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급상승 검색어’와 ‘많이 본 뉴스’(랭킹뉴스)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첫 연구 논문이 나왔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0월22일 “특정 기사가 지나치게 주목받는 경향을 완화하고 다양한 기사를 추천하기 위해”‘많이 본 뉴스’ 서비스 노출을 중단했다.  

‘누가 이슈의 중요도를 결정하는가 : 의제설정 이론으로 본 네이버 인기 검색어와 많이 본 뉴스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이사)라는 제목의 카이스트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은 2018년 11월1일부터 2020년 8월31일까지 670일 분량의 네이버 인기 검색어 195만여 건, 6시간 이상 지속된 인기 검색어로 검색되는 기사 186만여 건, ‘많이 본 뉴스’ 14만4900여 건을 수집해 이를 교차 비교했다.

논문은 “하루에 네이버에 들어오는 기사가 6만여 건. 전체 트래픽은 3억 뷰. 이 가운데 뉴스 페이지뷰는 1억 뷰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많이 본 뉴스는 전체 기사의 0.35%를 차지하며 전체 뉴스 트래픽의 19%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이 본 뉴스’ 조회 수 평균은 10만7422뷰였다.

▲네이버.
▲네이버.

인기기사 가운데 인기 검색어와 관련된 기사(많이 본 뉴스가 6시간 이상 지속된 인기 검색어로 검색한 결과에 반영되는 경우)는 17%로 나타났는데, 네이버가 인공지능 편집을 도입한 2019년 4월 이후 인기 검색어와 인기기사가 중복되는 경우는 이전 시기보다 1.7배 이상 늘었고 기사 수 비중도 14.5%에서 20.8%로, 조회 수 비중은 19.6%에서 25.6%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논문은 “네이버 기사 배열 알고리즘이 어떤 형태로든 인기 검색어를 중요한 가중치로 반영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했다.

또 6시간 이상 지속된 인기 검색어와 이 검색어로 검색한 결과에 포함되는 ‘많이 본 뉴스’의 작성 시점을 비교한 결과 검색어 등장 시점이 기사 등록 시점보다 앞선 경우가 55.99%에 해당했다. 절반 넘는 기사가 인기 검색어 등장 이후 등록된 기사인 셈이다. 

‘많이 본 뉴스’ 언론사 순위도 시기에 따라 달라진 사실도 나타났다. 2014년 11월~2015년 4월 네이버 ‘많이 본 뉴스’는 연합뉴스(23.6%), 뉴스1(8.2%), 뉴시스(7.3%), SBS(4.9%), 머니투데이(4.6%) 순이었는데 2020년 1월~6월의 경우 중앙일보(14%), 조선일보(8.5%), 연합뉴스(6.9%), JTBC(6%), 한국경제(5.3%) 순이었다. 논문은 “네이버에서 많이 읽히는 뉴스가 어떤 기준에 의해 선택된 것인지 이용자들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누가 이슈의 중요도를 결정하는가 : 의제설정 이론으로 본 네이버 인기 검색어와 많이 본 뉴스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 논문의 일부.
▲‘누가 이슈의 중요도를 결정하는가 : 의제설정 이론으로 본 네이버 인기 검색어와 많이 본 뉴스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 논문의 일부.

네이버에서 종이신문 1면의 영향력을 짐작해볼 만한 지표도 등장했다. 10개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5477건 가운데 네이버 ‘많이 본 뉴스’에 포함된 경우는 792건으로, 전체의 14.46%로 나타났다. 1면 머리기사 7건 중 1건이 인기기사에 오르는 것. 논문은 “언론사가 선정한 이슈보다 불특정 다수 대중이 관심 갖는 이슈가 공공의제로 떠오르는 비율이 더 높다”고 해석했다. 

1면 머리기사와 ‘많이 본 뉴스’ 중복 비율이 높았던 신문사는 중앙일보(36.18%), 조선일보(26.67%), 경향신문(20.45%) 순이었다. 종합일간지 9곳(조간)의 1면 머리기사 5006건 가운데 61.85%는 새벽 0시~6시에 등록됐다. 

논문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언론의 의제설정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어떤 이슈를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그 이슈의 사회적 중요도를 높이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며 “뉴스의 패키지를 소비하기보다는 뉴스를 찾아다니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스의 브랜드가 해체되고 전통 미디어의 의제설정 기능이 약화되는 반면 주류 언론이 대중의 관심을 좇거나 대중의 관심이 의제를 형성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논문은 “검색이 주도하는 이슈는 대부분 가십거리거나 뒤늦게 대중 매체가 뛰어들어 이슈를 부풀리는 경우도 많다. 더 큰 문제는 언론이 대중의 관심을 좇아 트래픽 경쟁에 올라타면서 더 중요한 이슈가 가려지거나 지엽적이고 선정적인 이슈가 과장되고 뉴스 회피 현상을 가속화 할 가능성”이라고 우려했다. 

논문은 “언론의 의제설정 능력 복원과 건강한 공론장과 토론 문화 구축, 민주주의 확장을 위해서라도 포털 저널리즘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 커뮤니티 기반의 의제 파급 효과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알고리즘에 대한 감시와 비판, 플랫폼의 공정성과 다양성 확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