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새해, 신년인사회를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를 특별한 방법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7일 오전 청와대 집무실, 대형 화면으로 50명의 얼굴을 마주한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인사를 건넸다. 코로나19로 바뀐 신년인사회 풍경이다. 매년 200~300명이 한 데 모였던 신년인사회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감안한 소규모 영상회의로 진행됐다.

올해 신년인사회의 주제는 “위기에 강한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이다. 청와대는 “온 국민이 단합하여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더욱 든든한 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통합, 단합을 강조한 문 대통령 메시지는 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을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겼다.

가장 먼저 문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고마움과 위로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한 해 정말 힘들었다.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지고, 소원이 될 만큼 모두가 힘들다. 새해에는 우리 국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전한 뒤 “추위가 매서울수록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진다. 지금 우리가 손을 맞잡지 못하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더 애틋해졌고, 코로나 극복의 의지도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년 신년 인사회'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년 신년 인사회'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방역·의료진과 필수노동자들을 향해서는 “희생이 눈물겹게 고맙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제 위기 앞에서 더 많은 땀을 흘린 노동자, 있는 힘을 다해 고용을 유지한 기업,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을 준 자원봉사자와 시민단체,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문화예술인과 체육인들, 화합과 희망의 정신을 북돋아 준 종교계까지 많은 분들이 스스로 촛불이 되어 코로나의 어둠을 밝혀 주셨다”며 “불편을 견디면서 ‘상생’의 힘을 발휘한 국민 모두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격려했다.

이른바 ‘K-방역’ 자부심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선방한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함께 그려낸 ‘2020년 우리의 자화상’이었다. 그 자부심은 오로지 국민의 몫이다. 아직도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며 “몸도 마음도 지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거둔 K-방역의 자랑스러운 성과는 결코 퇴색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새로운 한해의 키워드로는 ‘회복’ ‘통합’ ‘도약’을 내걸었다. 방역·백신·치료제로 코로나를 극복해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고, 어려운 이웃부터 돕자는 마음이 모인 3차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마음의 통합이 필요하며, 한국판뉴딜을 본격화해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여권에서 언급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지급대상 확대 필요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코로나19에 대한 그간의 대처 성과를 인정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도 여러 차례 강조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결코 2류가 아니었고, 영원한 2등도 아니었다. 우리는 K-방역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디지털기술, 빠른 경제 회복, 뛰어난 문화 역량, 발전된 민주주의 속의 성숙한 시민의식까지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국민 역량을 보여주었고, 세계에서 모범국가로 인정받았다”며 “이제 우리는 ‘한국판 뉴딜’의 본격적인 실행으로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을 이루고,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다. 또한 ‘2050 탄소중립’정책으로 세계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을 이끌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여건이 허용한다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마지막까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초청된 일반 시민들. 그래픽=안혜나 기자
▲2021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초청된 일반 시민들. 그래픽=안혜나 기자

끝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희생과 헌신으로 희망을 지켜냈다. 연대와 협력으로 ‘함께 잘사는 나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2021년 우리는 우보천리, 소걸음으로 천 리를 가듯, 끈질기고 꾸준하게, 그리하여 끝끝내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며 “선도국가를 향해 힘차게 함께 가자”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시민사회·경제·종교계 인사들과 일반 국민 8명, 5부요인, 정당 대표, 국무위원, 청와대 인사 등 50여명이 초청됐다. 주요 정당 대표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철 정의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일반 국민을 대표해서는 구창식 ㈜바로바로산업개발 대표, 김병근 평택박애병원장, 박용원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 이승우 119레오 대표, 김남경 단하주단 대표, 김래준(광주 광산경찰서 ‘우리 동네 시민경찰’), 김동환 경위, 한소영 배우 겸 유튜버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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