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조치를 단행하며 밝힌 윤 총장 비위 가운데 하나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이다.

법무부가 밝힌 내용은 2018년 말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중 서울 종로구 소재 주점에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만났고, 이 만남은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교류로써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 발표에 의문이 뒤따르는 이유는 법무부가 밝힌 홍 회장 관계 사건이 당초 알려졌던 삼성 바이오로직스 회계 조작 건이 아닌, 변희재씨 사건이라서다. “JTBC의 실질 사주 홍석현이 지시해 보도한 국정농단 관련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가 JTBC로부터 피소된 극우논객 변희재씨가 재판 중이었는데 윤 총장이 ‘사건 관계자’인 홍 회장을 만나 문제라는 것.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5일 SBS 라디오 ‘이철희의 정치쇼’에 출연해 “원래는 (윤 총장과 홍 회장 만남이) 삼성 바이오로직스, 그와 관련된 것 아니냐, 이랬는데 어제 나온 내용을 보면, 변희재씨가 JTBC 태블릿 PC 특종이 조작됐다고 했다가 JTBC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했고, 그 수사가 끝나고 재판이 진행 중인 과정이었다. 이 와중에 홍석현과 윤석열 만남이 부적절하다고 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법무부 논리는) 홍석현이 윤석열을 만나서 변희재를 음해했다는 것인데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 추미애 법무부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뉴스타파는 삼성바이로직스 회계 조작 사건의 검찰 고발이 이루어진 날 두 사람이 만났다면서 “민감한 시기에 범 삼성가의 원로격인 홍석현 회장과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만나 폭탄주를 마셨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달리 법무부는 변씨 재판이 진행 중인 과정에 홍 회장과 윤 총장 만남이 이뤄져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봤다.

그러나 JTBC는 24일 보도에서 “국과수가 2017년에 ‘태블릿PC에 조작과 수정은 없었다’고 최순실 태블릿 PC조작설에 쐐기를 박은 바 있다. 2017년 국정감사, 그리고 이어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판결문에서도 이런 조작설은 허위로 밝혀진 주장”이라며 “이게 모두 2018년 11월 전에 벌어진 일이다. 시점상으로 볼 때 조작설 관련 수사나 기소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있을 수 없었다는 결론”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이 언급한 시점은 변씨 사건은 이미 검찰 손을 떠나 재판부의 결정이 굳어지던 때”라는 것으로 법무부 발표 내용이 맞지 않다는 반박이다.

대검도 두 사람 만남에 “당시 자리에 많은 사람이 있었고, 짧은 대화만이 있었을 뿐 사건 관련 대화는 전혀 없었다”며 “만난 뒤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했기 때문에 검사윤리강령 위반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언론사주는 (삼성) 대주주일 뿐 특수관계인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JTBC 태블릿 관련 명예훼손) 사건은 만났을 때 이미 기소가 이뤄진 이후였다”고 반박했다.

임찬종 SBS 기자는 페이스북에 법무부가 변씨 사건을 두 사람 회동과 연결 지은 것에 대해 “(법무부 발표 내용은) 홍석현이 당시 서울중앙지검이 명예훼손 혐의로 (변씨를) 기소한 사건의 ‘피해자’였는데, 형사 사건의 피해자를 서울중앙지검장이 접촉했기 때문에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것”이라며 “기소된 형사사건 피해자를 검사가 접촉한 후 이에 대해 상급자에게 신고한 사안에 대해 윤리강령 위반이라고 보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변씨는 25일 유튜브 ‘미디어워치TV’에서 뉴스타파의 두 사람 회동 보도를 가리켜 “원래는 (추미애 장관이 윤 총장을) 삼성하고 엮으려고 들어갔다”며 “말이 안 되는 얘기다. 홍석현은 삼성과 사이가 안 좋다. 삼성에서 홍석현 죽인다고 벼르고 있는데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변씨는 “추미애 수준에서는 윤석열을 잡을 카드가 태블릿 PC 밖에 없는 것”이라며 “윤석열 징계안에 첫 번째로 태블릿PC가 들어간 이유는 그것 제외하고 나머지 사유는 말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영상 콘텐츠 제목은 “윤석열은 홍석현에 폭탄주 얻어먹고, (변희재에게) 징역 5년 구형 때렸다”였다.

한편, 윤 총장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회동 의혹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25일 통화에서 “홍 회장을 만난 것도 부적절하지만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의 회동은 더 부적절하다”며 “추가 감찰 및 사실확인을 통해 이 사실도 밝혀질 것으로 예상한다. 조선일보 관련 사건은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고, 기소가 이뤄지지 않는다. 윤 총장이 이에 대한 직무유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론보도] 각 <윤석열 직무배제 사유 “홍석현 만남”에 중앙일보 보도는?>, <홍석현 회동에 윤석열 징계, 변희재가 왜 거기서 나와> 관련

본보는 2020년 11월25일과 26일 각 위와 같은 제목의 보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만남 후에 본인에게 이례적으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이 구형된 것에 비추어 위 만남이 문제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태블릿 조작 여부에 관한 재판은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므로, ‘태블릿 조작 주장은 이미 허위로 판명 났다’거나 ‘국과수도 태블릿 조작이 없다고 밝혔다’는 JTBC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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