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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질된 중대재해법 법사위 넘자 의사들도 반대
난도질된 중대재해법 법사위 넘자 의사들도 반대
민주-국힘,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등 개악 합의 직업환경의학과 의사회 “산재 사망자 33%가 5인 사업장에서 발생, 법 제대로 만들어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에 5인 미만 사업장을 처벌대상 기업에서 제외하는 등 개초 법안이 크게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50인미만 사업장의 경우 법 시행 대상에서 3년간 유예기간을 주기로 하는 등 곳곳이 난도질 됐다는 지적이다.

양당은 이날 중대재해법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해 8일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게 됐다. 중대재해법 시행시기는 공포 뒤 1년 뒤로 잡았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 법은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을 물리고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불법 인허가 및 안전관리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공무원 처벌 특혜규정도 빠졌고, 경영책임자 의무조항에 발주처 공사 기간 단축, 일터 괴롭힘 등 조항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법인이 손해를 배상할 때 최저한도액도 ‘손해액의 5배’로 했다. 애초 발의안에 있던 ‘인과관계 추정’ 규정을 삭제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하는 안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중기부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취지를 난도질을 했다”며 “어제(6일) 중기부 차관의 구두 제안으로 5인 미만 사업장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유예도 아닌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잠정 합의를 했다”고 비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국민은 안전과 생명의 법적 보호에 예외를 두겠다는 것으로 중기부가 재해살인방조에 앞장섰다”고 혹평했다.

직업환경과학과 의사들도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일터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 의사회’는 이날 저녁 내놓은 성명에서 오늘 법사위 소위에서 통과된 안을 보고, “이 안이 노동현장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고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국회가 더 심사숙고하여 제대로 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정의당 인사들 옆에서 법사위 소위 논의결과를 밝히고 있다. 사진=정의당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정의당 인사들 옆에서 법사위 소위 논의결과를 밝히고 있다. 사진=정의당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이 의사들은 소위 의결안에 △5인 미만의 사업장 법 적용 재상 제외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2년간 적용 유예 △‘중대 재해’ 정의에 직업정신질환을 시행령에서 규정 △경영책임자 범위에서 실질 책임이 있는 대표 이사가 빠져나갈 여지를 둔 것 △경영책임자 의무에 발주처 공사기간 단축 등의 책임, 일터 괴롭힘 등의 배제를 지목했다. 이들은 “이 조항들이 실제 노동자들의 희생을 막기 위하여 오랫동안 제기되었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5인 미만 개인사업자 적용 제외를 두고 이들은 이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약 300만 명이고, 전체 산재사망자의 약 30%(322명)가 이곳에서 일하다 죽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사들은 사실상 같은 사업주가 운영하면서 친인척을 다른 사업주로 해 서류상 5인 미만으로 운영하는 현장을 자주 경험했다며 “똑같은 숫자의 노동자들이 10개의 하청업체에 소속되어 일하던 것이 5인 미만의 20개 하청으로 나누어 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체가 쪼개지고 위험정보를 알리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50인 미만 사업장 유예에 대해서도 이들은 지난 2018년 50인 미만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약 1000만명 가운데 745명이 사망했다는 점을 들었다. 2년 동안 유예할 경우 1490명의 죽음에 대해 해당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지 않게 된다는 비판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중대재해는 원청 대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작은 하청업체 노동자에서 발생하고, 책임은 원청이 아닌 하청업체가 뒤집어써왔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고자 한 법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여기에 유예 규정이 존재한다면 언제든 다시 유예할 가능성이 있기에 유예규정은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경영책임자를 ‘대표이사 또는 안전을 담당하는 이사’로 규정한 점을 들어 이 의사들은 “대표이사에게 면죄부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의역 김군사건이나 석탄화력발전소 김용균 사건의 경우 2인1조 작업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안전담당 이사의 결정(권한)을 넘어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산업재해자는 전체 사업장의 32.1%이며 사업체 수는 79.8%를 차지하고 있다며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는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의 재탕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의 논의사항 등을 들어보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누더기 입법과 입법취지의 후퇴가 우려된다”며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할 경우 큰 사각지대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처벌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한 것을 두고 이 의원은 “‘2년 이상 징역 또는 5천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정부부처 협의안 보다도 크게 후퇴했다”며 “벌금에 하한선을 정하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한편, 이 같이 후퇴한 법안인데도 경영계와 조선일보 등 친재벌 매체들은 법 제정 자체를 반대했다. 조선일보는 7일자 사설에서 대주주가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웬만한 중소기업이면 사업 현장이 수십 개에 달하고, 건설업체는 수백 곳씩 건설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보통”잉라며 “이렇게 수많은 현장에서 중대 사고가 발행할 때마다 CEO나 대주주를 감옥에 보낸다면 성할 기업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기업인을 교도소 담장 위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라며 “기업을 경영하는 그 자체가 ‘잠재적 범죄’가 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비난했다.

경총도 “헌법과 형법상의 책임주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 등에 크게 위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과 산업현장 관리에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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