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MBC가 ‘연천땅굴’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SBS가 지난 2일 뉴스 프로그램과 5일 시사프로그램 ‘뉴스추적’에서 연천 백학면 구미리 지하 40m 지점에서 2, 3m크기의 땅굴을 발견했다고 보도한데 대해 MBC가 14일 PD수첩 <연천땅굴, 실제상황인가>를 통해 허위일 가능성을 제기하자 SBS가 반박자료를 내며 발끈했다.

MBC ‘PD수첩’은 땅굴논쟁의 핵심인 동굴의 모습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동굴모형 실험을 통해 SBS의 주장의 허점을 제기했다. ‘PD수첩’은 SBS가 동굴탐사를 위해 사용한 조명의 밝기(앞으로 50cm이상 보이지 않음)과 카메라 성능으로는 동굴의 크기를 제대로 짐작할 수 없다며 동굴의 실제 지름이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또한 ‘PD수첩’은 ‘민간인남침땅굴대책’모임이라는 단체가 제기했던 땅굴논쟁의 역사를 통해 이들 단체 주장의 오류를 지적했다.

SBS는 15일라는 반박자료를 통해 △연천땅굴의 인공조성 여부와 상관없이 일부 민간인 탐사팀의 과거 오류만 부각한 점 △인터뷰 대상자들이 모두 정부산하기관 소속인데다 국방부 땅굴자문위원들로 객관적인 입장에 선 전문가는 없는 점 △시추공을 확인해 보거나 물리탐사를 해봐야 하지만 이런 노력은 배제된 점 △화면의 확대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만든 세트 촬영화면의 효과가 없자 길게 보여주지 않고 화면을 짧게 처리한 점등을 들어 ‘PD수첩’의 내용은 잘못된 검증방법과 내용으로 경쟁사 보도내용을 흠집내려는 의도를 갖고 방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BS측은 ‘PD수첩’이 제기한 카메라 성능 한계로 인한 화면왜곡 가능성과 관련, “일반 시추공 카메라의 경우 벽면에서 20cm이내에 있는 단면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반면 50cm이상 떨어진 윤곽만 볼 수 있을 정도며,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반 CCTV카메라를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PD수첩’팀의 백종문 PD는 “SBS의 보도에 대해 국방부가 너무도 확신에 차 반박하고 있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취재해 밝혀내려고 했던 것일 뿐”이라며 “어떤 의도를 갖고 다른 방송사의 보도를 흠집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백PD는 PD수첩이 제기한 핵심 내용은 “SBS가 촬영에 사용했던 똑같은 종류인 탑전자의 카메라를 사용해 카메라의 오류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PD는 이와 관련, 시추공카메라가 아닌 다른 카메라의 경우 좌우상하 움직임을 의도에 맞게 조정할 수 없는 점. SBS가 촬영할 때 뿌였게 반사됐으나 제 2땅굴을 촬영하면 까맣게 나온다는 점 등도 촬영 화면의 오류 가능성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백PD는 SBS에서 인터뷰한 전문가들이 우리 취재에 응하지 않아 인터뷰를 못했을 뿐이며 SBS측에 인공땅굴이라고 얘기했던 이병주 박사(한국자원연구소)는 “지금은 국방부 입장에 동의한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정식인터뷰를 거절해 프로그램에선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PD는 민간탐사팀의 오류를 지적한 것은 주제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파보면 되는데 왜 국방부가 그토록 파지 않으려고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SBS는 98년에도 이들 민간탐사업자들의 요구로 국방부와 함께 동두천에서 땅굴탐사를 했으나 실패했었다”고 반박했다.

백PD는 물리적인 탐사를 하지 않은 것과 관련, “SBS가 촬영한 시추공을 통해 촬영을 하고 싶었으나 민간탐사자들이 포크레인으로 시추공을 막고 있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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