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대 한겨레 사장 겸 발행인이 4일 한겨레 편집국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과 함께 올해 후원제 시스템 구축과 자회사 합병, 방송 진출 등 공격적인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이 ‘고품질 신뢰 언론 없이는 빈 그릇’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해 저는 두 가지 일에 힘을 모았다. 하나는 코로나19 광풍에 무너지지 않도록 살림살이를 방어하는 일”이라며 “조금이나마 흑자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모두 고통을 감내하고 열심히 뛴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또 하나, 오랜 갈등으로 흩어진 우리들의 마음을 모으는 데 진력했다”며 “인사에서 사사로움을 최대한 배제하고 국실장의 판단이 존중받는 경영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김 사장은 “지난 한 해 방어 경영에 힘을 쏟았다면, 올해는 희망의 기둥을 세우는 일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며 “올봄에 모습을 드러낼 한겨레 후원회원제 론칭이 그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지난해부터 내부 TF를 가동해 독자 후원 제도를 준비해왔다.

그는 후원회원제의 목적은 ‘디지털 공간의 한겨레 뉴스 공동체 구축’이라며 “뉴스생산자들이 후원회원들과 상시 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한겨레 보도의 신뢰와 품질을 끌어올리고, 그 결과로 후원회원 수입이 창출되는 강력한 선순환이 작동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이와 맞물려 “편집국이 전면적인 디지털뉴스룸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 신문을 제작하는 방식도 효율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대 한겨레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김현대 한겨레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한겨레와 자회사 사이 공정거래와 상생경영도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한겨레신문사가 자회사를 일방 지배해온 지금까지의 그룹 운영 방식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모회사와 자회사들이 각자 역할에 충실하면서 상생하는 경영 문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언론에, 자회사는 한겨레 브랜드를 활용한 수익 사업과 확대재생산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올 초 한겨레출판과 한겨레교육 합병을 준비하고 있다며 “(합병으로) 100억대 규모의 보다 강력한 사업 추진 역량이 발진하게 된다”고 했다.

김 사장은 “후원회원제와 디지털뉴스룸 구축작업 또한 고품질 신뢰언론이라는 새로운 내용물이 없이는, 요란한 빈 그릇이 될 수밖에 없다”며 “부정과 절망을 넘어서서, 긍정과 희망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어 “신문에 더해 디지털, 영상 매체를 두루 거느린 종합미디어 브랜드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그 꿈이 이뤄지도록 방송사업 진출을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최근 세계신문협회 ‘2020 신문의 혁신’ 보고서에서 ‘지금이 오히려 언론인이 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하는 내용이 제 눈에 쏙 들어왔다”며 “한겨레가 겪고 있는 위기 또한 근본적인 저널리즘의 위기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심대한 위기가 오히려 진정한 신뢰언론의 길로 나아가는 더 큰 기회를 열어갈 것이라는 믿음을, 간절한 마음으로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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