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울릉도 맛 그대로 오징어를 준비했습니다” 홈쇼핑 채널인 줄 알았는데
“울릉도 맛 그대로 오징어를 준비했습니다” 홈쇼핑 채널인 줄 알았는데
[유튜브 저널리즘 ⑨-2] 경북도민 특산물 판매 돕는 콘텐츠 ‘보이소TV’

“오늘은 울릉도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청정 해수 지역에서 잡아 올린 오징어를, 해풍으로 말린 반건조 오징어와 건조 오징어를 준비했습니다.”

경상북도 울릉도 오징어 특산물을 소개하다가 자연스럽게 홈쇼핑을 연상시키는 화면으로 넘어간다. ‘우리동네 자랑 씨리즈’ 콘텐츠를 진행하는 남세라 아나운서가 홈쇼핑 판매 방송처럼 방송을 이어간다. 댓글란에는 “방송 보고 울릉도 오징어 피데기 주문합니다. 벌써 맥주에 먹을 생각하니 침이 고이네요”, “오징어하면 울릉도 호로록하고 싶다. 울릉도 피데기 진짜 맛있을 것 같아요” “울릉도 가보고 싶네요” 등 반응이 줄을 잇는다.

▲보이소TV는 지난 6월12일 우리동네 홈쇼핑 울릉도 오징어 편을 방송했다.
▲보이소TV는 지난 6월12일 우리동네 홈쇼핑 울릉도 오징어 편을 방송했다.

경상북도 유튜브 채널 ‘보이소TV’의 ‘우리동네 자랑 씨리즈’는 경북의 대표 농특산물과 제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들었다. 울릉도 호박빵, 울진 붉은대게, 경주 토마토, 고령 딸기, 안동 생강청 등을 소개하고 영상 밑 링크를 통해 판매한다. 실제 이 코너를 운영하며 경상북도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사이소’ 쇼핑몰 매출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국면 초기 코로나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농수산물 판로가 꽉 막혀버렸다. 장수환 경북도청 뉴미디어팀장은 “단순히 우리 경북 지역을 소개하고 특산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이소TV는 성주 참외, 고령 딸기 등의 특산물을 소개하면서 영상 끝에는 홈쇼핑을 연상시키는 화면을 방송했다.
▲보이소TV는 성주 참외, 고령 딸기 등의 특산물을 소개하면서 영상 끝에는 홈쇼핑을 연상시키는 화면을 방송했다.

보이소TV 제작진은 지자체 유튜브 채널임에도 지자체 색깔을 빼고 더 재밌는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했다. 동시에 도민들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지난해 3월 980명이던 구독자는 현재 8만7500명으로 ‘급성장’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4일 보이소TV 유튜브 채널 운영자 장수환 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보이소TV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2016년 채널을 만들었다. 개설 목적은 경상북도 정보와 문화, 관광, 이벤트 등 정보를 재밌게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개설 당시엔 제작 인력이 부족해 침체기를 겪었다. 이철우 도지사가 SNS 홍보에 관심이 많다. 저는 지난해 3월 외부 공모를 통해 뉴미디어팀을 이끌게 됐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나는 울진이 고향이다. 경상북도에 대한 애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웃음)”

-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팀은 어떻게 구성됐나?

“총 5명이다. SNS 전담 1명, 유튜브 담당 2명, 홈페이지 담당 1명, 팀장 1명 등으로 구성됐다. 유튜브 담당 직원 2명 중 한 명은 촬영을 맡고 있다. 다른 한 명은 콘텐츠 기획을 한다. SNS 전담 직원도 유튜브 담당자로 돌렸다. 채널 운영을 어떤 식으로 하면 좀더 많은 사람이 찾을지 등에 대한 전략은 팀장이 주로 짠다.”

- 보이소TV 채널 콘텐츠 중 ‘우리동네 자랑 씨리즈’ 코너가 유익하더라. 경북 지역과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다가 마지막엔 홈쇼핑 형식의 화면으로 넘어간다. 지난 7월부터 시작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코로나19 때문에 시작했다. 경상북도 소상공인들과 농민들의 판로가 막혔다. 코로나19 초기 대구와 경북 쪽에 확진자가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피해야 할 곳으로 느꼈다.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그 시기를 겪으며 판로가 막히고 도민들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사기를 높여드리고자 보이소TV에서 지역 제품과 농수산물을 소개하기로 기획했다. 경북에는 23개 시군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곳이다. 노령층 인구가 많고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다. 코로나19로 피해가 정말 컸다.”

▲보이소TV는 이슈 보이소 코너를 통해 도정 뉴스를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보이소TV는 이슈 보이소 코너를 통해 도정 뉴스를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 당초 ‘이슈 보이소’ 코너는 도정 소식을 뉴스 형식으로 전달했다. 최근에는 뉴스 형식에서 벗어나 재미를 가미한 정보 전달 방식으로 바뀌었다. 포맷 전환이 빠르다.

“매주 도정 뉴스를 전달했다. 경북도청 내 인터넷 방송국이 있고 뉴스 세트장도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형식의 콘텐츠를 보지 않는다. 처음엔 코너 자체를 폐지했다가 도정 뉴스를 만들지 않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다만 딱딱한 뉴스 형식에서 벗어났다. 뉴스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해도 재미가 없다. 뉴스 형식을 버리고 하나의 주제를 잡아 그 주제를 좀더 재밌게 풀어보자고 했다. 영상은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세로로 만들었고, 도민들이 꼭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콘텐츠를 제공한다. 몇 편 쌓이다 보니 어느 정도 시청자가 생겼다.”

- ‘니 지금 뭐하노?!’ 코너는 도정 소식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개그맨 이세영씨, 헬스트레이너 양치승씨 등이 출연한다. 재미만을 위한 코너인가?

“이 채널 콘셉트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나올 때까지, 구독자가 폭발할 때까지 계속 찍는다’다. 제가 지향하는 바는 지자체 채널이지만 지자체답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그런 냄새를 빼려고 노력한다. 지자체 채널이라 정책적 정보 전달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정보는 숏폼 콘텐츠(짧은 영상)로 만들고 있다. 아직은 보이소TV 시청층이 얇아 유명인들과 협업을 많이 해보자는 차원에서 운영하는 코너다.”

▲보이소TV는 구독자 확보를 위해 단순이 재미만을 위한 콘텐츠들도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소프트 콘텐츠들로 구독자를 확보하면 도정 이슈도 자연스럽게 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보이소TV는 구독자 확보를 위해 단순이 재미만을 위한 콘텐츠들도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소프트 콘텐츠들로 구독자를 확보하면 도정 이슈도 자연스럽게 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 1분 내외의 짧은 호흡의 영상 콘텐츠들을 자주 올린다. 조회수가 꽤 나온다. 전략인가?

“숏폼 콘텐츠들이 어느 정도 구독자 유입에 도움이 된다. 일부러 숏폼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번 추석에 고향에 오지 말라고 만든 ‘불효자는 옵니다’ 영상은 캠페인성으로 일부러 짧게 만든 영상인데 조회수 14만회를 넘었다. 다른 언론사도 이런 콘텐츠들을 주목해 인터뷰하기도 했다.”

- 서울시에 이어 2번째로 구독자 수가 많다.

“서울특별시 인구는 1000만명이다. 경상북도는 300만이다. 서울시가 1년 먼저 시작했다. 심지어 서울시는 올해 BTS도 출연시켰다. 하지만 생각만큼 파급력이 없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너무 지자체, 공공기관 색깔을 갖지 않으려 노력했다. 도청 공무원들 참여도 한몫했다.”

- 구독자는 언제 증가했나?

“2019년 3월 제가 왔을 땐 980명이었다. 차츰차츰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른바 ‘떡상’(어떤 수치 등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 콘텐츠는 없다. ‘우리동네 자랑 씨리즈’ 같은 콘텐츠로 구독자가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다. 거기에서 기대감을 갖고 찾아보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거의 모든 콘텐츠를 경북도청 SNS(블로그, 홈페이지 등)에 공유하고 있다.”

- 독자들은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나?

“아무래도 특산품 관련 콘텐츠에 반응한다. 경상북도에 ‘사이소’(www.CYSO.co.kr)라는 쇼핑몰이 있다. 특산물을 파는 곳인데 저희는 특산품 소개 콘텐츠를 만들 때 사이소에서 사서 제작한다. 저희가 지원받거나 하는 건 아니다. 자체 판단이다. 올해 사이소몰 매출이 작년 대비 2배 올랐다고 했다. 또 경상북도의 문화관광자원을 소개하는 콘텐츠에 반응한다. 코로나19 국면이라 구독자들에게 놀러 오시라고 대놓고는 말씀 못 드리지만. 우리 유튜브 채널 콘텐츠는 너무 유명한 곳이 아닌,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을 다양한 콘셉트로 소개한다. ‘품보경’(품어있는 보석 같은 경북)을 소개하고 있다.”

- 인상적인 독자 반응은 무엇이었나?

“‘경북에 살고 있지만,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 ‘나는 경북에 가본 적 없지만 이 영상을 보고 당장 가고 싶어졌다’ 등의 피드백이다. 또 지역 특산물인 호박빵, 오징어를 산 사람도 있고, 살 뻔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의도대로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가졌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경북에 대한 이미지가 호감이 된다면 우리 유튜브 채널이 제 역할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

▲젊은 대구경북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지역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보이소TV를 통해 업로드하고 있다.
▲젊은 대구경북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지역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보이소TV를 통해 업로드하고 있다.

- 유튜브 영상 제작자를 꿈꾸는 도민들의 영상을 따로 업로드하는 코너도 있다.

“‘보이소TV X 대구경북 크리에이터’ 코너다. 지역에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경북 지역은 인구가 소멸하고 노령화하는 곳이라 청년들이 탈농촌하고 있다. 청년들을 경북 지역을 찾게끔 노력하고 있다. 대구광역시라는 대도시가 있어서 그렇다. 경산시 같은 곳에 젊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은데 저희는 소도시 기관들과 협력해 젊은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받고 있다. 투박하지만 진솔한 영상들을 꾸준히 게시하고 있다.”

- 유튜브 채널 운영이 지자체에 많은 도움이 되나?

“많은 도움이 된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기성 언론)보다 유튜브를 통한 정보 소비와 유통이 훨씬 활발한 게 현실이다. 파급력도 크다. 때론 언론 보도보다 훨씬 더 큰 반응을 느낀다. 복지, 청년, 육아, 관광 등 어떤 정보든 간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유튜브는 필수다. 문제는 얼마나 독창적으로 잘 할 수 있느냐다. 상당수 지자체가 아직도 공무원 냄새가 많이 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걸 보면 안타깝다. 그렇게 만들면 득보다 실에 가깝다. 공무원이 만들어 재미마저 없다면 애초 안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유튜브로 대박을 내보고 싶으면 어느 정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진입해야 긍정적 효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 유튜브 지원으로 인해 다른 홍보비가 줄었나?

“유튜브 제작 지원으로 다른 홍보비를 줄이진 않았다. 늘 편성했던 대로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걸로 안다. 다만 유튜브 채널 운영비를 더 늘렸다. 언론 홍보비 집행 비율보다는 적겠지만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경상북도가 타 지자체보다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 도지사 관심이 커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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