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간단한 경제 상식코너다. 매출, 수익, 이익, 영업이익, 순이익, 소득 등의 용어를 정확히 구분해보자. 며칠 전 한 경제지는 수익이 두 배가 된 백판지 업계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소제목은 “매출은 그대로인데 영업이익이 쑥”이라고 했다. 메인 제목과 소제목이 서로 모순된다. 수익은 두 배가 됐는데 매출이 그대로일 수는 없다. 수익과 매출은 같은 단어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수익성’이 두 배라는 제목을 달려다가 오타가 생긴 것 같다. 

▲ 메인제목과 소제목이 모순된 기사
▲ 메인제목과 소제목이 모순된 기사
▲ 같은 말을 두번 사용한 기사
▲ 같은 말을 두번 사용한 기사

그런데 문제는 그런 오타가 언론에서 참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매출과 수익의 동반성장’이라는 단어는 중언부언이다. 마치 ‘전설의 레전드’와 같은 표현일 뿐이다.

매출=수익

매출과 수익은 같은 말이다. 판매한 전체 금액을 이르는 말이다.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개념이니 매출은 늘어도 비용이 더 증가하면 이익은 감소할 수 있다. 매출은 CEO 성과로 평가되곤 한다. 무엇을 만들어 팔지 정하는 것은 CEO이기 때문이다. 이익이란 말은 매출액에서 비용을 차감한 개념이다. 그러나 어떤 비용을 차감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이익이 존재한다. 여기서는 가장 중요한 4가지 이익을 말하고자 한다.

매출총이익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이익이 매출총이익이다. 매출총이익은 일반적인 제조업이나 상기업에서는 부가가치와 같은 말이다.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기술력이 좋은 회사는 매출액이 같아도 높은 매출총이익이 달성 가능하다. 당장 순이익이 적어도 높은 매출총이익을 얻는 회사는 미래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영업이익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를 차감한 이익이 영업이익이다. 판관비의 가장 중요한 것은 인건비다. 부가가치(매출총이익)로 임금 비용 등을 지불하고 남은 이익을 뜻한다. 그래서 영업이익이 0원인 회사도 존재가치가 있다. 고용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COO(최고운영책임자) 성향에 따라 매출총이익이 같은 회사라도 판관비를 줄여 높은 영업이익을 얻을 수 있다. COO라는 다소 생소한 직책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이재용이 COO로 취임하면서부터다. COO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를 보고 ‘관리의 삼성’이라는 별명이 허명이 아님을 느꼈다.

▲ 사진=pixabay
▲ 사진=pixabay

법인세차감전순이익

영업이익에서 영업외 비용을 빼고 영업외 수익을 더한 개념이다. 쉽게 말해 금융비용과 금융수익을 합산한 이익이다. CFO(최고재무책임자) 능력에 따라 영업이익이 같아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커질 수 있다.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래 돈이 많은 기업이라면 금융수익이 많고, 차입금이 많은 기업이라면 금융비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당기순이익=순이익

법인세차감전순이익에서 법인세를 내면 당기순이익이 된다. 이 당기순이익이 진짜 순이익이다. 회사는 순이익을 배당 또는 사내유보를 할 수 있다.

소득

소득은 경제적 개념이라기보다는 특정 목적에 따라 정의하는 수입금액을 뜻한다. 세법이나 복지 관련 법제도 또는 통계적 목적에 따라 소득금액을 달리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같다고 같은 법인세를 내는 것은 아니다. 세법의 정책 목적에 따라 특정 이익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고, 특정 비용은 인정해주지 않는다(세무조정). 즉, 법인세법상 법인 소득을 정의하거나 통계목적에 따라 소득을 정의할 수 있다. 

언론이 용어와 개념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어감에 따라 기사를 작성하면 독자들에 혼란을 준다. 모든 기자가 전문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데스킹이 필요하다. 기사는 괜찮은데 데스크가 다는 제목이 오류가 나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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