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메인뉴스 시청자수가 KBS>SBS>MBC>TV조선 구도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KBS>SBS>JTBC>MBC 구도에서 조국 사태 이후 JTBC와 MBC 순위가 뒤바뀌었는데, 올해는 JTBC가 5위로 밀려나고 TV조선이 4위로 올라섰다. 미디어오늘이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로부터 지난 1월1일부터 12월28일까지 1년간 7개 방송사 메인뉴스 시청자수(수도권 기준)를 확인한 결과다. 

올해 메인뉴스 시청자 수는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수록 시청자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49세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MBC와 SBS를 중심으로 한 8시 메인뉴스 시간대 시청자수가 증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고정형TV 메인뉴스 시청자 수(전 연령 기준)는 KBS>SBS>MBC>TV조선>JTBC>MBN>채널A 순이었다. KBS가 꾸준히 100만 명 대 시청자수를 유지했지만 10월에 100만 명 선이 무너졌고, SBS와 격차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KBS는 20-49 시청자수에서 MBC에도 추월당할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으로 ‘중장년층이 보는 뉴스’라는 불안요소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KBS는 20-49 시청자 비중이 전체 시청자의 4분의1도 안 된다. 

반면 SBS는 20-49 시청자수에서 지난 9월부터 4개월 연속 KBS를 앞서며 1위를 굳히는 모양새다. 전 연령대 시청자수에서도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의 경우 MBC와의 격차를 벌렸다. MBC로서는 조국 사태 이후 반등의 기회를 잡았지만, SBS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를 내부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
▲TV조선 메인뉴스 '뉴스9'에 출연한 '미스터트롯' 스타 임영웅씨.
▲TV조선 메인뉴스 '뉴스9'에 출연한 '미스터트롯' 스타 임영웅씨.

TV조선은 조국 사태 이후 정부 비판 여론이 증가하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예능의 흥행 성공이 맞물리며 시청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미스트롯2’가 시작된 12월의 경우 시청자수가 처음으로 월평균 50만명을 넘어섰다. ‘미스트롯2’ 생방송 직전 편성된 지난 24일 메인뉴스는 9.2%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 메인뉴스 지형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JTBC는 조국 사태부터 지난 1월 손석희 앵커의 ‘뉴스룸’ 하차를 겪으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재해와 삼성 관련 보도에서 여전히 호평을 받고 있지만 뚜렷한 반등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종편 4사 가운데 20-49 시청자수가 가장 많다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이다. JTBC는 전체 시청자 중 20-49 시청자 비중이 3분의1 수준이며, TV조선은 6분의1 수준으로 양사는 방송사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검언유착 논란이 있었던 채널A와 방송법 위반에 따른 초유의 6개월 방송정지 중징계를 받은 MBN의 경우 비슷한 볼륨의 시청자수를 보이며 동 시간대 메인뉴스 경쟁에서 뒤처졌다. 

올해는 방송사 메인뉴스 시청자수가 지난해 대비 눈에 띄게 증가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앞서 2019년 방송4사(KBS MBC SBS JTBC) 시청자수는 전년대비 약 10.7% 감소한 수치였지만 올해는 달랐다. 방송7사 기준 올해 수도권 메인뉴스 총 시청자수는 월평균 약 368만 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313만 명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다. 

시청자들이 고정형TV 생방송보다 유튜브나 포털 뉴스 생중계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이 같은 수치는 매우 이례적인 상승세로 해석해볼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확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시청자들이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방송사 메인뉴스를 찾아 가족 단위로 시청하는 경험이 반복된 결과로 보인다. 국내 확진자가 많았던 3월 초와 8월 말, 11월 중순~12월 말 현재까지 메인뉴스 시청자수는 명확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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