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측의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에 대해 지역사회·시민단체가 LG 제품 불매를 선포하고 누리꾼이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에게 밥값을 보내는 ‘한끼연대’에 나서는 등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캠페인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서울지역에서 116개 지역·시민사회·노동단체가 불매에 참가했고 4000명 가까이 ‘한끼연대’에 참여했다.

110여 개 지역사회 풀뿌리단체와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7일 LG 청소노동자들이 텐트와 로비 농성 중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 측의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발언에 나선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청소용역노동자)은 “우리는 작년 마지막날 해고를 당했다. 집에 가지도 못하고 로비 농성한 지 9일째”라며 “씻지도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는 상태다. LG의 통제 아래 인권도 무시당하고 있다. 가족도 만나고, 손녀 손자들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 

30여 명의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은 지난달 16일 LG의 집단해고 방침에 맞서 파업과 농성을 시작한 지 22일째다. 원청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하청업체에 노조가 구성되자 계약만료를 이유로 들어 청소노동자 80명을 지난해 말일로 해고했다. 노동자들은 LG트윈타워 로비에서 외부와 출입이 금지된 채 농성 중이다.

▲서울지역 풀뿌리단체 등 116곳과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7일 LG 청소노동자들이 텐트와 로비 농성 중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에 청소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서울지역 풀뿌리단체 등 116곳과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7일 LG 청소노동자들이 텐트와 로비 농성 중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에 청소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지역사회 풀뿌리단체 116곳과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7일 LG 청소노동자들이 텐트와 로비 농성 중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에 청소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지역사회 풀뿌리단체 116곳과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7일 LG 청소노동자들이 텐트와 로비 농성 중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에 청소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나서 우리의 권리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목소리를 내고 잘못된 것들을 바꿔나가기도 했다. 입에 붙었던 고객님도 우리와 똑같은 노동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LG는 우리가 노조에 가입했다고 업체를 바꾸고 해고했다”며 “품질 저하로 교체한다는 것은 핑계다. LG의 자회사가 회장 고모들이 주주로 있는 회사를 단순 품질저하를 이유로 계약해지하겠느냐”고 했다. 그는 “반드시 고용승계를 쟁취할 것이다. 흩어지지 않고 똘똘 뭉쳐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LG 측은 지난 1일 청소노동자들이 농성하는 건물에 난방을 포함한 전원을 차단하고 용역을 동원해 식사 전달을 막다 여론이 악화하자 현재 밥과 전기, 핫팩 등 기본 생필품 반입만 허락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을 위해 건물을 빠져나왔다가 출입이 제한돼 오늘 바깥 농성텐트에서 지낼 예정이라고 했다. LG 측은 청소노동자들의 화장실 이용을 위한 사옥 출입을 허락하지 않아 이들은 인근 여의나루역을 이용하고 있다.

▲농성 중인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이 자필로 작성한 기자회견 발언문. 사진=김예리 기자
▲농성 중인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이 자필로 작성한 기자회견 발언문.
▲LG트윈타워 사옥 로비에서 외부와 출입이 금지된 상태로 농성 중인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이 건물 밖에 있는 연대 활동가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LG트윈타워 사옥 로비에서 외부와 출입이 금지된 상태로 농성 중인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이 건물 밖에 있는 연대 활동가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유검우 노동도시연대 대표는 “LG 본사 청소노동자 동지들은 처음부터 그리 대단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해 달라, 수당 삭감 말고 일한 만큼 돈 제대로 달라. 그 정도였다”며 “LG는 그런데 미동도 않고 오히려 온갖 갑질과 고소고발로 노동자들을 괴롭혔다. 노동자들이 만행을 버틸 수 없어 파업 농성에 들어가자 LG는 집단해고라는 최악의 수로 답했다”고 했다.

서울 서초·강남을 기반으로 활동한다고 밝힌 그는 “강남에도 대기업 사옥이 빽빽하다. 건물이 크면 클수록 청소노동자를 마주치는 빈도가 줄어든다. 애초에 청소노동자들이 안 보이게 설계됐기 때문”이라며 “일터를 유지하는 데 가장 필요한 이들을 숨기다 못해 결국 존재 자체를 지우려 한다. 이것이 밖으로 ‘사회환원’이니 하며 좋은 이미지 만들려 애쓰는 LG의 진짜 모습”이라고 했다.

단체들은 “하청과 노동자를 착취해 총수 일가의 배불리기 위해 노동자 생계를 한 순간에 뒤흔드는 기업이 어찌 ‘정도경영’을 말하느냐”며 “예전엔 언론이 다루면 시민들이 한 달 반짝 들끓다 잊히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잊지 않고 끝까지 불매운동할 것”이라고 했다.

▲LG트윈타워 사옥 로비에서 외부와 출입이 금지된 상태로 농성 중인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이 건물 밖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팻말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LG트윈타워 사옥 로비에서 외부와 출입이 금지된 상태로 농성 중인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이 건물 밖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유검우 노동도시연대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LG 불매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유검우 노동도시연대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LG 불매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SNS을 통해서도 지난 주말부터 LG 불매운동 제안이 나오는 등 누리꾼들이 농성 연대에 나서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에 따르면 6일 기준 3800여명의 시민들이 농성 중인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에게 밥값을 후원하는 ‘한끼연대’에 참여했다. 2만 3000여명이 원청인 S&I코퍼레이션에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에 참여했다. ‘LG트윈타워 공동대책위원회’가 4일 LG 불매를 선포하고 누리꾼의 불매 인증도 퍼지고 있다.

▲SNS 이용자들의 한끼연대·LG불매 인증 글 일부. 공공운수노조 제공
▲SNS 이용자들의 한끼연대·LG불매 인증 글 일부. 공공운수노조 제공

한편 청소노동자들은 6일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원청)과 지수아이앤씨, 백상기업에 대해 노조법상 지배개입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지수아이앤씨는 기존 하청업체이고 백상기업은 청소노동자 고용 승계를 거부한 새 하청업체다. 지수아이앤씨는 주식회사 LG의 대표이사 구광모 회장의 고모 2명(구훤미, 구미정)이 100% 소유하고 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도 주식회사 LG의 100% 자회사다. 이들은 세 회사가 청소노동자들이 결성한 노조를 와해하려는 목적으로 공보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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