운영 계획’ 등을 끼워 넣었다. 그리고 이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 여수MBC는 지난 7일 뉴스데스크(“민감한 주제 빼달라?… ‘신년 인터뷰도 입맛대로’”)를 통해 권오봉 여수시장의 언론관을 비판했다. 사진=여수MBC 화면 갈무리.
▲ 여수MBC는 지난 7일 뉴스데스크(“민감한 주제 빼달라?… ‘신년 인터뷰도 입맛대로’”)를 통해 권오봉 여수시장의 언론관을 비판했다. 사진=여수MBC 화면 갈무리.

여수시는 권 시장과 상의한 결과 질문들이 전반적으로 무겁고 공격적이라 신년 인터뷰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MBC에 전했다. MBC에 따르면 여수시는 “두 가지 질문에 충분히 답변할 의사가 있었지만 ‘중점 시정운영 계획’ 등 일부 질문에 대한 추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인터뷰에 응할 수 없었다”는 입장.

여수MBC는 “허석 순천시장과 정현복 광양시장, 송귀근 고흥군수는 신년 인터뷰 내용에 대해 어떠한 수정 요구도 하지 않았고, ‘청렴도 최하위 등급’ 같은 이른바 ‘불편한 질문’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입장과 향후 개선 계획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여수MBC를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해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중요한 공적 사안에 관한 질문”이라며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공적 책임을 진 기관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라디오 전망대 진행자인 이용선 앵커(아나운서)는 11일 통화에서 “인터뷰 취지는 시정 현안 및 논란에 대한 지자체장들 생각과 입장을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전체 방송 시간 40~45분 가운데 20분을 인터뷰에 할애했을 정도로 비중있던 기획이었다”고 말했다.

이 앵커는 “유독 여수시만 폐쇄적이었고, 사전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기획 의도에 손을 자꾸 대는 것 같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MBC가 여수시의 환경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뤘던 것에 반감이 작용한 듯하다”며 “여수시는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기도 했는데, 재난지원금은 여수시 시민사회가 10대 뉴스 가운데 1위로 꼽았던 현안이었다. 질문하지 않을 수 없는 이슈”라고 덧붙였다.

앞서 권오봉 여수시장은 지난해 12월 초 긴급현안 브리핑을 통해 “현재로서는 전 시민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이 크지 않은 시기”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여수시민협은 ‘전 시민 여수형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요구’를 지난해 여수 10대뉴스 1위로 꼽고 지급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여수 대형리조트 사업자의 소미산·갯바위 훼손 등 환경 문제도 지난해 여수시를 달군 이슈였다. 이용선 앵커는 “시민들이 궁금해하고 알아야 하는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는 여수시 입장은 이해할 수 없다”며 “언론에 대한 기본 인식이 잘못돼 있다”고 비판했다.

7일 뉴스데스크 리포트를 작성한 문형철 여수MBC 기자도 “시장은 시민의 관심 사안을 설명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사전 조율 과정에서 홍보성 질문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우리 MBC 라디오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일을 기사화하는 것에 부담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질문 두 가지를 빼자고 한 것, 시정 운영 계획이 꼭 질문에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 기자는 “기본적으로 여수시장 언론관이 왜곡돼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한 번은 짚어야 할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