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 던진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특별사면’ 제안은 사실상 실패한 카드로 판명나는 분위기다. 5일자 다수 신문은 이 대표의 제안이 정치적 실익, 국민 공감대 모두 얻지 못한 이슈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던진 ‘국민통합’ 메시지를 리더십 타격 등의 이유로 철회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사면 이슈에 말을 아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 대표와 달리 통합이 아닌 ‘개혁’ 카드를 한번 더 강조하며 차이를 부각했다.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 이 지사의 호감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호감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새해특집 기사로 ‘디지털 총수 시대’를 주제로 했는데 첫 인물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다뤘다.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이 오는 18일로 다가온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마지막 여론전이 활발한 분위기다. 

다음은 5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초기 방치, 황당 대응, 무책임…총체적 방역 실패”
국민일보 “‘먹고살려고 문연다’…벼랑끝 헬스장 ‘방역저항’”
동아일보 “백신 60일 이내 승인 2월말부터 접종 시작”
서울신문 “‘더는 못 버텨 문 연다’…헬스장 ‘방역 불복’”
세계일보 “코로나가 부른 개인파산…‘하루 몇 번씩 나쁜 생각’”
조선일보 “개미들 ‘황소 걸음’ 2900까지 뚫었다”
중앙일보 “인구감소 시대, 공무원 9만명 늘린 문 정부”
한겨레 “‘기후도 인권이다’ 기후세대의 탄생”
한국일보 “향기 담은 화장품 용기,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 5일자 경향신문 정치면.
▲ 5일자 경향신문 정치면.

 

이낙연 사면론, 사실상 좌초 국면?

경향신문은 이낙연 대표가 띄운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여권 내부 저항에 부딪치며 사실상 ‘좌초’ 국면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면 톱기사 “사면론이 썰물처럼 빠지자…바닥 드러낸 ‘여권의 딜레마’”에서 “‘국민통합’ 가치로써 내세운 야심찬 시도가 ‘깜짝 해프닝’으로 끝나자 이 대표가 ‘실기’한 것이라는 당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며 “사면론 이면에는 내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딜레마’가 엿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기서 ‘민주당의 딜레마’란 여권 지지율이 낮은 탓에 ‘국민통합’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는 진단이다. 경향신문은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과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최근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대변되는 검찰개혁의 ‘후과’가 여권 지지율에 미친 파장은 ‘문재인 정부 이후 최저치’라는 문구로 갈음된다”며 “이 대표로선 사면론을 통해 ‘국면전환’과 ‘떨어져 나가고 있는 중도층지지 회복’을 기대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여당의 국정실패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 대신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라는 엉뚱한 제안으로 이를 돌파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경향신문은 “당 대표 임기가 두달밖에 남지 않은 터라서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무릅쓴 것”으로 해석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대선 출마를 위해 올 4월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 전에 당 대표 임기를 내려놓아야 하는데 이러한 일정 탓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무리한 카드를 내밀었다는 진단이다. 

국민일보도 이 대표의 사면론을 실패한 카드로 규정했다. 1면 “가끔씩 터지는 ‘단독드리블’…‘엄중낙연’ 맞아?”에서 “이 대표가 결과적으로 무리수를 둔 이유는 본인의 원칙주의적 성향에 따른 개인플레이, 친문 등 핵심 지지층과 미완의 화학적 결합, 정무적 기능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평가했다. 

‘정무적 기능 부족’에 대해 이 신문은 “전남지사와 국무총리로 오랫동안 여의도를 비우면서 중앙정치에 걸맞은 정무적 역할을 보좌진이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대표가 사면론을 처음 언급한 인터뷰를 매끄럽게 준비하지 못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정치부 등 기자로 현실정치를 곁에서 봐왔고,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무려 20여년간 정치인으로 살아온 이 대표는 현재 거론되는 대선 주자 중 정치 경험이 가장 많은 ‘정치고수’다. 이 대표가 사면론을 처음 언급한 1일자 연합뉴스 인터뷰 뿐 아니라 그는 당안팎에서 사면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이후 진행한 3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도 사면주장을 전혀 굽히지 않았다. 정무 보좌진의 역할이나 인터뷰 준비 미숙 등을 근본원인으로 보긴 어렵다.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사면론에 대해 반발이 나오는 것을 보면 오히려 한 측근 의원이 국민일보에 한 발언(“팀플레이를 더 강화해야 한다”)이 더 현실성있는 조언으로 보인다. 

▲ 5일자 중앙일보 정치면
▲ 5일자 중앙일보 정치면

 

이낙연 국민통합 vs 이재명 개혁

중앙일보는 사면론 카드는 실효성을 다했지만 이 대표가 국민통합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정치면 톱기사 “사면론 제동 걸렸지만, 이낙연 ‘통합’ 브랜드 밀어붙인다”에서 “유권자의 표로 심판받는 정치의 세계에서 ‘통합론’은 중도표 확장 전략과 맥이 닿아있다”며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다 3위까지 추락한 그의 사면론은 대선주자로서의 승부수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다만 예민한 이슈인 사면론을 한번 내뱉은 이상 이를 주워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이어 “이미 정치권에선 ‘사면이 불발될 경우 여당 내 유력후보 한 명의 이름을 지울 수 있다’(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같은면 하단에 “이낙연 ‘통합’ 띄우자, 이재명 ‘기득권 카르텔 개혁’ 맞불”이란 기사에서 개혁을 재차 강조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조명했다. 이 지사는 4일 “부동산정책 등으로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고위공직자는 주택임대사업을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경기도가 4급이상 공무원의 임대사업 금지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한 이 지사는 새해 들어 SNS에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지 않으면 지지율 87% 민주정부도 무너진다”고 썼고, “시민의 삶과 기득권 구조 개혁은 분리돼 있지 않다. 선후의 문제도 아니다”라고도 주장했다. 

▲ 5일자 한국일보 정치면
▲ 5일자 한국일보 정치면

 

한편 한국일보는 한국리서치와 진행한 신년 여론조사(지난달 28~30일 실시)에서 문 대통령 호감도(50.2%)보다 이재명 지사 호감도(58.6%)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특히 문 대통령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0.6%가 이 지사에게 ‘호감이 있다’고 답했다”고 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동아일보 새해특집은 이재용

동아일보는 뇌물공여 혐의로 특검이 9년을 구형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띄우기에 나섰다. 이 신문은 지난 4일 1면 “‘디지털 총수’의 시대 기업 뿌리부터 바뀐다”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재계가 뿌리부터 변하고 있다”며 새해특집 기사를 시작했다. 이날 동아일보는 ‘디지털 총수’가 누구인지를 다루며 젊은 CEO들을 소개하며 특집기사를 시작했고, 5일 1면과 5면에서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특집기사 2탄을 보도했다. 

▲ 5일자 동아일보 5면
▲ 5일자 동아일보 5면

 

해당 기사들의 제목과 부제를 보면 “‘함께 신화 만들자’ 이재용 새해 첫 행보는 ‘동행’”, “신사업 시스템 반도체 공장,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찾아”, “‘삼성 미래는 초일류 테크 기업’…이재용, 주력사업 세대교체 가속”, “벤처-중소와 협력, 건강한 산업생태계 육성”, “올해 삼성 입사 30년 되는 해”, “새로운 삼성으로…함께 미래 열자”, “글로벌 브랜드 가치 업그레이드 주력” 등이다. 

특히 동아일보는 “실제로 이 부회장의 ‘동행’ 비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며 “삼성의 제조기술 컨설팅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마스크 제작, 코로나 진단키트 등을 빠르게 생산해 품귀 현상에 대응했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영국 런던 피커딜리 서커스 등의 옥외광고에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을 전개해 주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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