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J)의 프리랜서 PD가 “사실상 해고”를 당했다고 밝힌 가운데, KBS 측은 “표준 계약서를 사용했고 계약 위배는 아니다. 그럼에도 계약상 의무를 넘어 제작 스태프들이 개편 프로그램이나 타 프로그램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23일 KBS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의 개폐 또는 개편을 위한 일시 종영은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청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시로 발생하며, 대내외 여건에 따라 그 결정이 급작스럽게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KBS는 프로그램 제작 시 정부가 마련한 ‘방송영상프로그램 제작스태프 표준업무위탁계약서’에 따라 프리랜서 제작 스태프와 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다. J도 마찬가지”라며 “이 같은 계약에 위배되지는 않지만, 개편 논의 과정에서 스태프들이 의사 결정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KBS.
▲23일 저널리즘 토크쇼 J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프리랜서 PD의 글.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23일 저널리즘 토크쇼 J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프리랜서 PD의 글.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KBS 측은 “인사와 연말 편성 등 여러 제약으로 인해 개편 결정을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KBS는 J의 개편 방침이 결정되자마자 스태프들에게 개편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여러 여건상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주지 못 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나아가, 프로그램 재개 시 기존 스태프 상당수와 다시 일하겠다는 방침과 스태프가 KBS내 다른 프로그램에서 일하기를 원할 경우 이를 알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J에 대한 스태프들의 열정과 기여를 감안해, 계약상 의무를 넘어,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선제적으로 다짐한 것”이라며 “이같은 계약 내용과 전후 맥락에도 불구하고, KBS가 J 스태프에 대해 불법적이고 부당한 해고(계약 해지)를 한 것처럼 일방적이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은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KBS 측은 “오늘날 J가 주목받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데는 많은 제작 스태프들의 열정과 헌신이 큰 몫을 했음을 잘 알고 있다”며 “해당 게시 글도 대부분이 계약 종료가 왜 부당한지를 다투는 근거보다는 제작진의 노고가 담긴 프로그램이 갑작스럽게 폐지의 기로에 섰다는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전했다.

이어 “KBS는 J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좋은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편 작업을 서둘러 추진하겠다”며 “나아가, J의 제작 스태프들이 개편 프로그램이나 KBS내 다른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열정과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J의 한 프리랜서 PD는 같은날 J 페이스북을 통해 “KBS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계약 종료(사실상 해고 통보)에 대해 알리겠다”며 “저를 포함한 20여 명의 계약직 노동자들은 한달 후면 모두 일자리를 잃는다”고 전했다.

이어 “부당한 계약 종료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제가 일했던 곳이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국 KBS였기 때문”이라며 “노동자 정신의 근간인 전태일 열사 이야기를 방송으로 만들며, 그 방송을 만드는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하는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