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사장이 1일 오전 MBC 창사 59주년 기념사를 통해 “올 들어 10월까지 영업손익을 따져보니 90억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0억 넘게 경영수지가 개선된 것”이라며 “획기적인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날 기념식은 MBC 창사일인 2일을 하루 앞두고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이뤄졌다. 기념식 현장에는 올해로 MBC를 떠나는 정년 퇴직자 50명도 함께였다. 

지난 3월 MBC 사장에 취임한 박 사장은 “지난해 9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로 걱정이 많았는데 코로나19까지 겹쳐 올해 적자가 1000억원이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며 “정확히 9개월이 지났다.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진 결과, 우리는 믿을 수 없는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고 격려했다.

박 사장은 시사저널과 시사IN 등 언론사가 발표한 신뢰도 조사에서 MBC 뉴스가 좋은 성적을 낸 것을 거론하며 “뉴스를 보면 시청률도 상승했지만 신뢰도와 영향력이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다”면서 “이번 주중에 MBC뉴스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00만을 돌파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었다”고 밝혔다.

▲ 박성제 MBC 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창사 59주년 기념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MBC 제공.
▲ 박성제 MBC 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창사 59주년 기념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MBC 제공.

박 사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BC 드라마 부문에 “드라마는 연출 시스템에서 기획 시스템 위주로 조직을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개편이 완료된다”며 “내년부터는 글로벌 OTT 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드라마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다시 등장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서 드라마를 포기하는 게 아니냐고들 하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여러 번 강조했지만 작품이 아닌 시스템에 투자하겠다.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욱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사장은 MBC 지역사와 관련해 “중부권인 MBC충북와 대전MBC의 힘을 모아서 행정수도 세종시에 새롭게 ‘세종MBC’를 구축하는 작업을 계획 중”이라며 “영남과 호남권은 권역별 광역화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이미 영호남 광역지자체들은 수도권 위주의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독자 생존을 위한 이른바 메가시티 구상을 협의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연합해 큰 시장을 만들고 있는 이때 공영방송 MBC가 오히려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투자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이미 사장 직속의 미래정책실이 국내 최고 실력의 벤처캐피털 펀드 3곳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략 투자를 시작했다”며 “간접 투자를 통해 시장을 공부하고 투자 노하우가 쌓이면 적정 시점엔 우리와 시너지가 날 만한 기업들을 발굴해 직접 지분에 투자하거나 필요할 경우 인수합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발로 뛰며 더 열심히 일하라는 취지에서 강남에 스마트 워크센터도 마련하기로 하고 이미 구매계약을 마쳤다”며 “사내벤처, 전략투자, 광고영업, 기획사 미팅, 연예인 섭외, 글로벌 사업. 사내 어떤 조직이든 상암에만 머물지 말고 강남을 휘젓고 다니라는 뜻이다. 공유오피스 형식으로 MBC 사원 누구나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준비해서 내년 초에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방송 제도 개혁을 위한 범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혁신위원회’(가칭)에 관해서도 “내년에 가칭 ‘미디어혁신위원회’라는 논의기구가 가동된다고 한다. 여기서 어떤 게임의 룰이 만들어지냐에 따라 MBC의 10년 후 20년 후가 결정될 수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공영방송 MBC 주인인 국민의 신뢰다. 국민들이 믿을 수 있고 무너지면 안 되는 미디어로 인정해줘야 MBC 미래를 향한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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