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영화 찍던 제작사들, 드라마로 오더니…
영화 찍던 제작사들, 드라마로 오더니…
한빛센터·영화노조 “‘지금 우리 학교는’ ‘다크홀’ 제작사들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노동권 보장하라”

내년 방영 예정인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과 ‘다크홀’을 만드는 제작사들이 스태프들과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최대 20시간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빛미디어노동센터(한빛센터)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영화노조)가 지난 27일 발표한 공동성명 “드라마 만들 때는 노동자 막 대해도 괜찮다? ‘지금 우리 학교는’ ‘다크홀’ 제작사들은 표준근로계약서 작성하고 노동권 보장하라!”를 보면 내년에 넷플릭스에서 공개할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제작사는 JTBC스튜디오와 필름몬스터, 내년 OCN에서 방송 예정인 드라마 ‘다크홀’의 제작사는 영화사 우상과 키위미디어그룹이다. 

JTBC스튜디오는 이번에 중앙그룹 인사·조직개편으로 손석희 JTBC대표이사가 총괄사장을 맡게 될 곳이며, 필름몬스터는 중앙그룹 계열사인 제이콘텐트리가 지난해 인수한 회사다. 영화사 우상은 OCN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화 ‘돌연변이’ 등을 만든 제작사이며, 키위미디어그룹은 작곡가 김형석, 뮤지컬감독 박칼린, 영화 PD 장원석 등이 경영진으로 있는 곳으로 주요작품으로 영화 ‘범죄도시’ ‘악인전’ 등이 있다. 

한빛센터와 영화노조는 성명에서 “해당 제작사들은 원래 영화를 전문적으로 찍어왔던 곳”이라며 “‘무늬만 프리랜서’가 난무하는 방송노동의 상황과 달리, 영화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을 개정해 노동조건이 상대적으로 나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노동자들은 이에 따하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노동시간을 구체적으로 계약서에 명시하게 됐다. 또한 임금체불이나 계약서 작성하지 않은 제작사를 배제할 수 있는 조항이 있어 영화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 

▲ 네이버 인기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 한장면. 좀비물인 이 작품은 내년에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져 방영할 예정이다.
▲ 네이버 인기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 한장면. 좀비물인 이 작품은 내년에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져 방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두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들은 ‘드라마 제작현장은 영화 제작현장이 아니’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노동조건을 악화한 것이다. 이들단체는 “이들 제작사를 비롯 몇몇 영화제작사들은 방송 드라마나 OTT콘텐츠의 제작 상황이 영화보다 훨씬 열악한 점을 악용해 영화 제작현장에서는 점차 정착 중인 표준근로계약서 작성은 물론 적정한 근로조건 마련을 위한 노력이나 안전한 촬영현장을 만들기 위한 의무도 모두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다크홀’의 경우에는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를 낼 수 있는 대형 차량 액션 장면을 촬영하면서 구급차를 한 대도 부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한빛센터 제보 결과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한빛센터는 ‘미디어신문고’를 통해 드라마 제작현장의 노동권 침해 사례를 제보받고 있다. 

지난 2005년 만든 영화노조는 열악한 영화제작 현실을 바꾸기 위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소위 ‘블랙리스트’로 찍혀 현장에서 배제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노사정협의기구를 마련하고 영화 제작현장의 어려움을 공론화해 2015년 영비법 개정 등 성과를 얻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TV드라마와 영화, OTT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노동권이 지켜지지 않는 드라마 현장에 영화 제작사들이 뛰어든 것이다. 

이들단체는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영화 영역에서 발생한 노동조건 향상 변화를 TV드라마나 OTT 등 다른 영상 콘텐츠 영역과 문화 콘텐츠 영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두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를 향해 “‘무늬만 프리랜서’를 강요하는 움직임을 당장 철회하고, 즉각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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