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저녁, “TBS가 교통 긴급방송이 아닌 정치 방송을 했다”는 정치인의 주장과 해당 주장을 그대로 받은 보도에 TBS가 반박하고 나섰다. TBS는 6일 저녁 8시부터 새벽 3시, 그리고 7일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대설 특집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앞서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 힘)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TBS 편성표를 보면 어제(지난 6일) 밤부터 출근길 혼란이 극에 달한 이 날 아침까지 긴급편성돼야 마땅한 ‘교통방송’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온통 정치, 예능방송 일색”이라며 “TBS는 긴급편성으로 청취자들에게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경제, 이데일리, 매일신문, 서울경제, 세계일보, 데일리안, 머니투데이, 헤럴드경제 등은 이러한 이 전 의원의 주장을 기사화했다. 

▲
▲이혜훈 전 의원의 주장에 따라 TBS가 폭설에 긴급편성을 하지 않다고 전달한 보도들. 

TBS는 8일 반박 자료를 내고 “언론의 보도와 달리 TBS는 6일 저녁 8시부터 새벽 3시, 그리고 7일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대설 특집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며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이가희의 러브레터’ 시간에는 기존에 준비했던 음악과 토크 대신 실시간 기상정보와 교통정보, 청취자 교통제보 문자를 소개했고 길 위에 갇혀 있는 시민들의 전화 인터뷰를 내보냈다”고 반박했다. 

이어 “6일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기존 프로그램들을 결방시키고 TBS 대설대비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기상정보와 교통정보, 청취자 교통 제보 문자 외에 제설 담당자, 기상통보관, 길 위에 있는 시민 인터뷰를 발 빠르게 연결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이나, 이 전 의원의 주장을 그대로 받은 언론은 TBS 홈페이지의 편성표만 보고 ‘긴급방송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TBS 홈페이지 편성표는 긴급방송 이전에 작성된 기존 편성표였다.  

TBS 관계자는 8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7일 하루 동안 16개의 언론사에서 허위 주장이 담긴 기사가 나갔지만 TBS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전화 취재를 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며 “전화를 하지 않더라도 해당 시간대 방송을 들어보거나 체크했다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인데 정치인의 허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혜훈 전 의원의 허위 주장도 황당하지만, 이를 검증 없이 받아쓰고 확대 재생산한 언론은 정말 무책임하다”면서 “반박 자료 배포 이후에도 관련 내용을 정정한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하고 이 또한 기사 말미에 TBS는 교통 관련 긴급 편성을 했다는 입장을 알려왔다는 문장을 첨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면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정정 혹은 사과 보도를 해야 함이 마땅하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 1월7일 새벽 2시 56분, 대설 특집 방송 종료 직전 TBS 제작진의 모습. 사진제공=TBS.
▲ 1월7일 새벽 2시 56분, 대설 특집 방송 종료 직전 TBS 제작진의 모습. 사진제공=TBS.
▲
▲1월6일 저녁부터 1월7일 새벽까지 청취자들이 TBS에 문자를 보내고 교통에 대한 질의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TBS. 

TBS는 반박 자료를 통해 이혜훈 전 의원에게 유감을 표했다. TBS는 “당초 예보됐던 것보다 많은 양의 폭설이 내린 긴급 상황에서 실제 TBS FM을 듣거나 사실관계에 관한 확인 없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존 편성표를 토대로 TBS를 비판한 이혜훈 전 의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또한 TBS는 “서울수도권 지역 공영방송으로서 시민의 안전을 위한 일상적인 재난정보 제공 및 즉각적인 재난방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TBS는 교통, 기상에 특화된 제작 노하우와 시민과의 쌍방향 소통으로 서울시민의 든든한 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