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5인 이상 사적인 모임이 금지됐다. 부산은 어떻게 되는 건가.” (부산KBS 기자)
“이 부분은 세부적으로 논의 후에 발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병선 시민방역추진단장)
“이어서 유튜브 채널 붓싼뉴스에 들어온 시민들의 실시간 질문드리도록 하겠습니다.”(진행자)
“생활치료센터에서는 주로 어떤 치료가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부산 시민)
“1차적으로 격리가 목적이다. 거의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사람. 전체 환자의 80% 정도가 이런 사람인데,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치료받는다.” (안병선 시민방역추진단장)

▲안병선 시민방역추진단장이 지난 22일 부산시 코로나19 상황을 생중계(LIVE)로 보고하고 있다. 부산시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후 실시간 채팅창에서 부산 시민들의 질문을 골라 답변한다. 사진=유튜브채널 ‘붓싼뉴스’ 화면 갈무리.
▲안병선 시민방역추진단장이 지난 22일 부산시 코로나19 상황을 생중계(LIVE)로 보고하고 있다. 부산시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후 실시간 채팅창에서 부산 시민들의 질문을 골라 답변한다. 사진=유튜브채널 ‘붓싼뉴스’ 화면 갈무리.

유튜브 채널 ‘붓싼뉴스’는 오로지 부산 소식으로 가득하다. 부산말로 뉴스를 전하고, 코로나19 브리핑 땐 부산시민 질문을 실시간 답변하다. 부산 시민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고 신혼부부들은 어떤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등 실생활 필요한 정보를 자세히 알려주는 ‘부.티.플’(부산사람에게 티나게 플러스!) 코너부터 부산시 정책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시부라더 황타’ 코너, 시민 질문으로 만든 ‘코로나 뭐든 알리줌! 코알리’ 코너까지 다양하다.

부산광역시는 페이스북, 인스타, 블로그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관심을 갖고 ‘친구 추가’를 하지 않는 이상 무의미한 존재다. 시보(부산시 신문)는 라면 받침으로 쓰이기 일쑤다. 노은영 부산광역시 뉴미디어담당관 소셜방송팀 PD는 “시민들이 검색했을 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채널에서 나온 정보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붓싼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투리 뉴스’로 서울 언론까지 주목한 붓싼뉴스 유튜브 채널의 기조는 정보 전달이라고 한다. 재미 위주로만 콘텐츠를 만들어 볼까 고민도 했지만, 그래도 부산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싶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1일 노은영 PD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붓싼뉴스 시작하게 된 배경은?

“유튜브 성장세가 무서워지기 시작한 2011년 시작했다. 당시엔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이미 부산시는 인터넷방송국인 바다TV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유튜브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2015년부터 유튜브용 영상을 따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바다TV에 올라가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동안 유튜브 채널이 아카이빙용으로 쓰였다면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완전히 역전됐다.”

▲지난 11일자 붓싼뉴스 채널의 사투리 뉴스 코너.
▲지난 11일자 붓싼뉴스 채널의 사투리 뉴스 코너.

- 붓싼뉴스는 ‘사투리뉴스’로 인지도가 올랐다. 2018년 11월부터 시작했다. 당시 서울 언론들도 주목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윗선에서 무조건 킬러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외주 제작사랑 같이 논의하던 중 왜 사투리로 뉴스 진행은 못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와 자연스레 만들게 됐다. 당시 사투리 진행자를 찾으려 애를 많이 썼다. 허형범 앵커와 권보람 앵커가 잘해주고 있다. 허형범 앵커는 KNN 스포츠캐스터, 권보람 앵커는 부산KBS 리포터다. 허형범 앵커가 사투리를 좀더 잘 쓴다. 서울에서 아나운서 학원까지 다녔는데 잘 고쳐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다. 허 앵커가 리드하고 있다.”

- 붓싼뉴스 콘텐츠 대부분이 정보 전달형 콘텐츠다.

“다른 지자체 유튜브 담당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눈다. 콘텐츠에 정책 내용은 1%, 재미는 99%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정책은 적게 말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거다. 하지만 규모가 큰 지자체는 재미 위주로 가기 어렵다. 서울시도 비슷하다. 특히 코로나19 같은 긴급 상황에서 정보 제공은 책무다. 모든 지자체가 충TV(충주시 공식 유튜브)를 따라하고 싶었을 거다. 그래도 ‘재밌는 콘텐츠는 일반 유튜브 채널에서 하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과 ‘일단 조회수를 올릴 수 있는 재미 위주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갈등에 휩싸인다.”

- 붓싼뉴스 유튜브 채널 운영이 부산시에 어떤 도움이 되나?

“도움이 되려고 노력 중이다. 부산시 의회가 감사하면서 ‘유튜브 채널이 어떤 층에게 도움이 되는지 파악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자들에게 대면 브리핑을 할 수 없어 라이브(LIVE)로 정보를 발표하고 있다. 이때 기자뿐 아니라 댓글에 올라오는 시민들 질문까지 받는다. 상호 소통하는 채널로 운영하려고 한다. 내년에는 상호 소통을 더 원활하게 하고 싶다.”

- 다른 지자체 유튜브 채널 중 눈여겨보는 곳이 있나?

“충주시도 보고, 울산과 대구, 경북 등 우리와 가까운 지역 채널을 많이 봤다. 부산보다 조금 더 작은 지역에 잘하는 채널들이 보인다. 용역업체 선정이 쉽지 않다. 서울이나 수도권에는 유튜브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업체가 있지만, 지역엔 이런 업체들이 많지 않다. 조달청에 올려 입찰이 진행된다. 광역시다 보니까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커서 설립한 지 오래된, 기존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큰 회사가 용역업체로 선정된다. 그래서 젊은 사람이 만드는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 정책 관련 콘텐츠 밖에 없다는 이미지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점이 아쉽다.”

- 독자들은 주로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나?

“아무래도 ‘사투리 뉴스’가 가장 인기가 많다. ‘사투리’로 검색해 들어오는 분들이 많다. ‘고향 말 들으니까 너무 좋아요’, ‘고향 떠나있는데 고향 가고 싶어요’ 등 반응이 대다수다. 대체로 정보 제공형 콘텐츠가 많다 보니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라는 반응도 많다.”

- 현재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시정에 관심 없는 청년층에게 재밌게 다가가려고 하는데, 독자층을 보면 40~50대가 가장 많다. 재밌게 만들려 해도 영상이 윗분들 손을 여러 차례 거치고 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다. 담당자로서 가장 답답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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