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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중대재해법, 진보·보수지의 극명한 온도차
누더기 중대재해법, 진보·보수지의 극명한 온도차
[비평] 한겨레·경향, 노동자 입장서 법안 후퇴 지적…보수·경제지, 재계 관점서 법안비판·후속조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9일 일부 조간에서 이 소식을 다뤘지만 노동계 혹은 재계 입장에서만 사안을 다뤄 보도의 관점과 내용이 서로 달랐다. 한 신문만 봐선 관련 이슈를 다 알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산업재해 피해자와 노동계 관점을 충실하게 담았다. 

한겨레는 1면 “중대재해법 결국 국회 통과…그것도 1년 뒤 시행” 기사에서 법안이 공포 1년 뒤 시행되는 점과 노동계가 “처벌 대상과 수위를 대폭 낮춰 입법 취지에서 후퇴한 법안이 통과됐다”고 반발한 내용 등을 강조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을 제외했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 유예조항을 둔 것 등에 대한 비판이다. 

한겨레는 6면에서 법 제정을 위해 29일간 단식을 했던 산업재해 희생자 유족들의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유족들은 법안 처리가 늦어진 점과 알맹이가 빠진 앙상한 ‘정부안’이 제출되는 등 법안이 후퇴한 점을 아쉬워했다. 한편 중대재해법이 통과된 8일 인천 두산인프라코어 공장에서 노동자가 추락사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 6일자 경향신문 6면
▲ 9일자 경향신문 6면

 

경향신문은 중대재해법 제정이 늦어진 점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6면에서 “(법안 통과가)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0대 국회 시절인 2017년 4월 최초 입법 발의한지 4년 만”이라며 법안통과가 늦어지고 후퇴한 것에 대해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와 재계의 집요한 로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5인 미만 사업장 배제는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의 제의로 시작했고, 발주처의 책임을 삭제하고 공무원을 처벌대상에서 제외한 것 역시 정부안의 내용이다. 

경향신문은 향후 ‘가짜 5인미만 사업장’이 늘어날 것을 우려했다. 규제를 피하려 회사를 쪼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지금도 법정수당 지급, 연차휴가 사용, 노동시간 제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을 적용받지 못하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생명이 걸린 안전 문제에서조차 차별을 받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기자메모’ 칼럼에서 중대재해법 만으로 산재가 본질적으로 해결될 수 없으니 국회가 후속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경제지는 재계 관점에서 중대재해법을 비판했다. 

경제지는 여당이 해당 법안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한국경제는 “경제계와 노동계, 여야 의원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법이지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처리시한을 못 박은 탓에 법 부작용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제정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다른 기사에선 여당이 중대재해법 공포도 하기 전에 반발을 감안해 법 개정을 말한 것을 두고 “여당이 숙의 과정 없이 졸속으로 법을 만들었다는 걸 사실상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도 “5인미만 사업장 처벌 안받지만…원청업체 CEO는 징역형”이란 기사에서 “속전속결로 처리한 탓에 모호한 규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 역시 1면 “11일 ‘땜질심사’ 해놓고 중대재해법, 본회의 통과”란 기사에서 “정부안이 마련된지 11일 만에 땜질 심사를 거쳐 통과되면서 독소조항이 가득한 누더기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 9일자 매일경제 정치면
▲ 9일자 매일경제 정치면

 

재계의 불만도 상세히 전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서 ‘중대재해법 여야 합의로 국회 통과…경제단체 “참담하다”’고 관련 기사 제목을 뽑았고, 동아일보는 4면에서 ‘기업들, 중대재해처벌법 통과에 한숨 “하청업체 안전 어떻게 24시간 확인하나”’로 기사 제목을 뽑았다. 

매경은 “中企 줄도산 불가피…산재예방 노력땐 정상참작을”이란 기사에서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 “신도 지킬 수 없는 법이란 비판이 나온다”, “CEO가 일일이 다 챙기려면 손오공처럼 ‘분신술’이라도 써야 된다는 얘기”, “중대재해법 제정으로 국내 일자리가 감소해 경제 기본 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등 강하게 비판하며 “경영책임자가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한 경우,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면책 규정을 마련해달라”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입장도 함께 전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 4면 보도를 보면 경기지역의 중소기업지역단체 회장은 “가능한 한 빨리 헌법소원을 준비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거리로 나설 수 없어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경은 “국내 최대 보수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도 중소기업계를 도와 위헌소송 대리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경총과 중소기업중앙회 등 30개 경제단체는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과 형법상 책임주의, 명확성의 원칙을 중대하게 위배한다”고 주장해왔다. 

▲ 9일자 한국일보 '지평선' 칼럼
▲ 9일자 한국일보 '지평선' 칼럼

 

한편 한국일보는 이러한 재계 반발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김희원 논설위원은 “중대재해법에 분노하는 재계”에서 “기업들은 형량 완화 로비에 들이던 노력을, 안전 의무를 점검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쏟아야 한다”며 “산재를 값비싼 비용으로 산정하고 안전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논설위원은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법이 그래도 의미가 있으려면 기업들이 처벌을 피해가는 꼼수를 버리고 산재 예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중대재해법에 이제 재계가 응답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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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1-01-09 10:32:01
매번 이런 식이다. 법 통과를 위해 단식→하나라도 빼거나 더하면 맹비난. 단식이 입법을 위한 도구라면 왜 투표와 국회의원이 필요한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도 이렇게 진보신문/단체/노총의 비난(하나라도 안 들어주면 반대 시작→비난→반대표) 때문에 코너로 몰리며 사망했다. 그리고 이명박/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다. 어쩜 이리도 변하지 않는가. 역사는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