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의 민주정의당(민정당)을 뿌리로 이어져온 국민의힘이 전두환씨 1심 선고 이튿날인 1일 오전 회의에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1심 선고가 있던 지난달 30일 오후 늦게 대변인 명의로 형식적인 논평을 낸 게 전부다. 국민의힘의 뒤늦은 논평을 지적하는 언론도 있었지만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고 긍정 평가한 언론도 있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간 당시 군이 헬기 사격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향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5·18 관련 단체나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배준영 대변인의 구두논평에서 “오늘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재판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국민과 함께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광주시민들의 치유와 국민통합을 위해 계속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씨가 11월30일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씨가 11월30일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낮은 형량과 전씨의 만행 등을 지적하며 역사적으로 이번 판결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입장을 냈다. 또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비하면 국민의힘 입장은 소극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국민의힘 논평에 대해 머니투데이는 이날 “‘전두환 유죄’에 국민의힘 뒤늦게 ‘단2줄 논평’, 이러니…”란 기사에서 “국민의힘은 뒤늦게 배 대변인 명의의 구두논평을 냈지만 내용은 단 두 문장으로 간략했고 내용도 원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머니투데이는 “일각에서는 ‘호남 껴안기’에 집중하고 있는 최근 행보와도 맞지 않고 ‘국민통합을 위해 계속 정진해 나갈 것’이라는 공식 입장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한 야권인사가 “판결에조차 이렇게 미온적으로 대응해서 어떻게 호남 민심을 얻고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냐”고 한 발언을 전했다. 

반면 노컷뉴스는 “전두환 유죄에 野도 ‘광주 치유 함께할 것’…전향적 입장”이란 기사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가장 늦게 입장을 내놓았지만 ‘오늘 법원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재판의 역사적 의미를 엄중히 받아들인다’는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음날인 1일 오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씨 관련 언급을 한 의원은 없었다. 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정원법,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의 법제사법위원회 사보임 등에 대해 말했고,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이슈, 중소기업에 주52시간 적용 관련 문제에 대해 말했다. 

한편 이날 조선일보는 전씨에 대한 비판 대신 시민들이 전씨 차량에 계란을 던진 사진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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