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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장경제 들먹인 보수언론
누더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장경제 들먹인 보수언론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 ‘외면·논점 흐리기’, 동아·중앙 ‘재계 입장 서기’, 단식 산재 유가족 “국회, 목숨 놓고 정치놀음”

원청 기업의 산재 책임 강화를 골자로 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애초 취지가 대폭 후퇴한 수정안으로 본회의 상정을 앞뒀다. 특히 전체 산재 사고의 80%가 일어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적용에서 제외하거나 유예해 국회가 스스로 사각지대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비판 여론은 보수 성향 언론에서 제대로 찾아볼 수 없었다. 조선일보는 14면 하단 구석에 5문단의 짧은 기사로 실은 게 전부다. “초중고 교장들, 중대재해처벌법서 학교 제외 요구”란 제목의 기사는 산재 처벌 대상에 학교장도 포함되자 초·중·고교 교장단이 입법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8일 9개 전국단위 아침 종합 일간지  1면
▲8일 9개 전국단위 아침 종합 일간지 1면

 

논점 왜곡 마저 보였다. 10면의 “정치와 노조의 사회적 책임도 물어야”라는 제목의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인터뷰 기사다. 조선일보는 “‘중대 재해기업’들이 처벌받아야 한다면, 중대하게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이들도 처벌하는 ‘중대 자유민주주의 처벌법’ ‘중대 시장경제 파괴 처벌법’도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조합, 환경단체 등이 막무가내로 ‘반기업적 정책’을 요구하면서 대의민주주의 가치까지 훼손한다는 지적을 다뤘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본질은 실효적인 산재 예방 시스템 개혁이다.

▲8일 조선일보 10면
▲8일 조선일보 10면
▲8일 조선 14면
▲8일 조선 14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재계 취재원의 평가를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7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에게 “처벌만 자꾸 얘기하면 (기업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조명했다. “경영계가 요청한 핵심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아 참담함과 좌절감을 느낀다”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발언도 덧붙였다.(5면 “경총 ‘요청 대부분 반영안돼 참담-좌절감’”) 중앙일보의 헤드라인도 학교장들 반발이다.(12면 “학교도 중대재해법 포함, 교총·교장단 “학교가 사업장이냐”)

▲8일 동아 5면
▲8일 동아 5면
▲8일 중앙 12면
▲8일 중앙 12면

 

경영계 불만만 볼 수 있는 조중동 지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지난 7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해 오늘(8일) 본회의 상정을 앞뒀다.

통과안은 5인 미만 사업장을 적용 대상에서 뺐고 50인 미만 사업장엔 적용을 3년 유예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1~9월 산재 사망자 1571명 가운데 5인 미만 사업장 소속은 23.9%(375명)였고,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비중은 61.5%(966명)였다”며 “위험의 외주화, 책임의 외주화가 되고 있는 작은 사업장을 방치하자는 것이고,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쪼개기’ 등 편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실었다.

발주처에도 원청·하청업체와 동일하게 안전보건 의무를 부여하는 조항도 빠졌다. 산재를 은폐하려 한 경영책임자에게 산재 사망 책임이 있다고 추정하는 인과관계 추정조항도 삭제됐다. 산재 사망 시 처벌 수위도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징역 1년 이상, 벌금 10억원 이하’로, 법인은 ‘50억원 이하’ 벌금형으로 후퇴했다. 법인 경우 벌금형의 하한이 정해지지 않았다. 징벌적 손해배상금도 손해액의 ‘최저 5배’에서 ‘최대 5배’로 줄어들었다.

▲8일 한겨레 3면
▲8일 한겨레 3면

 

최정학 방송통신대 교수(법학)는 한겨레에 “경영책임자 처벌에서 징역형으로 실형이 나와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하한형이 ‘1년 이상’이면 지금까지 관행으로 볼 때 여전히 책임자가 집행유예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나아가 문재인 정부 대부분의 노동 존중 정책이 용두사미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기관 상당수가 자회사 정규직 채용 방식으로 우회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도 임기 첫 해와 둘째 해에 법정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지만 지난해엔 가장 낮은 인상률을 보였고 2018년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해 인상 속도를 줄였다. 대선 공약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은 아직 국회에 계류됐다.

경향신문은 “노동 관련 법에 대한 정부·여당의 태도는 검찰개혁 법안을 대하는 태도와 다르다”며 “국정을 책임진 정부·여당으로선 재계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론도 있지만 노동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확고한 철학과 방향의 부재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8일 경향 1면
▲8일 경향 1면
▲8일 경향 3면
▲8일 경향 3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원안 통과를 주장하며 28일 째 단식 중인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군재단 이사장은 7일 “국회가 사람 목숨을 놓고 정치놀음을 하다가 보여주기식 법안 만들기에 그친 것 같다”고 언론에 말했다.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는 “연평균 300여명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망한다. 300개가 넘는 우주가 사라지는 일에 국회의원들은 관심이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 민주주의 ‘치욕의 날’” “트럼프의 폭력의 씨앗”

8일 9개 전국단위 아침신문 종합일간지 1면은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시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장식했다. 지지자 수백명은 지난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던 의사당에 난입해 4시간 가량 시위했다.

여성 지지자 1명은 이들을 진압하던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총 4명이 사망했고 52명이 체포됐다. 의회 인근 건물에선 폭발물도 발견됐다.

▲8일 한국 1면
▲8일 한국 1면
▲8일 국민 1면
▲8일 국민 1면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을 질타했다. 경향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선거 기간 내내 무장한 지지자들을 옹호했고, 대선이 끝난 후엔 ‘선거 불복’ 메시지를 뿌려왔다. 그는 특히 이날 집회에서 “의회로 행진하라”며 지지자들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 결집을 위해 증오를 부추기고 거짓을 유포해 미국 사회를 분열과 혼란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백인·남성 우월주의자와 총기 소유 옹호자, 음모론 신봉자 등은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암묵적 지지를 등에 업고 세력을 키워 왔고, 그들을 방치한 미국 사회가 ‘대선 쿠데타’라는 충격적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고 지적했다.

▲8일 서울신문
▲8일 서울신문

 

이 같은 의사당 난입조차 백인 특권에 기반했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프로농구 선수 자말 크로퍼드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당신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특권’이 있다는 걸 알 때 저런 일을 벌일 수 있다”고 적었다.

서울신문은 “(온라인에서) 시민들은 지난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 때 주 방위군이 의회와 백악관 앞에 줄지어 늘어서서 시위대를 막던 사진과 이번 난입으로 백인들이 의사당 내부에서 난동 부리는 모습을 비교하며 ‘흑인이라면 진작에 총살당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또 “의회를 덮친 반역적인 오늘은 13명이 체포됐다. BLM 시위 때는 1만 4000명 이상이 붙잡혔다. 백인 특권은 수치화할 수 있다”는 코미디언 하리 콘다볼루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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