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다시 ‘막말정치’를 시작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향해 “고삐풀린 미친말 한 마리”, “광인” 등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주 원내대표는 며칠 전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권력형 비리의 쓰레기 하차장, 종말처리장”이라고 해 여당이 이를 비판한 적 있다. 21대 총선에서 막말 정치인을 퇴출하겠다고 나선지 채 1년이 되지 않아서 다시 ‘막말정치’를 시작한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고삐풀린 미친말 한 마리가 밭을 돌아다니면 한해 농사를 망친다”며 “추 장관의 난폭화극이 법치주의와 법무제도를 온통 망가뜨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를 정지하고 징계를 요청한 것에 대한 비난성 발언이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이 광인전략을 구사한다고 봤는데 광인전략인지 광인인지 헷갈릴 지경”이라며 이날 오전 중 윤 총장 직무정지 명령 등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국민의힘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막말은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전파하는 모양새다. 

그러자 이날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추미애표 윤석열 죽이기 막장드라마에 온 나라가 몸살”이라며 추 장관을 비난했다. 

앞서 지난 22일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를 “권력형 비리의 쓰레기 하치장, 종말 처리장”에 빗대며 “괴물 공수처가 출범하면 공무원 누구나 대통령과 권력이 지시하는 범죄행위에 거리낌없이 가담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다음날인 지난 23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수처를 “헌법에도 없는 ‘괴물 기관’ 같은 것”이라며 “공수처를 출범시켜 추미애 공수처장을 앉히고 정권비리를 막겠다는 심보”라고 썼다. 

여당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막말이라고 보고 비판했다. 

지난 23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 원내대표의 ‘쓰레기 하치장’ 발언에 대해 “어젠 공수처에대해 야당 지도자가 상식 어긋나는 막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박성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지난 24일 논평에서 조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가히 심각한 인식장애와 막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 원내대표의 ‘쓰레기 하치장’ 발언에 이어 점임가경”이라고 했다. 상대를 비판하면서 이를 ‘인식장애’로 표현한 것 역시 부적절한 표현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막말을 지적한 민주당도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워졌다.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막말이 오갔다. 이날 야당은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윤 총장 출석을 저지했다고 항의했다.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을 사보임 해줬으면 한다”며 “(김 의원을) 보좌하는 직원들에게도 제대로 보필하라고 하고 싶다. 미국에는 입법보좌관 자격시험 제도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걸 도입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여당 소속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 사진=민중의소리
▲ 여당 소속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 사진=민중의소리

 

동아일보 출신 조수진 의원을 향해선 “그 양반이 찌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오는 것 같아 유감이다”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왜 느닷없이 자신의 싸움판에 보좌진 자격을 들먹이며 총질을 해대는지 기가 찰 노릇”이라며 윤 위원장에게 사과를 촉구하고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한 조 의원을 향해 ‘찌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온다’고 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동아일보 출신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윤영찬 의원이 ‘찌라시’ 출신인지, 신문 매체 자체가 ‘찌라시’라는 것인지 윤 위원장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지난 2월 공천과정에서 ‘혐오 발언이나 품위 손상 행동을 할 경우 세비를 전액 반납하겠다’고 발표했고 실제 막말 파문을 일으킨 정치인들을 대거 탈락시키며 이미지 쇄신을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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