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산하 언론노조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KBS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 행보가 본격화했다. KBS 노동조합은 올 6월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해 산별 가입 여론을 살펴보겠다고 예고했다. 

현재 KBS 과반노조(교섭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다.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아닌, 한국노총 산하의 언론노조를 결성하려고 한다. 산별노조란 동일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관련 기사: “한국노총 산하 언론노조” 공약 밝힌 KBS노동조합 위원장 후보

▲
▲1월1일 KBS노동조합 노보에 실린 한국노총 위원장의 축사. 

1월1일자로 KBS노동조합은 12페이지에 달하는 노보를 발간했다. 이 노보에는 한국노총 위원장 축사가 실렸다.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은 KBS노동조합 제18대 집행부 출범에 축사를 보내 “한국노총은 KBS노동조합과 동지적 관계를 이뤄가길 바란다”며 “나아가 언론노동자 간 연대가 가장 강력한 힘으로 발현될 수 있는 더 큰 연대의 틀을 만들어가는 데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언론이 바로 서야 노동존중 사회도 현실화시킬 수 있다”며 “한국노총은 KBS노조와 강력한 동지적 관계를 형성하고 노동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월1일 발간된 KBS노동조합 노보 중 일부.
▲1월1일 발간된 KBS노동조합 노보 중 일부.

KBS노동조합은 주요 7대 사업 중 하나로 ‘KBS통합·산별조합추진위원회’을 만들 것이라 밝히며 “한국노총과의 협상을 통해 우호적 조건으로 산별 가입 조건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올해 6월 산별 가입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현행 KBS노동조합 규약 제18조 8항은 연합단체 설립, 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으로 조합원 총투표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KBS노동조합은 노보를 통해 “기업별 노조 한계를 절감하는 상황에서 단위노조 자율성이 신장되고 산별노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라면 산별노조 가입은 단위노조와 산별노조 모두에게 좋은 윈윈(win-win) 정책이 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KBS노동조합은 KBS 계열사 노동조합의 현장 여론도 적극적으로 수렴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허성권 KBS노조위원장은 공약에서 ‘노조 통합’ 등을 내세웠는데 1월1일 첫 노보에 보수 성향인 KBS공영노조와 무노조 직원의 의견도 함께 실었다. 과반 노조인 언론노조 KBS본부의 축사나 의견은 없었다. 

이 노보에서 이경상 KBS공영노조 위원장은 “KBS 신임 노조 집행부 출범을 축하드리며, 대한민국과 KBS를 정상화하는 데 함께 뜻을 맞추고 힘을 합쳐 나가자”고 전했다. 

무노조 직원으로 글을 남긴 정철웅 전 혁신추진단장은 “2018년 초까지 본부노조 소속이었다. 파업 때 나름 적지 않은 돈을 파업 기금으로 냈지만 지금은 탈퇴했다”며 “무노조 직원들 불만을 많이 들어보시길 권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