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상을 뒤덮은 2020년, 미디어 분야도 큰 변화를 겪어야 했다. 방송 제작과 편성 전반이 영향을 받았고 광고 시장이 요동쳤다. ‘집콕생활’에 나선 시청자들은 디지털에 몰렸는데 최대 수혜자는 넷플릭스로 꼽힌다. 스포츠, K팝 등 분야에서 한류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한 해이기도 했다. 반면 방송스태프, 보조출연자 등 미디어 업계 취약 노동자들은 코로나19 감염 공포에 일감까지 줄어 이중고에 시달려야 했다. 지역언론의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변화한 미디어 업계의 10가지 장면을 모았다.

적응한 방송, ‘비대면 관객’ 의외의 ‘케미’

“원래 전국을 돌아다니는 대형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코로나19로 무산됐다.” 한 종합편성채널 관계자의 말이다. 코로나19는 방송가의 편성과 제작 전반을 뒤흔들었다. 코로나19 초기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스탠드업’ ‘MTV더쇼’ ‘한끼줍쇼’ ‘더짠내투어’ ‘어쩌다 가족’ 등이 제작 중단됐다.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TBS는 12월 첫 주 더룸과 해시태그를 결방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방송사들은 적응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직업을 체험하는 JTBC 웹예능 ‘워크맨’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편을 선보였고, 야외 촬영을 중심으로 했던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은 실내 토크쇼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한국에 방문하는 모습을 담은 MBC에브리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담는 방식으로 포맷을 바꿨다. TV조선은 지난 4월 전화로 신청곡을 받는 음악 프로그램 ‘사랑의 콜센타’를 기획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 재택에서 가능한 아르바이트편을 기획한 '워크맨' 갈무리.
▲ 재택에서 가능한 아르바이트편을 기획한 '워크맨' 갈무리.
▲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화면 갈무리.
▲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화면 갈무리.

방송사 웹예능 관계자는 “매번 다른 장소에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토크를 해야 하는데 할 수 없었다. 초기에는 제작 자체를 중단하고 방향을 고민했다. 이후에는 궁여지책으로 아이템을 실내 중심으로 바꿨다”고 했다. 이주형 광주MBC PD는 “최근 주거 관련 다큐를 제작했는데 미국 등 해외에서 새로운 주거 형태가 나타나는 점을 취재하려 했으나 해외 취재를 할 수 없었다. 대신 외국에 거주하는 유튜버들이 자신의 집을 찍어 보내는 방식으로 기획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관객과 호흡을 맞추는 프로그램은 ‘사라진 관객’이 난제였다. tvN ‘코미디 빅리그’는 출연 개그맨들이 방청석에 앉아 빈자리를 채웠다. 오히려 객석에 앉은 개그맨들이 웃음을 자아내려고 과도한 분장을 하는 게 하나의 재미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미디 빅리그’는 비대면 관객 시스템을 도입했다. 

▲ '코미디 빅리그' 비대면 방청객 화면 갈무리.
▲ '코미디 빅리그' 비대면 방청객 화면 갈무리.
▲  '코미디 빅리그' 비대면 방청객 화면 갈무리.
▲ '코미디 빅리그' 비대면 방청객 화면 갈무리.

남경모 ‘코미디 빅리그’ PD는 “공개코미디 장르 특성상 관객이 없으면 공연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며 “무대 위 연기자와 관객이 서로 눈을 마주치고 호흡하면서 만들어내는 특유의 웃음이 사라지기 때문에 비대면으로라도 관객을 모시고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남경모 PD는  “본인의 리액션을 스케치북에 적어 즉각적으로 연기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연기자들도 유연하게 반응해 준다. 예전에는 현장 통제상 그런 것들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하루빨리 이 사태가 종식 돼서 (방청객이) 공연장을 채우는 날을 개그맨들과 제작진은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음악 프로그램도 온라인 방식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Mnet ‘엠카운트다운’은 해당 주 컴백하는 가수의 비대면 팬미팅을 진행했다. ‘내 안의 발라드’ ‘로드 투 킹덤’ ‘쇼미더머니9’ 등 투표가 필요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은 온라인 투표를 도입했다. KBS가 기획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에는 객석이 비대면 관객으로 가득 차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이번 국면에서 직접적인 소통이 힘든 상황에서 언택트 방식을 제작에 접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tvN에서 시작해, SBS ‘트롯신이 떴다’ 등에서 비대면 방식을 선보였고 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는 2000석 규모의 KBS홀에 LED를 통해 온라인 관객 1500명 가량이 동시 접속했다. 마치 현장에 관객이 있는 것처럼 콘서트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대 수혜자 넷플릭스

‘집콕’이 이어지면서 OTT 시장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CJENM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티빙 유료가입자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디지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4% 늘었다. 웨이브는 지난 8월 기준 닐슨코리안클릭 조사 결과 순이용자(MAU) 388만명(무료 이용자 포함)으로 통합 런칭 이후 줄었던 이용자가 다시 늘었다.

고강도 거리 두기가 이어질수록 OTT 이용도 늘었다. 한 OTT업체 관계자는 “초기에는 OTT 접속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지만, 장기화되면서 전보다는 다소 접속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번에 단계가 올라간 상황에선 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기획이 지난 4~8월 실시한 모바일 이용 시간 조사(15~59세 수도권 거주 500명)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평일 기준 모바일 이용량은 206분이었는데, 확산세가 거셌던 4월에는 316분으로 급증했다. 8월 다시 측정해보니 294분으로 소폭 줄었다. 

▲ 극장 대신 넷플릭스 제휴를 택한 '승리호' 스틸것.
▲ 극장 대신 넷플릭스 제휴를 택한 '승리호' 스틸것.

넷플릭스는 ‘대세’를 굳혔다.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국내 유료 가입자는 336만명으로 추산된다. 많은 제작사들이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를 받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 데다 ‘승리호’ ‘콜’ 등 신작 영화가 개봉을 미루다 넷플릭스를 택해 오리지널 영화 콘텐츠까지 흡수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주도권을 쥐자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유건식 소장은 “넷플릭스와 제휴를 통해 성장하려 했던 기업이 성과를 봤던 해”라며 “최근 넷플릭스 콘텐츠 제작자들과 인터뷰했는데 우려가 컸다. 당장 큰 돈을 주는 것 같지만 저작권과 저작인접권 등 권리를 일체 넘겨야 한다. 흥행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 배분도 못 받기에 장기적으로 보면 넷플릭스가 이익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  ‘광고계 동향’ 9·10월호
▲ 출처=‘광고계 동향’ 9·10월호.

TV 시청 늘었는데 웃지 못하는 방송사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TV 시청량이 늘어나는 반전이 있었지만 방송사들은 넷플릭스와 달리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혜미 제일기획 연구원은 ‘광고계 동향’ 9·10월호 기고를 통해 방송 광고비가 늘지 않은 이유로 OTT 성장과 더불어 “소비자의 주목을 잡아 둘 콘텐츠가 여전히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상황이 심각했던 지난 4월 지상파방송 3사 사장단이 코로나19로 인한 광고 매출 급락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의 정책 지원을 요청한 일도 있다. 지상파 관계자는 “초기 3~4월 불확실성이 커져서 광고를 많이 빼는 분위기였다. 다만, 지금은 장기화되면서 생각보다 어느 정도 복구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12월 광고전망을 발표하며 “지난 4월까지 동향지수가 전망지수에 미치지 못했으나 5월부터 기업들이 마케팅 집행방식에 변화를 줬다”며 광고가 회복세라고 평가했다. 광고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제일기획의 업종별 방송광고비 분석을 보면 전년 대비 식품, 제약, 가정용품, 금용, 보험 등 8개 부문의 광고비가 늘었으나 여행, 서비스, 항공, 수송기기, 화장품 및 패션 등 13개 부문 광고비가 줄었다. 

신문·잡지 시장은 더욱 위태롭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신문·잡지사 84.2%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역신문 위기 상황에서 광고는 줄고 지역 행사와 연계한 사업까지 차질을 빚는 등 지역신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 가운데 구글이 저널리즘 긴급구제 펀드를 마련해 국내 지역 언론을 포함한 전 세계 군소 언론을 지원해 지역 언론에선 이를 반기기도 했다.

코로나 우려에 일감까지 줄어, 스태프·보조출연자 ‘이중고’

방송이 중단되면 외주·프리랜서 인력들은 직격탄을 맞는다. 최근 드라마, 예능 등 제작이 다시 활발해졌지만 지난달 22일 ‘달이 뜨는 강’을 포함해 10여편의 드라마가 제작이 중단돼 보조출연자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리 얻어맞고 저리 얻어맞는 느낌이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드라마 보조출연자는 여러 드라마에 동시 출연한다. 2월에는 제작중단이 많아 일이 줄어 힘들었는데, 최근엔 보조출연자가 양성 판정을 받아 13개 프로그램의 제작이 중단됐다. 600명 정도가 자가격리를 하고 양성이 7~8명 나왔다. 조합원들은 코로나19 공포에 생계 걱정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지만 촬영장 자체가 거리 두기를 하기 힘들고 마스크 쓰고 연기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강조하지만, 우리는 고용보험을 내고 있어 혜택을 못 받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오는 10일부터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되지만 출판 분야와 보도 부문 방송 작가가 적용 범위에서 빠진 문제도 있다. 전국언론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한 번이라도 들여다보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 때문에 기자 못 만나는 거 맞죠?

코로나19는 기자들의 취재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자들은 비대면 중심 취재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자들의 취재 대상인 기관과 기업은 비대면 기자간담회가 전면 도입됐다. 비대면 기자간담회의 질의응답은 기자가 채팅을 통해 질문을 남기면 하나씩 읽으며 답변하는 형식이다. 

이와 관련 뉴스통신사 소속의 한 기자는 “(답변을) 동문서답으로 한다. 오프라인이면 끊고 재질문하거나 정정할 수 있는데 재질문 자체가 불가하다. 전반적으로 받아쓰기 보도가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경제지 소속의 한 기자는 “사건팀이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어 취재에 한계를 느낀다. 현장에서 명함을 따는 경우가 많은데, 연락처 얻기도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기자의 동선도 바뀌었다. 기자들은 현장에서 취재를 하면 카페에서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된 이후로는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다. 경제지 소속 한 기자는 ”카페에 갈 수 없어 괴롭다. 언론사가 재택을 제대로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일간지 다른 기자는 “취재원 미팅 일정이나 기자단 차원에서 고급 취재원을 만날 수 있는 행사들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취재원은 코로나19를 핑계로 접촉을 줄이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 @pixabay.
▲ @pixabay.

슬기로운 집콕생활 #요리 #홈트

틱톡에서 올해 가장 주목 받은 해시태그는? 바로 ‘#집콕생활’이다. 틱톡이 7일 발표한 결산 자료에 따르면 해당 해시태그 영상 수만 15만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홈트’(홈트레이닝)와 ‘요리’ 영상의 주목도가 컸다. ‘청담언니(chengdamunni)’의 소시지빵 만들기 영상은 조회수가 9800만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대세도 ‘집콕’이었다. 2020년 한국 유튜브에서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채널 2위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요리 레시피를 전하는 ‘백종원의 요리비책’, 8위는 마트 신제품을 리뷰하고 요리를 선보이는 채널 ‘승우아빠’가 차지했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알려주는 ‘Thankyou BUBU’는 10위에 올랐다.

▲ '백종원의 요리비책' 화면 갈무리.
▲ '백종원의 요리비책' 화면 갈무리.

두유노 블랙핑크? K팝 날개 달다

코로나19 국면에서 K팝 콘텐츠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 브이라이브와 제휴를 맺고 제작한 비대면 유료 콘서트 ‘Beyond LIVE’는 AR 등 기술을 접목한 비대면 콘서트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의 온라인콘서트에는 최대 동시 접속자가 75만6600여명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가 SM엔터테인먼트 그룹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카카오 역시 K팝 콘텐츠 수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도 K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 책임자는 지난 7월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25개 K-POP그룹의 해외 시청량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업로드 후 24시간 이상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 절반이 K팝 콘텐츠다. 기록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 유튜브 뮤직비디오는 영상 공개 첫날 조회수가 8630만회를 기록해 ‘24시간 내 유튜브 동영상 최다 조회수’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를 다룬 KBS 뉴스9 갈무리.
▲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를 다룬 KBS 뉴스9 갈무리.

구속 사례까지 나온 선 넘은 허위정보

온라인 공간에선 코로나19 음모론과 허위정보가 급증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정부 비판을 위한 코로나19 허위정보를 유포하기도 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악수를 했다는 허위정보를 유포한 ‘가로세로 연구소’ 진행자 강용석씨는 구속되기까지 했다.

정부와 인터넷 사업자의 대응도 이어졌다. 유튜브는 코로나19 관련 허위정보를 제재하고, 보건당국의 영상을 첫 화면에 배열했다. 페이스북 역시 코로나19 관련 정보 안내 페이지를 개설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0월까지 4475건의 코로나19 관련 사회혼란 야기 정보를 심의한 결과 196건에 대해 시정 요구했다. 방역 혼선을 초래하는 허위정보에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여권 정치인과 연관된 정보까지 과도하게 심의한다는 비판도 있다.

미디어 교육 ‘백신’ 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한 폐해는 교육적 차원의 대응으로도 이어졌다. 정부는 지난 8월27일 ‘코로나19 이후 시대 핵심과제’ 정책의 일환으로 ‘디지털 미디어 소통역량 강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범부처 차원에서 이뤄진 첫 미디어 교육 정책이다. 종합계획은 △온·오프라인 미디어교육 인프라 확대 △국민의 디지털 미디어 제작 역량 강화 △미디어 정보 판별 역량 강화 △배려·참여의 디지털 등으로 나뉜다.

이후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등 관계 부처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협의체’를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방통위는 미디어 리터러시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수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범부처 차원의 논의와 별개로 교육부가 교과 과정에 미디어 교육을 접목하려는 데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LG, 선수 헬멧 광고 문구 영어로 바꾼 이유는?

지난 7월 미국의 토크쇼 ‘코난쇼’에서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진행자 코난 오브라이언이 코미디언 앤디 릭터와 비대면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소재가 한국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 문제였다. 둘은 “두산 베어스”를 환호하며 유창하게 응원가를 부르기도 한다. 생소한 한국 프로야구(KBO)를 익숙한 듯 말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내용이다.

▲ SBS '비디오머그' 화면 갈무리.
▲ SBS '비디오머그' 화면 갈무리.

미국 메이저리그(MLB) 개막이 연기되면서 킬러 콘텐츠를 잃은 ESPN은 KBO와 계약을 맺고 한국 프로야구를 중계했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미국에선 금기시된 ‘빠던’(배트 던지기)이 ‘신기한 광경’처럼 여겨졌고, 경기장 내에 있는 피자 광고 모델인 김준현은 ‘피자 가이’로 불렸다.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선 지역의 약자와 이름이 같은 NC다이노스를 응원하기도 했다. ‘내수’ 스포츠가 해외 시청자를 확보하면서 LG전자는 LG트윈스 선수들의 헬멧과 모자에 부착하는 광고 문구를 ‘LG 올레드 TV’에서 ‘LG OLED TV’로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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