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 15일 발행한 ‘2020 언론수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종이신문 구독률이 6.3%로 나타났다. ‘댁에서 현재 종이신문을 정기구독하십니까’라는 질문에 6.3%만이 ‘그렇다’고 응답한 것.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6.4%에 이어 역대 최저치다. 종이신문 열독률도 10.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이신문 열독 시간 역시 평균 2.8분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언론재단은 해당 보고서에서 “종이신문은 언론수용자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급격하게 쇠락한 매체로, 약 30년 전에는 조사 참여자의 대다수가(1993년 이용률 87.8%), 10년 전에는 절반이(2010년 이용률 52.6%) 종이신문을 이용했으나 이제는 열 명 중 한 명 정도만 이용하고 있다(2020년 이용률 10.2%)”고 밝혔으며 “열독 시간도 작년 4.2분에서 올해는 2.8분으로 감소했고, 열독자의 경우로 한정해도 33.9분에서 27.8분으로 감소 추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2020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2020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그러나 여전히 종이신문은 ‘건재’해 보인다. 국내 유일 유료부수 인증기관 ABC협회가 지난 11일 발표한 총 유료부수는 694만4707부다. 전년 대비 2.13% 감소한 수치다. ABC협회 인증을 받지 않는 신문사가 극소수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전체 유료부수로 판단해도 무리가 없다. ABC협회는 2020년 가구 독자 비율이 42.32%라고 밝혔다. 이 비율을 부수로 환산하면 유료부수 중 293만9000부가 가구 부수로 들어간다. 

2020년 통계청 최신 자료 기준 대한민국 가구 수는 약 2089만1348가구다. 6.3%에 해당하는 약 131만6155가구가 현재 종이신문을 구독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ABC협회 부수 공사결과와 언론수용자 조사결과 모두를 신뢰한다고 가정했을 때 6.3%의 신문 구독률을 대입할 경우 종이신문 구독 가구는 평균 2.23부의 신문을 돈 내고 구독해야 한다. 

현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지금은 가구 독자의 95% 이상이 유료부수 1부만 본다는 게 신문지국장들의 설명이다. 종이신문 구독 가구가 1부만 돈 내고 구독한다고 가정하면 ABC협회 결과와는 달리 가구 유료부수에서 162만2845부의 오차가 발생한다. ‘1+1부’로 구독 가구마다 신문을 2부 보내고 신문 1부는 무료로 끼워 넣은 뒤 유료부수로 잡아야 설명이 가능한 수치다. 

▲한국ABC협회.
▲한국ABC협회.

ABC협회는 지난 10년간 일간지 유료부수가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 이용률은 80%가량 줄었다. 이 격차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전국일간지 유료부수가 전체 유료부수의 59.7%에 해당하는 414만7264부로 나타났다. 여기서부터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ABC협회의 정확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앞서 ABC협회 내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9일 “일간신문 공사(부수 조사)결과와 관련한 부정행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진정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접수하며 언론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들은 “지난 5년간 ABC협회 일간신문 공사결과는 신뢰성을 잃었고 공사과정은 불투명해 구성원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진정서 작성을 주도했던 내부 인사는 지금 대기발령 상태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부랴부랴 ABC협회 조사에 나섰다. 유료부수는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정부 광고 단가를 책정하는 주요 지표다. 조사를 허투루 했다가는 세금 낭비를 방치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ABC협회를 향해서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 ‘언론개혁’은 거창한 곳에 있는 게 아니다. 

한편 언론재단의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5010명을 대상으로 칸타코리아가 지난 6월9일부터 7월12일까지 태블릿PC를 통한 일대일 대면 면접 조사를 통해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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