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저녁 KBS 등 6개 방송사를 통해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언’이 흑백으로 중계됐는데 이에 KBS가 청와대 측의 일방적 방송 지침에 따랐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앞서 보수성향의 KBS 공영노동조합은 11일 성명을 내고 “탁현민 왕PD 사건”이라며 “KBS의 역할이 인력공급 대행 및 송출업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KBS공영노동조합의 성명 이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이 이런 주장을 전하는 보도를 했다. 12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지면 기사에서도 해당 이슈를 전하고 “탁현민 왕PD 사건”이라 보도했다.

▲12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지면.
▲12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지면.

KBS 측은 이번 대통령 연설에서 KBS가 ‘키사’여서 중계 제작진이 청와대 측 담당자와 협의를 통해 송출한 것이며, 청와대 측에서 ‘하달 지시’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KBS측은 11일 오후 공식 입장을 통해 “KBS, MBC, SBS 등 국내 방송사들은 삼일절, 광복절 기념식이나 대통령 시정연설 등 주요 행사를 순번에 따라 ‘키사(KEY社)’를 맡아 번갈아가면서 중계하고 있다”며 “이는 중계 인력의 과다투입으로 인한 행사장의 혼란을 막고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언’ 중계 방송은 KBS가 키사를 맡아 진행했으며, KBS 중계 제작진이 청와대 측 담당자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방송 시간과 카메라 위치, 영상 연출, 화면 구성 방법 등 주요 사안을 결정했다”며 “탄소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는 차원에서 일부 영상이 흑백으로 처리된 것도 이와 같은 협의 과정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KBS
▲KBS 탄소중계 선언 중계 화면. 

흑백 화면 연출과 관련해 “흑백 화면에 어떠한 컬러 자막이나 로고 삽입 불허” 등 청와대 측으로부터 ‘하달 사항’ 지시가 있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KBS 측은 “실제로 KBS는 흑백 영상이 방송되는 동안 좌상단의 로고(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 전에 2050)를 자체 제작해 ‘컬러’로 내보냈다”며 “우하단의 수화 영상 역시 ‘컬러’로 방송했다”고 밝혔다.

KBS 측은 “이렇게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 않은 악의적 의혹 제기와 이를 일방적으로 인용한 보도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하며 바로 잡아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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